[ tV ] in KIDS 글 쓴 이(By): mariah (<')333><) 날 짜 (Date): 2002년 4월 10일 수요일 오후 11시 32분 13초 제 목(Title): [대본] 명랑소녀 성공기 (2) 제 2 부 나희 정원 무거운 걸음으로 현관으로 가는 양순. 비닐봉지를 한쪽에 치워놓고 심호흡하고 마음을 가다듬는다. 이때 현관문이 열리고 기태, 커다란 플라스틱 물통 들고 나온다. 양순 (놀라서 본다) 기태 (주저함 없이 물통을 들고 양순에게로 돌진한다) 양순 (설마하는 얼굴로 굳어지는데) 기태 (양순의 온몸에 물을 끼얹는다) 양순 (씩씩거리며 기태를 노려본다) 기태 (비웃듯이 노려본다) 서로 노려보는 기태 양순. 기태 (물통을 바닥에 탁 내려놓는다) (큰소리치지않고 느긋하게) 이거 제자리 갖다 놔. (집안으로 들어간다) 양순 (분하고 억울하지만 참을 수밖에 없다) 나희 거실 소파에 앉아있는 정임. 양순, 물이 뚝뚝 떨어지는 몰골로 정임 앞에 선다. 정임 (양순을 찬찬히 본 다음) 기태가 물 끼얹었니? 양순 ....아녀유. 방금 실수로 물통을 엎었구만유.(애써 웃는다) 안성댁, 안되었다는 듯 양순에게 수건 가져다 준다. 양순 (웃으며 꾸뻑 절하고) 감사해유. 정임 (별난 아이구나하는 표정. 하지만 엄하게) 일단 앉아라! 양순 (물기 닦으며 정임 옆에 앉는) 정임 오늘 일은 없었던 일로 하겠다. (용서해주겠다는) 하지만 앞으론 잘해야된다. 양순 야! 지도 이왕 일하러 온거 개갈안난다 소리는 듣고 싶지 않구만유. 정임 개갈...안나는게 뭐니? 양순 긍께... 허는 일이 시원찮다구유. 지가 시원찮다는 말은 안듣겠다는 말씀이구만유. 정임 (말 자르듯) 그리고 서로 오해야 있었겠지만 나가서 기태한테 사과해라. 양순 야....? 정임 왜? 사과하기 싫으니? 양순 아니구만유. 아짐니. 지도 한가지 요구사항이 있구만유. 정임 요구사항? 양순 지가 시방 고3인디 핵교를 마저 댕겼으면 하네유. 정임 (놀라서) 학교를 다니겠다고? 양순 절대 핵교 땀시 가정부 일에 지장주는 일은 없게 하겠구만유. 밤잠을 안자고서라도 맡은 일은 다 할거구유. 아짐니 부탁드릴게유. 고등핵교는 꼭 좀 마치게 해주셔유. 나희 정원 나희 학교를 가겠다구? 미쳤구만? 학교? 걔 정말 어떻게 된 애 아니야 ? 걔 당장 내보내 엄마. 식사 테이블에 앉아있는 정임 기태 나희. 정임 학교 빼먹는 날이 가는 날보다 더 많은 너 보다는 기특하지않니? 나희 (버럭) 엄마! 정임 (매우 엄하게)얘가 어디서 큰소리를 내고 있어? 나희 (찔끔해서) 그런 애하고 나를 비교하니까 그렇지. 아예 기태 오빠네 새끼 가정부 없으면 안돼? 차라리 내가 오빠네 집에 들어가서 살면 안돼? 정임 (말없이 나희의 뒤통수를 매우 세게 빡 친다) 나희 (뒤통수 얻어맞은 그대로 더 이상 반항못한다) 정임 말 조심해. 못하는 말이 없어. 기태 (두 모녀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지는 관심없이) 드시죠. 정임 그래 먹자. (나희에게) 먹어. 안성댁 양순, 음식 들고 와서 식탁에 놓는다. 양순 저그...아자씨. 아까는 물 뿌려서 안됐어유. 넘 맘쓰지 마셔유. 나희 너 지금 그게 사과하는 태도니? 안됐다니? 마음쓰지 말라니? 우리 기태오빠가 오히려 뭘 잘못했다는거니? 니가 잘했다는거야? 말해봐. 양순 지 말이 뭐 잘못 된남유? 지가 살던 동네선 다들 그렇게 말하는디유. 정임 됐다. 데려가서 일좀 가르쳐요. 그리고 나희 입던 교복 양순이 찾아줘요. 안성댁 예. 사모님. (양순을 데리고 간다) 기태 (양순에게 뭔가 벼르는 듯 빙긋 웃는다) 나희 내걸 왜 쟤죠? 엄마 진짜 쟤 우리집에 있게 할거야? 정임 (나희 말 무시하는) 기태야. 승진 축하한다. 나희 대문 앞 작은삽을 들고 집안으로 들어가려는 석구. 밖으로 나오는 양순과 마주친다. 양순, 가볍게 인사하고 가려는데 석구 저기요. 그 물고기 말이예요. 죽은 물고기. 양순 야. 지도 시방 걔네들 담은 비닐봉지를 찾다가 못찾고 가는 길이구만요. 마당에 있을텐디 워디 갔나 몰라유. 석구 그 물고기들... 저기 공원 나무 밑에 묻고 오는 길이예요. 안성댁 아줌마가 쓰레기통에 버린다고 해서 말이에요. 양순 (활짝 웃으며)야... 참말로 고맙구만요. (꾸벅 인사하고) 참말로 고마워유. 석구 아, 아니예요. 나 이 집 운전기사예요. 송석구라고 해요. 양순 야. 지는 이 집 가정부구만유. 차양순이라고 해유. 앞으로 잘 부탁드리는구만유. 그리구 다음부터는 말씀 낮추세유. 지는 고3이구만유. 바빠서 이만 가봐야겠네유. (인사하고 간다) 석구 (씨익 웃으며 집안으로 들어간다) 나희 거실 테이블 위에 서류함 2개를 내놓는 정임. 정임 양쪽으로 앉아있는 기태 나희. 기태 (서류함이 무엇인지 알고 정색한다) 정임 나희 아버지 살아계실 때, 그 양반한테서 이것에 대해서 얘기는 들었었지? 기태 예. 나희 돌아가신 아빠가 무슨 얘기를 하셨는데? 이게 뭔데 엄마? 정임 나희 너도 이제 대학 졸업반이니 알고있는게 좋겠다. 우리회사는 20년전에 개발한 '황후' 스킨 로션 크림 3종세트가 전체 매출액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나희 그정도는 다 알지 엄마. 솔직히 우리회사, '황후'세트 하나로 버티는거잖아. 정임 '황후'은 우리회사를 지탱하는 중요한 화장품이야. 나희 황후 세트랑 이거랑 무슨 상관인데? (서류함 뚜껑을 열어보려는데) 정임 (나희의 손을 툭 쳐서 제지한다.) 황후를 만드는 비법이 기록된 제조법이야. 우리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기밀이다. 나희 어머 이게 그 말로만 듣던 그거야? 어머나.... 근데 왜 두 권이야? 우리 아빠랑 기태오빠네 아버지랑 공동개발한거니까 두권이구나? 정임 '황후'은 한방 천연재료를 원료로 쓰기 때문에 원료를 만드는 것부터가 까다롭다. 원료 만들기가 전반기 공정이다. 그리고 그 원료를 어떻게 배합하며 어떤 특수물질을 첨가하는냐에 따라 완제품이 결정되기 때문에 그것 또한 까다롭다. 그것이 후반기 공정이다. (서류함 하나를)이게 후반기 공정. 이게 전반기 공정을 기록한 제조법이다. 후반기 공정 제조법은 원래 기태 네 아버지의 소유였으니까 이제 기태 네가 받아라. 회사에서 중책을 맡게 되는 날 너에게 돌려주려고 했었다. 그날이 오늘이구나. 기태 (입을 꾹 다문다) 정임 당연히 알겠지만, 이 제조법은 절대 아무에게도 보여서는 안된다. 기태 알고 있어요. 정임 이제부터 후반기 공정은 기태 네가 책임을 져라. 기태 예. 걱정마세요. 기태 거실 어항에 가득 차게 물을 채운다. 작은물고기 9마리를 풀어놓는 양순. 어항속에서 물고기들이 노는 것을 보는 양순. 무릎을 낮추고 어항에 얼굴을 바짝 대고 보는 양순. 어항을 통해서 보이는 양순의 얼굴이 갑자기 굳어진다. 어항 반대편에 바짝 얼굴을 들이대고 양순을 보는 기태. 어항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는 모습이다. 양순 (깜짝 놀라서 일어선다) 기태 너 여기서 뭐하냐? 양순 (애써 밝게)청소 뒷정리혔구요, 어항에 물고기 집어넣었구만유. 기태 (삐딱하게 노려본다) 양순 집안에 살아있는거 있으면 좋잖아유. 꽃화분도 하나 없고, 어항에는 잡동사니만 들어있어서 월매나 삭막헌지, 물고기 사다가 넣었구만유. 그렇게 비싼거는 아녀요. 이게 3천원어치유. 우리동네 냇가에서 잡으면 꽁짜지만서도... 기태 누가 너한테 이런거 하라고 그랬냐? 양순 지가 마땅히 할 일이구만유. 기태 니가 뭔데? 양순 가정부잖어유? 기태 너같이 싸가지없는 가정부 봤냐? 너같으면, 너같이 싸가지없는 가정부 쓰겠냐? 양순 ...어쨌거나 아까전에 미안하다고 사과는 했잖어유. 싸가지로 치면 아자씨도 나한테 물 뿌렸응께 아자씨도 사과했어야쥬. 기태 싸가지? 가! 인제 여기 오지마. 가. (방쪽으로 돌아서는데) 양순 (절박하게) 안돼유. 기태 (황당해서 다시 돌아서며) 뭐가 안돼? 내가 가라면 가는거지. 양순 (진지하게) 지는 여기서 일해서 돈 벌어야 돼유. 뭐든 열심히 할거구 최선을 다할거구만유. 기태 (빤히 쳐다보다가) 가라구. 너 나 나쁜놈이라고 생각하잖아. 양순 (그렇기 때문에 아무말 못한다) 기태 나쁜놈한테 어떻게 밥을 차려주고, 나쁜놈한테 어떻게 옷을 다려주고, 나쁜놈 집을 어떻게 깨끗하게 청소하냐구. 양순 맞아유. 지는 아자씨 절대 좋게 안봐유. 기태 그래 알어. 나가면 돼잖아. 가. 양순 아까 아자씨한테 잘못했다고 사과는 했지만 지 원래 마음에서는 아니었구만유. 사과할 일이 하나도 없구만유. 그렇지만 치직(취직)은 치직이라고 생각혀유. 일만은 건성건성으로 안하고 매사 최선을 다할거여유. 한번 믿어주셔유. 기태 원래 마음은 안그렇지만 취직 때문에 잘못했다고 사과도 한다 이말이지? 양순 잘잘못 가리는것보다 화해하는게 우선일 때도 있다고 생각혀유. 기태 나하고 화해하고 싶냐? 양순 야. 기태 그럼 무릎 꿇어. 양순 (놀라서) 야? 기태 무릎 꿇어. 화해해주께. 양순 (수치심에)..... 기태 (그거는 못하지?하고 비웃는) 양순 (차마 못하겠다) 기태 가. (다시 방으로 들어가는데) 양순 (무릎을 꿇는다) 기태 (바닥에 쿵하는 소리에 돌아본다) 양순 (무릎 꿇고 외면하고 있다) 기태 (의외인 표정) 양순 이제 일할 수 있는 거지유? 기태 .... 양순 .... 기태 아마 얼마 안가서 니 입에서 그만두겠단 말 나올거다. (문을 쾅 닫고 방으로 들어간다) 양순 (일어난다) (분하고 억울하다) 기태 주방 싱크대에 수북히 쌓인 설거지들. 양순, 설거지를 하고 있다. 양순 (분하고 억울해서 입을 꾹다물고 접시를 닦는다) (접시 닦기를 멈추고 복받쳐서) 참말로, 참말로 나쁜 사람이여. (그대로 있으면 눈물이 흐를 것 같아서 다시 바쁘게 설거지를 한다) 동네 공중전화(밤) 양순 (애써 밝게) 미안혀. 내가 서울 간다고 하면 할무니가 가게 냅둬 간디. 괜찮아유~ 다 좋당께. 사장님도 너무 잘해주시고, 먹고 자고 핵교도 보내준다고 했는디. 그려. 아주 좋은 사람이라니께. 할무니. 혹시 나헌테 연락하고 잡프면 우체부 아자씨한테 전보 쳐달라고 혀. 싸게 이장님 바꿔줘. 여기 서울 주소 불러줄텡께. (기다리며 울적한 표정이 된다) (다시 애써 밝게) 야 이장님. 지 양순이유. 나희 대문 앞(밤) 대문 턱에 동그마니 앉아있는 양순. 울적해서 하늘을 본다. 회사 복도(밤) 방범벨이 울리고 있다. 뛰어오는 경비원 4명. 기태 사무실(밤) 방범벨이 울리고 있다. 불이 꺼진 실내. 극도로 당황해서 허둥거리고 있는 준태. 준태의 손에 소형카메라(몰래카메라용) 들여있다. 회사 복도(밤) 방범벨 울리고 있다. 뛰어오는 경비원들. 경비원들 가스총등 무기 들었다. 사업본부장실 앞에서 멈추는 경비원들. 경비원들 서로 눈짓으로 신호하고 막 본부장실로 들이닥치려는 순간. 오전무 (급히 뛰어오며) 잠깐! 아 잠깐만 기다려. 경비원들 멈추고 오전무를 확인하고 경례한다. 오전무 아 내 실수야. 내가 방금 사업본부장실에 들어갔었어. 잠깐 볼 서류가 있어서 말이야. 경비들 (안심한다) 경비1 (무전기로) 통제실. 방범벨 해제시켜. 전무님께서 출입하셨다. 오전무 (웃으며)들어갔다가 갑자기 벨이 울려서 깜짝놀랐어. 사업본부장실에 방범장치가 되어있는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경비1 사장님 지시로 오늘 오후에 설치했습니다. 기태사무실 안에서 듣고있는 준태. 준태, 맥이 탁 풀린다. 오전무 방범장치를 어떻게 해제시키는지 몰라서 사람 부르러 갔다가 벨 소리 듣고 누가 오겠다 싶어서 다시 돌아오는 길이야. 경비1 퇴근하신줄 알았는데 아직 회사에 계셨었네요 전무님. 오전무 그러고보니까 오늘은 좀 들락날락 한 편이었네. 이거 미안하구만. 자 가지. (사무실 안쪽을 신경쓰며 경비들을 데리고 간다) 기태 사무실(밤) 준태, 이마에 맺힌 땀을 닦는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작업을 계속한다. 고급형 금고에 초점을 맞춰서 소형카메라의 위치를 잡는다. 회사 주차장(밤) 준태, 주위를 살피며 걸어온다. 긴장해서 허둥거리며 차문을 연다. 탁 하고 닫히는 차문 소리에 깜짝 놀라서 보는 준태. 본인의 차에서 내리는 오전무. 준태 아버지... 오전무 바보같은 놈. 준태 기태형 사무실에 방범장치를 설치한줄은 몰랐어요. 회사에는 어떻게.... 오전무 문사장이 '황후' 제조법 두권 중에 한권을 오늘 기태한테 넘길거라는 말을 나한테서 듣고 집에서 정신없이 나가는걸 보고 회사로 쫓아왔다. 네가 하는 일은 늘 불안해. 준태 ...'황후' 제조법 둘 중에 하나는 곧 알게 될거예요. 오전무 한심한녀석... 겨우 좀도둑질이냐? 기태한테 지금보다 더 신임을 얻어야해. 완전히 널 믿게 만들란 말이야. 준태 .... 오전무 이번 스프링 메이크업 쇼, 기태가 맡아서 성공시키게 만들어. 준태 그건 주수봉 팀장이 이미 진행중인 행사예요. 오전무 기태한테 작은 성공을 주란말이야. 니 덕분에 성공해야 완전히 널 믿어. 기태한테 간이라도 빼줄 것 같이 굴란말이야. 준태 (어금니를 꽉 문다) 양순의 꿈 몽따쥬 뽀얀 흙먼지를 날리며 백마가 달려온다. 말에서 내려 다급하게 뛰는 왕자. 왕자 양순아 도와줘. 왕자, 양순을 향해 손을 내민다. 양순, 왕자의 손을 잡고 뛴다. 양순의 발에 나가떨어지는 나쁜 무리들. 양순 왕자님은 양순이가 지켜드릴거구만유. 안성댁 방(어두운 새벽) 자고 있는 양순 안성댁. 안성댁의 얼굴에 양순의 발이 와있다. 작게 발길질하는 양순.(꿈에서의 2단 옆차기) 안성댁 (얼굴 맞고 벌떡 일어난다) 아야... 아이 정말 얘랑 같이 못자겠네. (흔들어 깨운다) 야. 야. 똑바로 누워 좀. 양순아. 양순 (벌떡 일어난다) 야? 지금 몇시래유? 학교 가야는디. 기태 방(아침) 창문으로 새벽빛이 들어온다. 하얀 시트가 깔린 대형 침대에서 자고있는 기태. 뭔가 똑딱똑딱거리는 소음이 똑딱똑딱 점점 커지면서 기태 눈을 뜬다. 기태 (벌떡 일어나며 짜증스럽게) 뭐야 이거.... 기태 주방(아침) 교복을 입은 양순, 도마 위에 양파를 주방칼로 뚝딱뚝딱 시끄럽게 다지고 있다. 샌드위치 만들고 있다. 양순 음마...메워라. 기태 (주방으로 들어와서 보고 화가 치민다) (빽 소리지른다) 야! 양순 (느긋하게 돌아보며) 깜짝 놀래겠네유. 안녕히 주무셨어유? 기태 너 아주 쫓겨날려고 작정을 했구나? 지금 몇시야! 양순 아침 7시 조금 안됐어유. 기태 안성댁한테 못들었어? 가. 이따가 8시 30분에 다시 와. 양순 아자씨. 지가유 고3인디유. 핵교 좀 가게 사정 좀 봐줘유. 인제부터는 아침 7시에 아침식사 하시면 안되겄남유? 기태 7시에 밥 먹는 집으로 들어가면 될거아냐. 양순 아자씨. 이런 말도 있잖유.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그거유. 일찍 일어나면. 기태 (말 자른다) 야 야. 그럼 일찍 일어나는 벌레는 뭐냐? 양순 (순간 당황한다) 야?... 기태 일찍 일어나는 벌레는 뭐냐구! 새한테 잡아먹힐려고 일찍 일어나냐? 기태 거실 양순을 몰고가듯 쫓아내는 기태. 기태 빨리 가. 이따가 와. 가 빨리.(몸을 떠밀다시피) 양순 (밀려나가며) 아자씨. 지가 고3인디유. 학교를 오훗반으로 댕길수는 없잖어유. 사람이 벌레도 아닌데 일찍 일어난다고 잡아먹히기야 하겄시유? 기태 너 내말 똑똑히 들어. 한번만 더 아침잠 깨우면. 아니 앞으로 3번 기회 지겠어. 3번 마음에 안들면 그때는 여기서 나가는거야 알겠지? 다시 갔다 와. (밀어낸다) 기태 주방 벽시계 8시30분. 양순 발 동동 구르고 있다. 식탁에 샌드위치와 계란 후라이 유리컵에 흰우유가 놓여있다. 양순 아이구 왜이렇게 안나온댜....참말로 속타 죽겄네. 출근복을 입고 들어오는 기태. 기태 속 타 죽지말고 나가면 돼잖아. 양순 아 아니여라. 아침식사 하셔유. 어제 안성댁 아짐니한테 배우긴 했는디 제대로 했는지 어쩐지 모르겄네유. 양파 많이 들어간 샌드위치 좋아하신다믄서유. 기태 (식탁 위를 휘 둘러본다) (샌드위치 들어서 살피고 냄새맡는다) 양순 저기.. 아침 식사 시간 말인데유. 기태 (샌드위치 툭 던지듯 내려놓고) 꼭두새벽에 와서 난리치지말고, 지금처럼 이 시간에 와서 식사 준비해. 양순 그라믄 1교시 수업은 맨날 빼먹게 된다니께요. 기태 내가 니 사정 봐줘야 돼냐? 니가 내 사정 봐줘야 돼냐? 양순 ...지가 뻔뻔하다는건 알아유. 기태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는) 안성댁한테 더 배워. 아침이 이게 뭐냐 이게? 이걸 어떻게 먹어?(나간다) 양순 아침 안들어유? (따라나가며) 그럴거면서 워째 이시간까정 기다리게 했대유? 기태 집 앞 기태, 나와서 차에 탄다. 책가방 들고 쫓아나오는 양순. 양순 아자씨. 하나만 물어봐유. 아자씨.(차유리창 두드린다) 기태 (차유리 내리며 귀찮고 짜증스러워) 또 뭐냐? 양순 세일여고가 어디 있대유? 기태 너 세일여고 가냐? 양순 야. 기태 세일여자고등학교? 양순 야. 기태 세일남자고등학교 옆에 있다. (차를 급출발해서 가버린다) 양순 (깜짝놀라서) 어매... 참말로 성질 드러운 사람여... 참말로 싫구먼. 차를 몰며 백미러로 양순을 보는 기태. 통쾌한 듯 웃음터뜨린다. 기태 우하하하하. 동네 골목 서둘러 걸어가는 양순 석구가 운전하는 차가 양순의 뒤에서 온다. 석구 (양순을 확인하고 창문을 연다) 학교 가는거야? 양순 (반갑게 인사한다) 안녕하세유. 세일여고 갈라믄 워떻게 가유? 석구 세일여고? 양순 야. 석구 (빙긋 웃으며) 타. 데려다줄게. 양순 아녀유. 갈쳐만주서유. 빠스 타면 돼유. 석구 괜찮아. 타. 여고 앞 석구가 운전하는 차 도착한다. 양순 (뒷좌석에 앉아서) 참말로 고맙구만유. 석구 다음부터는 아까 거기서 325번 버스 타면 돼. 양순 야. 잘 알겠구만유. 바쁘신디 어서 가셔야지유. 석구 전학왔다고 괜히 트집잡을텐데 기죽지 말고 잘 해. 양순 야. 그럼 내리겄어유. 수고하세유. (자동문이 잠겨서 여는 방법 모른다) 워뜨케 열어유? 석구, 빙긋이 웃으며 차에서 내려서 뒷좌석의 문을 열어준다. 내리는 양순. 멀리서 식당 배달원이 모는 스쿠터 뒤에 타고 등교하는 루비. 루비, 스쿠터에서 내리며 멀리 양순을 유심히 본다. 석구의 차 출발해서 멀어지면 오토바이 뒤에 타고 등교하는 보배. 보배 (내리며) 고맙다. 잘 가. (오토바이를 모는 청년의 등을 세게 탁 쳐준다) 루비야. 뭘 그렇게 보고 있냐? 루비 네 언니. 저기 쟤요, 엄청 큰 차에서 내리던데요. 운전기사도 있던데요. 보배 (벌써 아니꼽다) 그래? 전학 왔나본데? 루비 기사가 차문까지 열어주던데요. 보배 차문까지 열어줘? 나희 마당 파티용 드레스 입고 나오는 나희. 진주, 나희의 드레스 자락 잡고 시중든다. 진주, 구두를 일부러 벗겨서 그 구두를 다시 신으려고 걸음이 늦어진다. 진주가 잡고있던 드레스자락이 팽팽해지면서 나희 기우뚱한다. 나희 진주. 좀 똑바로 잡아주면 안돼? 진주 미안해 나희. 구두가 오래되서 가죽이 늘어났나봐. 자꾸 벗겨져서 그래. 미안. 나희 내 구두 장에 세 번째 선반에 보면 두 번 정도밖에 안신은 구두 몇 개 있어. 갖고 가서 신어. 진주 고마워. 다른 애들한테는 내가 새 구두 샀다고 하면 되겠네? 나희 언제는 안그랬어? 정임, 화단 가꾸던 모습으로 온다. 정임 윤나희. 너 복장이 왜그래? 진주 (공손하고 상냥하게) 안녕하세요. 어머니. 정임 (기분좋게 인사받는다) 오 그래. 진주 왔구나. 너는 옷이 그게 뭐냐구. 그렇게 하고 어떻게 학교 가? 나희 엄마. 오늘 우리학교 오케스트라 공연 있잖아. 정임 네가 연주하니? 피아노 독주라도 해? 나희 엄마. 내가 우리학교 오케스트라 후원회장이잖아. 걔네들 다 내가 후원금 낸거로 밥사먹고 간식 사먹으면서 연습한거야. 강당 맨 앞자리에 내자리 잡아놨다던데? 정임 나희가 드레스 잡아달라고 진주 불렀구나? 진주 예. 어머니. 정임 진주 네가 늘 고생이구나. (집 안으로 들어간다) 진주 아이 고생은요. 진주 가겠어요 어머니. 나희 진주. 왜 네가 고생이니? 진주 (모르겠다는 몸짓) 자동차 소리 빵빵. 나희 차 왔다. 진주 (동시에) 왔다. 밖으로 나가는 나희 진주. 나희 집 앞 각자의 차에서 내리는 준태 영찬. 준태 어떻게 된거야? 영찬 어떻게 된거야? 나희 진주. 내가 준태오빠한테 전화한댔잖어? 진주 (딱잡아떼는)나 그런말 들은적 없어, 나희. 그러니까 내가 영찬 오빠한테 태워다달라고 전화했지. 내가 전화했지 영찬오빠? 영찬 (진주에게서 도망가는) 어차피 나희 때문에 온거니까 준태 네가 태워다줘라. 다음에 보자.(차에 타는데) 진주 (영찬 차 떠나지 못하게 조수석에 다리 걸쳐놓고) 나희. 그럼 학교에서 봐.(차에 탄다) 영찬 (운전석에 앉아서 질리고 짜증나서 한숨쉬며 진주를 바라본다) 진주 (아랑곳하지않고) 오빠 내가 너무 쫓아다녀서 짜증나지? 어차피 그럴거 그냥 나를 콱 좋아해버려 오빠. 영찬 너 내가 불쌍하지도 않니? 너무하는거 아니니? 굉음 내며 급출발하는 영찬의 차. 나희 준태오빠 나 드레스 좀 잡아줄래? (드레스를 걷어올린다) 준태 (드레스 잡아서 나희를 뒷자석에 태운다) 나희 고마워 오빠. 준태 (말에 조금 가시를 넣어서) 운전기사 필요할 때만 나 부르니? (운전석으로 간다) 나희 (운전석에 앉는 준태에게 아무생각없이 농조로) 부를 때마다 오는건 또 뭐야 오빠? 준태 언젠가는 정말 필요해서 부르겠지하고 오는거다.(기어넣는다) 회사 현관 기태의 차 하나만 좋은 위치에 주차되어 있다. 이때 굉음을 내며 달려오는 준태 영찬의 차. 여직원들 비명지르며 옆으로 피한다. 기태의 차 양 옆으로 급브레이크 밟으며 주차하는 준태 영찬의 차. 직원들, 세워져있는 3대의 차를 욕하며 지나간다. 차에서 내리는 영찬 준태. 영찬 나희는 학교에 잘 태워다 줬냐? 기태 어 형. 영찬 나는 진주 때문에 아주 죽는줄 알았다. 걔 아침부터 왜그렇게 달라붙냐? 차량에서 내린 보안용역회사 직원 2명이 도청장치 탐지장비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준태 형. 뭐하는 사람들이야? 영찬 보안용역회사 직원들 같은데. 맞네. 준태 (바짝 긴장한다) 저사람들 여기서 뭐하는데? 영찬 각 사무실 내에 도청장치나 카메라 같은거 없나 확인하는거지. 저 기계로는 금방 잡아낸다는데. 준태 (사색이 된다) 형. 나 먼저 갈게. (뛰어간다) 영찬 (왜저러나 하고 본다) 기태 사무실 기태, 제조법 서류함을 금고에 넣고 닫는다. 이때 당황해서 들이닥치는 준태. 기태 (움찔 놀란다) 준 어....형 미안.(카메라가 숨겨진 쪽을 살핀다) 기태 (금고 잠그고 일어난다) 뭐 급한 일 있냐? 준태 아니야. 거기 뭐 중요한거 들었나봐? 기태 어제 사장님한테 황후 제조법 받았다. 준태 (놀라는 척한다) 아 그래? 서서히 후계자 구도 잡히는구나 형. 기태 이거 때문에 사장님이 보안용역회사에 사람 부른거 같던데? 앉어. 그렇지않아도 잘 왔다. 할 얘기 있었는데. (밖에 대고 소리친다) 이봐! 커피 두잔 갖고 와! 준태 (긴장한다) 형, 형 있잖아. 여비서 (들어와서) 본부장님. 보안회사에서 점검 들어와도 돼냐고 묻습니다. 기태 지금 여기? 오라고 해. 오라고 해. 준태 (극도로 긴장한다) (얼른 찌른다) 형. 회사 게시판에 이상한 글이 올라와서 온거야. 인사이동 얘긴데, 경영진 2세들이 너무 튀는거 아니냐는 거야. 이런말 하기는 좀 그렇지만 형만해도, 사업본부장으로 아직 나이도 어리고 자질 문제도 어떻고. 기태 (벌떡 일어난다)주수봉이 이 자식... 가만안둬 이거. (뛰쳐나가려는) 준태 형. 흥분하지마. 확실한 증거는 없어.(말린다) 기태 놔봐 이거. 주수봉이 자식 오늘 잘 걸렸어. 주수봉이 이거 아주 눈에 거슬려.(뿌리치고 간다) 준태 (순간 안도의 숨을 내쉰다) (재빨리 숨겨둔 카메라를 수거한다) 회사 테스트룸 개발된 화장품을 직접 사람에게 실험해보는곳. 사방에 유리거울과 피부 확대용 모니터 등 있다. 모델 2명에게 메이크업하는 직원 2명. 주수봉, 왔다갔다하며 이것저것 참견한다. 주수봉 언니! 이 언니 얼굴은 (이마 오른쪽) 여기는 기태, (이마 왼쪽) 여기는 준태, (볼 오른쪽) 여기는 영찬이, (볼 왼쪽) 여기는 나희구만! 우리회사 경영진 2세들. 이 부분 때문에 이 언니 얼굴이 안사는 거야! 우리 회사가 그 놈의 2세들 때문에 안 되는 것처럼. (볼터치를 집어 들고 칠한다. 이마를 八 모양으로 칠하고 볼은 대각선으로 칠한다) 이런 부분은 팍팍 죽여야 돼. 봐!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죽인다! 아 2세 이것들은 죽일수도 없고....! 이때 들이닥치는 기태. 기태 (들어오면서 바로 쏴붙인다) 주팀장. 당신 지금 뭐하자는거야? 주수봉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예. 본부장님. 내일 있을 '스트릿 메이크업 쇼' 준비중입니다. 기태 뭐? 내가 나이가 어리고 본부장 자질이 없다고! 나이 처먹어야 본부장되고 사장되는거야? 주수봉 저 지금 근무중입니다. 갑자기 왜이러십니까? 기태 할 말 있으면 내 앞에 와서 똑바로 해! 게시판에 글 올리는 수작 하지말고! 주수봉 게시판에 글은 또 뭡니까? 증거라도 제시해줘야 되지않습니까? 문제가 있으면 뭐가 문젠지 정확하게 짚어주셔야 시정을 할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짜고짜 들어와서 이러시면 어떻게 일을 하겠습니까? (모델들에게) 자! 클렌징하고 다시 하번 갑시다. 기태 (발끈해서) 주팀장. 이번 '거리 메이크업 쇼'에서 손 떼. 사장실 정임 오전무 기태, 소파에 앉아있다. 정임 주수봉 팀장한테 '메이크업 쇼' 손 떼라고 했다면서? 기태 예. 소문 한 번 빠르네요. 정임 당장 내일이 쇼 행산데 어쩌겠다는거야? 그거 주팀장이 얼마동안이나 준비한건줄 알아? 주팀장 손 떼라 그러면 어떡할려고 그래? 오전무 기태군이 맡아서 해보겠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젊은 사업본부장으로 뭔가 새롭게 시도해보겠다는 거겠죠. 안그래. 기태? 기태 (얼떨결에) 예. 그렇죠. 오전무 기태군도 생각이 있으니까 그런 지시를 내렸겠죠. 아마 잘 할겁니다 사장님. 정임 이번 행사 잘 안돼면 봄 신상품은 끝나는거야. 어떤 행산지 알기는 아니? 기태 알고 있어요. 주수봉이보다 더 잘하면 되는거아니예요. 정임 오후 회의시간에 기태 너 계획 들어보고 결정하자. 회사 복도 걸어오는 기태 오전무. 오전무 행사 계획은 기대하고 있을게. 멋지게 해서 사장님이나 임원들한테 한방 먹여야지. 기태 (씩 웃는다) 오전무 우리 준태한테 시킬 일 있으면 시키고. 나는 기태나 준태 다 아들처럼 생각하니까 우리 준태 친동생처럼 대해줘. 기태 그럼요. 친동생이죠. 오전무 오후 회의 기대할게. (어깨 두드려주고 간다) 기태 (지나가는 사원에게) 이봐. 기획1팀에 가서 오준태 팀장 내방으로 좀 오라 그래. 오전무 (음흉하게 웃으며 간다) 여고 일각 보배 앞에 불려온 양순. 보배 옆에 루비와 깻잎머리3명. 보배 니네 집 부자냐? 양순 아닌디? 보배 아닌디? 이게 어디서.(주먹 올라간다) 나는 2년 꿀었고, 루비 얘는 1년 꿀었어. 언니라고 불러. 양순 괜찮어. 같은 동긴디 언니는 무신 언니여. 전에 다니던 핵교에는 4년 꿀은 애도 있었어. 보배 나이 문제는 다음에 정리하자. 니네 집 지방에서 잘 나가? 양순 전혀 잘 안나가는구만? 보배 이게 진짜. 너 기사 딸린 큰 차 타고 학교 온다며? 양순 아, 니들이 그거땀시 그라는구나? 누가 본 모양이지? 그거는 우리 주인집 차고. 그 아자씨는 주인집 운전기사님이셔. 보배 아주 소설을 써라. 주인집? 그럼 너는 뭔데? 양순 나? 가정부여. 보배 일행 웃음 터뜨린다. 보배 너 수단 쓰는데. 내일 점심시간까지 20만원 갖고 와. 20만원 안갖고 오면 학교 못다니게 해주께. 보배 일행 간다. 양순 20만원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주택 공사장 새옷으로 쫙 빼입은 만복 엄지. 선글라스도 끼고 멋을 잔뜩 냈다. 만복 오른팔 위 아래로 나무판을 대고 공구대 위에 오른팔을 뻗치고 있다. 옆에서 햄머를 들고 있는 엄지. 만복 뭐혀고 있어. 어서 내리까라니께. 엄지 여보. 제가 어떻게 당신 팔을 까요. 나는 몬해요. 만복 여보. 사업하고 애정관계는 잘 구분혀야지. 시방 이것은 사업이다 이거여. 요기 빼가 살짝 금이 가게 내리까란 말이여. 엄지 그라믄 마 고마 눈 딱 감고 쎄리 내리깔깁니더. 만복 아 그러라니까. (눈 질끈 감는다) 엄지 여보 쪼매만 참으소. 만복 아 시방 가심 쫄려 죽겄구만 이바구 그만하고 언능 까. 엄지 지금 쎄리 깝니데이.(햄머를 든다) 만복 (눈을 질끈 감는다) 아으... 엄지 (햄머를 내리친다) 쾅하는 소리. 만복 아!! (곧 죽을 것같다) 햄머는 만복의 팔 옆을 헛쳤다. 엄지 여보. 잘못깠어예. 만복 (겸연쩍어서 일어난다) 그려? 깐줄 알었지 난. 나희네 골목 담에 몸을 숨기고 주위 살피는 만복. 엄지 (쪽지 들고 만복에게로 오며) 이장이 불러준 주소가 저쪽 저게 차 서있는 집이 맞아예. 만복 우리 양순이가 사는 집이다 이거지? 저 대궐같은 집이? 엄지 집 디게 좋네. 만복 우리 양순이는 부모 잘만나서 저런 큰집에서 사는구만. 엄지 오늘 작업만 성공하면 우리 양순이는 가정부에서 풀리나서 자유의 몸이 되는기라예. 만복 (비장하다)오늘은 꼭 우리 딸을 구해내야혀. 엄지 (비장하다) 하모요. 구해야지예. 만복 저 차가 움직일 때 작업 들어가자고. 엄지 그란데 뼈가 하나도 안뿌라지서 우째예? 만복 할리웃 액션으로 카바해야 되것재? 회사 복도 걸어가는 오전무 준태. 오전무 행사 아이디어는 기태한테 넘겼냐? 준태 지금 설명해주러 가는 길이예요. 작년 가을부터 기획한 아이디어예요. 오전무 아깝겠지만 투자라고 생각해. 너를 확실하게 믿게 해. 준태 간도 다 빼줄것처럼요. 엘리베이터 앞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걷는 기태 준태 영찬 준태 (얇은 기획서 들고)행사 주제는 여자의 변신이야. 변신 메이크업 쇼, 비포 앤 애프터. 이쁜 전문모델들한테 예쁘게 화장시켜서 보여주는건 충격이 없어. 너무 많이 봐왔잖아 형. 회의실 행사 주제: 변신 메이크업 쇼 Before & After 기태, 설명하고 있다. 기태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도 있지않습니까. 우리 스노이 봄신상품으로 여자들을 확 바꿔주자 이거죠. 무슨 말이냐. 메이크업 쇼에서 예쁘장한 모델들 화장시키면 예쁜거 당연한거아닙니까? 그러지말고 못생기고 촌시러운 애들 이쁘게 확 바꿔주자 이거죠. 못생겼는데 이쁘게 확 바뀌었다. 비포 앤 애프터. 못생기고 촌시러운 애가 이뻐졌다는데, 이렇게 하면 게임 끝나는거죠. 이상입니다. 오전무 (박수 친다) 아 좋습니다. 훌륭해요. 신선합니다 아주. 안그래요 주팀장? 주수봉 (나쁘지는 않다) 예. (하는 수 없이 박수친다) 영찬 등 나머지 참석자들 박수친다. 준태 (겉으로는 웃으며 박수치지만).... 오전무 사장님. 역시 기대했던대로 좋은데요. 정임 (흐뭇해서 끄덕인다) 좋아요. 내일 메이크업 쇼 한본부장이 잘 진행해봐. 기태 (흡족해서 웃는다) 주수봉 (죽을 맛이다) 나희네 골목 석구가 운전하는 차가 코너를 돈다. 불쑥 튀어나오는 만복. 급브레이크 밟는 석구. 만복 차에 부딪치면서 커다란 액션취하면서 쓰러진다. 행인으로 지나가던 엄지 엄지 (서울말씨로 호들갑) 어머! 어떻게! 교통사고야 어떻게! 석구 (당황해서 내린다) 괜찮으세요? 다치셨어요? 만복 (벌렁 누운채 오른쪽 어깨와 팔을 감싸며) 아... (불쌍하게 석구를 쳐다본다)... 석구 팔 많이 다치셨어요? 만복 부러진거 같네... 움지락거리지를 않네... 석구 병원부터 가시죠. 일어나실 수 있겠어요? (부축하는데) 지나가던 차에서 젊은 운전자가 담배꽁초를 손가락으로 탕 튕기고 간다. 날아오는 담배꽁초. 누워있는 만복의 가슴 위에 떨어진다. 만복, 놀라서 양팔 허우적거리며 담배꽁초를 털어내며 벌떡 일어난다. 석구 (황당해서 쳐다보며 일어난다) 만복 (겸연쩍어서 옷에 묻은 먼지 오른손으로 탁탁 턴다) 새옷인디.... 혹시 시방 공권력을 생각하고 있는가요? 동네 골목 석구에게 허리띠 잡혀서 가는 만복. 만복 아 이거 좀 그만 잡아 댕겼싸. 가랑이 너무 끼잖어. 아 내말좀 들어보라니께. 나를 공권력에 넘기면 서로 껄끄러워진다니께. 석구 조용히 해요. 당신 같은 사람 고생좀 해야돼. 만복 아 글씨. 내 딸이 그 집 관계자라니께. 석구 시끄럽다니까요. 만복 그집에서 가정을 관리하는 차양순이라니께. 석구 (놀라서) 양순이요? 만복 그렇다니까. (지갑에서 양순 사진 보여준다) 사실 입증 됐자? 석구 (의아스런 표정) 여고 앞. 석구가 운전하는 차가 온다. 석구의 차에 타고있는 만복 엄지. 석구 아무리 살기 어려워도 자해공갈은 하지마세요. 만복 면목 없구만. 엄지 (원래 경상도 말씨) 면목 없어예. 석구 좀전에 자해공갈은 그냥 없었던 일로 해주세요. 제가 두분 그런일 하신다는거 알고 있으면 양순이가 불편해할거 아니에요. 어차피 한 집에서 일하는데. 엄지 고마워예. 멈춰서는 석구의 차. 석구 기다려보세요. 곧 양순이 나올거예요. 차에서 내린 만복 엄지. 만복 (차 지붕 두드리며) 그려 수고혔어. 들어가봐. 마치 자신의 승용차에서 내린 듯 거만하게 학교를 둘러본다. 하교하는 여학생들. 삼겹살 집 불판에 마지막 남은 삼겹살 3점이 지글지글 익는다. 쌈 싸서 아구아구 먹는 만복 엄지. 교복 입고 앉아있는 양순. 양순 (시계보고 답답한 심정으로 부모를 본다) 만복 (입이 터질 듯 씹으며) 인자 삼겹살 3점 남았응께 공핑하게 1점썩 묵자. 엄지 (한입 가득 씹으며) 양순아. 니는 와 하나도 안묵노? 양순 그렇게 남들 등쳐잡숫고도 아직 배가 고파유? 시골에 할무니 혼자 계신디, 인자 제발 손 씻고 땅파먹더래도 우리 네식구 같이 살어유. 제발 좀 정신좀 차리세유. 만복 그래 참 좋은 달게 받겄다 양순아. 근디 삼겹살 한 2인분만 추가하면 안되겄냐? 요즘 아빠가 몸이 좀 부실허다. 양순 아부지,지가 고3 되믄서 지가 약초랑 산나물을 월매 못팔아서 돈이 없어유. 지가 왜 서울서 남의 집살이 하는지 아시쥬? 세상에 하나박에 없는 딸년 남의집살이 시키는 부모가 워디있슈. 그렁께 제발 손 씻고 같이 시골가서 살아유. 만복 좋게 생각혀. 부모 잘마나서 대궐같이 큰 집에서 먹고 자고 핵교도 간다고 생각혀. 그 집에 운전기사도 인간성 왓따두만. 엄지 양순아. 그란데 진짜로 딱 2인분만 더 시키면 안되겠나? 너그 아부지 요즘 하는 일이 잘 묵어야 되는 일인기라. 만복 (불쌍한 표정) 양순 (벽시계 보면서 불안하다) 그라믄 삼겹살 딱 2인분만 더 시켜드리고 갈텐께 드시고 가유. (일어나며) 지는 바빠서 그만 일어날래유. 엄지 삼겹살 쪼게 지겨우이까네 갈매기살로 주문해도고. 기태 집 앞(저녁) 급해서 뛰어오는 양순. 양순의 뒤에서 차타고 오는 기태. 기태, 양순을 알아본다. 기태 저게 정신이 있나 없나?...몇시야 지금? 기태, 경적 울리며 상향등을 번쩍번쩍 쏜다. 양순, 아랑곳없이 대문 앞에 서는데 기태의 차가 칠 듯이 양순 앞에 정차한다. 양순 워매 깜짝이여. 기태 (내리면서 바로) 야 너 지금 몇시냐? 저녁 준비 안하냐? 양순 ... 늦어서 죄송해유. 기태 (가까이 와서 살피며) 너 아침에 나하고 똑같이 이 집에서 나왔지? 너 지금 나하고 똑같이 이 집에 들어가지? 뭐냐 너? 주인하고 똑같이 출퇴근하냐? 이런 가정부 봤냐? (가까이 코를 대고 냄새 맡는다) 너 삼겹살 먹고왔냐? 양순 야? 아 아니유 안먹었어유. 기태 너 거짓말까지 하냐? 딴거는 몰라도 거짓말하는거는 못참는다. 삼겹살 먹고 왔지? 양순 진짜유. 나도 절대로 거짓말은 안혀유. 안먹었어유. 기태 냄새가 나잖아 냄새가! 돼지 냄새가! 어디서 거짓말을 해. 양순 지는 삼겹살 한 점도 안묵었어유. (울컥해진다) 울 엄마 울 아부지 삼겹살 드실 때 옆에 같이는 있었어도 지는 한 점도 안묵었구만유. 저녁상 차려놓는 것이 지 일인디 나부터 먼저 저녁 먹는다고 늦고 그러지는 않어유. 늦어서 참말로 죄송해유. 다시는 안늦을거구만유. 저녁 준비하것시유. (열쇠로 대문을 딴다) 기태 주방 아침 차려진 그대로 있는 식탁. 아침준비 그대로 있는 조리대. 기태 (주방을 돌면서) 뭐냐 이게? 돼지 우리냐? 너 뭐하는 애냐? 양순 죄송해유. 지금 치울거구만유. 기태 야. 너 두 번 걸렸다. 저녁에 늦은거 하나. 원아웃. 주방 더러운거 둘. 투아웃. 하나 남았어. 쓰리며 아웃이야. 이거 진짜다. (나간다) 양순 (힘들다) 나이트 홀 들어오는 준태 영찬. 웨이터의 안내 받아서 룸으로 간다. 홀에서 영찬을 기다리고 있던 진주, 영찬 준태를 보고 회심의 미소 짓는다. 진주, 시골아줌마 복장하고 있다. 나이트 룸 준태 여기서 변신 메이크업 쇼 모델을 구한다구? 영찬 저기 있잖아. 무대를 보여주는 모니터들. 영찬 춤추는 애들 보이잖아. 저 중에 무지하게 촌시러운 애 하나 섭외하면 되는거 아니냐? 준태 아...(끄덕인다) 영찬 (맥주병 따며) 형 아이디어 괜찮지? 준태 너 술 안마시는데 미안하다. 준태 내가 다라줄게 형. (따라주며) 모델이 기태형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영찬 길에 널린게 촌시러운 앤데 찾을라면 또 없어 응?(하며 맥주 마시며 모니터 보는데 마시던 맥주 뿜는다) 화면에 커다랗게 진주의 얼굴 나온다. 춤추는 무대 카메라 바짝 앞에서 영찬에게 보라고 춤추는 진주. 준태 저거... 진주 아니야? 영찬 맞어. 진주 맞어. 어떻게 또 알고 촌스런 복장 입고 나타났잖어. 자기 모델로 뽑아달라고. 준태야 쳐다보지 말자. 지가 지쳐서 가겠지. 나이트 홀 카메라 바짝 앞에서 춤추는 진주. 스테이지로 춤추면서 올라오는 보배 루비. 보배 루비, 교복입고 있다. 보배, 이건 뭐야 하고 진주를 본다. 보배 (루비에게 진주 나오게 하라는 눈짓) 루비 (진주 어깨 톡톡 쳐서 나오라고한다) 진주 (한번 쳐다보고는 꼼짝도 안한다) 보배 (정리하라는 눈짓) 루비 진주를 몸으로 밀어낸다. 루비 진주 서로 몸으로 밀면서 밀고 밀린다. 나이트 룸 준태 (쥬스 마시다가) 어? 진주 없어졌다. 모니터에 루비 진주, 몸싸움하면서 멀리까지 밀려갔고 카메라 쳐다보면서 여유있게 춤추고 있는 교복 차림의 보배. 준태 진주 어디 갔지? 쉽게 갈 애가 아니잖아. 영찬 (가만히 모니터를 보다가) 쟤다. 바로 쟤다. 더 이상 어떻게 촌스럽냐? 엉? 나이트 앞(밤) 준태가 차에 타고 기다리고 있고. 영찬, 보배에게 말하고 있고 아주 멀리 떨어져서 진주, 영찬쪽을 보고 뭐라고 손짓발짓하며 소리치는데 루비가 몸으로 막고 있다. 보배 모델비는 주는거죠? 영찬 그럼. 일인데. (명함 준다) 자. 보배 그럼 내일 그리고 가면 돼요? 영찬 그럼. 그냥 꾸미지말고 요대로 와야된다. 보배 알았어요. 영찬 내일 오전에 확인전화 한번만 줄래? 보배 알았어요. 영찬 내일 보자. (차에 탄다) 보배 내일 봐요. 떠나는 준태의 차. 멀리서 바둥거리고 있는 진주. 기태 집 마당(아침) 화면 정면을 보고 투수처럼 야구공을 던지는 기태. 기태, 투구용 그물망에 야구공을 던지고 있다. (기태의 꿈은 야구선수였다) 기태 발 옆에는 야구공이 5개 남았고 투구망 밑에는 야구공이 15개 떨어져있다. 양순 (조급한 마음에) 아자씨. 식사 먼저 하고 공 던지시면 안되겄어유? 기태 나는 공복에 공던진다 왜? 양순 시방 중요한 일 하는것도 아니고 공 던지기 놀이하는디 나중에 하고 식사 좀 해주셔요. 지 핵교 좀 가게. 기태 내가 너한테 맞추리? 양순 (화가 치민다)그러니께 부탁하잖아유. 기태 싫으면 나가면 돼잖아. 너 참 답답한 애다. 공 하나 주워오면 1분씩 시간 당겨서 아침 먹을 테니까 저 공좀 주워올래? 다 주우면 20분은 학교 일찍 가겠다야. 양순 (단호하게) 싫구만유. 워쩌면 어른이 하는 짓이 그렇게 유치하고 치사해유? 꼭 말안듣고 대들기만하는 열두살 남자애같은거 아세유? 지가 존대말을 하고, 아자씨가 지한테 야ㆍ자 하는것은 아자씨가 어른이기 때문이잖아유? 그라믄 어른이 어른다워야지유. 너무너무 유치하네유.(집으로 들어간다) 기태 너 인제 끝났다. (따라들어간다) 기태 거실 기태, 가지가지 옷가지들을 한아름 들고와서 옷가지들 수북히 쌓인 위에 내려놓는다. 양순 (기막혀서 보고 있다) 기태 내마음이 언제 뭘 입을지 모르니까 전부 세탁해놔라. 참고로 말하면 우리집에는 세탁기 안쓴다. 손빨래 하던가 아니면 드라이 맡기니까. 오늘 내가 퇴근할 때까지 건조시켜놔. 양순 어떻게 이 많은걸 그 시간까지 빨아서 말려놔유. 지금부터 시작해도 힘든 일인디, 지는 지금 학교도 가야잖아유. 기태 그건 니 사정이구. 너 잘나고 고상하잖아. 양순 아자씨 이거는 순전히 땡깡이유. 기태 너 지금까지 투 스트라익이지? 이거 못해놓으면 삼진 아웃이다. 분명히 얘기했다. 여고 교문 늦어서 뛰는 양순. 가방 매고 커다란 이불보따리 2개 두 손에 들고 억척같이 뛴다. 기다렸다가 양순을 막아서는 보배 루비. 보배 "야 20만원 갖고 왔냐?" 양순, 지금 너하고 말할 시간 없다는 듯 아랑곳없이 대꾸도안하고 옆으로 비껴간다. 약이 오르는 보배. 여고 복도 삐- 하고 울리는 휴식시간 벨. 수업이 끝나고 쏟아져나오는 여학생들. 양순, 빨래 보따리 하나 들고 뛴다. 뒤이어 나와서 보는 보배 루비. 보배 루비, 도대체 양순의 정체를 알 수 없다. 복도 끝으로 뛰어나가는 양순. 행사장.(백화점 앞) 가변 무대가 설치되고 있다. 선글라스를 낀 기태, 열성적으로 작업지시를 한다. 주수봉팀장, 와서 기태에게 이쪽이 아니고 저쪽이라고 말해준다. 주수봉팀장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 기태, 방향을 틀어서 보면 옆의 다른 무대에 [스노이 화장품] [봄!봄! 변신 메이크업 쇼] 간판 걸리고 있다. 옆을 보면 [미미 화장품 봄신상품 "탄생"] 간판 내려온다. 기태, 작업지시를 하던 경쟁사 인부들에게 멋쩍게 손들어 인사하고 곧바로 스노이화장품 인부들에게 열성적으로 위치 조정시킨다. 여고 수돗가 빠르게 손 놀려서 빨래하는 양순.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어깨로 넘기고 간지러운 콧등을 손등으로 조심스레 긁어도 비누거품이 콧등에 남는다. 행사장 본격 변신 메이크업 쇼에 앞서 화장을 한 모델들의 워킹쇼가 벌어지고 있다. 기태, 서서 햄버거 도시락 먹으면서 준태를 불러서 뭔가 지시한다. 여고 옥상 여기 저기 길게 빨래줄을 묶는 양순. 파란 플라스틱 물통에서 빨래를 꺼내 털어서 줄에 넌다. 수업시작 벨이 울리자 허겁지겁 마저 널고 뛰어간다. 교정 일각. 건물 뒤의 후미진 곳. 보배 앞에 서는 양순. 보배 돈 갖고 왔냐? 양순 무신 돈? 보배 더 이상 얘기 안한다. 20만원 내놔. 양순 내가 20만원이 있으면 우리 부모 고기를 한근 더 사주겄어. 내가 돈이 있으면 뭐땀시 남의집 빨래를 학교까정 와서 하고 자빠졌겄냐? 보배 너 뭐냐? 고급 자가용 타고 학교와서 쉬는 시간에 빨래하는거는 뭐냐? 미친척하는거냐? 집이 너무 부자라서 회까닥 돈거냐? 양순 그려 맘대로 생각혀. (돌아서 가는데) 보배 (양순의 머리를 확 잡아당긴다) 이게 어디서! 보배, 다짜고짜 양순을 때리기 시작한다. 양순, 기습공격에 일단 도망간다. 보배 양순을 쫓아간다. 양순, 대걸레 자루 잡고 돌아선다. 보배, 빗자루와 양철 쓰레받이 들고 싸운다. 휘두르는 자루에 유리창이 박살난다. 대걸레와 빗자루를 놓친 양순 보배는 드디어 머리채를 잡고 땅바닥을 뒹군다. 진흙이 교복에 다 묻도록 이리저리 뒹군다. 여학생들 어느새 모여서 원을 그려서 구경하고 교사1과 선생님2명이 달려와서 구경꾼의 원을 풀고 양순과 보배를 떼어놓으려다가 5명이 서로 엉킨다. 행사장 옆 미미화장품 행사장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다. 초조하게 보고있는 정임 오전무 주수봉 나희 진주. 나희 (낮은 소리로) 어떻게 된거래? 진주 촌스러운 모델이 안왔대. 나희 이뻐서 내가 대신할 수도 없고. 진주 그러게 우리는 안돼. 스노이 무대에는 계속해서 화장을 진하게 한 모델들이 무대위를 워킹하고 있다. 기태, 씩씩데며 옆에 있는 물건을 치고 있다. 기태 (영찬, 준태에게) 야! 어떻게 된거야? 모델 어디갔어? 모델들 왔다갔다 돌아다니는거 몇 번이나 계속하는거야? 사람들 다 저리로 가잖아. (방방뜨는) 영찬 (쥐구멍이라도 찾는 듯) 준태야! 너도 봤지. 그 촌스러운 애.... 1시간 전에도 온다고 통화 했는데.... 기태 너 나 망칠려고 작정했지.... 너 친구 맞아? 친구면 도움을 줘야지.... 도움을 (차마 때리지는 못하고) 영찬 (자신의 겉옷 벗어서 화풀이 하라고 준다.) 기태 (영찬의 옷 집어 던지면서) 이것도 친구라고.... 오전무 (준태에게) 해결해 줘라. 준태 구경하는 사람 중에서라도 모델 희망자를 받는게 어떨까? 주수봉 (문사장에게) 사장님, 혹시 몰라 제 컨셉데로 행사 준비를 계속 하고 있었는데 지금이라도 무대에 올릴까요? 기태 (주수봉 팀장의 완전히 열받은) 당신! 그대로 있어! 내가 해결해....! (영찬에게) 야! 시간 끌고 있어. 무조건 촌스러우면 되는 거 아냐! 영찬 (기죽어) 그렇지... 기태 (이미 뛰고 있다) 여고 교정 빠르게 달려오는 기태의 차. 건물 입구에 내려서 뛰어들어간다. 교무실 들이닥치는 기태. 교감 자리에서 일어난다. 교감 아니 이사장님... 연락도 없이 어쩐일이십니까? 기태 학생 하나 찾는데요. 교감 예. 몇학년 몇반에 누구를 찾으십니가? 기태 그런거 모르구요.. 이름이... 촌여자애요. 전학온 애 있죠? 엄청나게 촌스러운 애 있죠? 아는 사람 없어요? 교사1 (추리닝 입고 있다) 아 차양순이요? 걔 지금 벌받는 중이예요. 여고 화단 후즐근한 츄리닝 입고 삽으로 화단 흙을 갈아업고 있는 양순. 급히 와서 양순을 보는 기태. 기태 ....삽질하고 있네. 양순 (삽질하다가 기태를 보고 허리를 편다) 기태 야! 이리와 봐. 빨리. 양순 (멀뚱멀뚱 쳐다본다) 기태 뛰어가서 양순의 손목을 잡고 뛰어간다. 양순 왜이래유. 기태 조용히 해. 양순 왜 이런데유. 아파유. 이 손 놔유. 도로. 횡단보도 신호에 급정거하는 기태의 차. 양순 도대체 어디 가냐구 묻잖아유? 기태 니가 말하면 아냐? 양순 뭐하는데 가는지는 알아야 될거 아녀유. 기태 (옆을 쳐다보며,촌스런 네가) 딱 니가 가야될 곳이다. 양순 어딘지 모르면 지 안가유. 기태 그런 츄리닝은 어디 가야 사냐? 양순 내릴거유. 세워줘유. (차문 열려고 한다) 기태 야 야 가만 있어봐. 가만 있어봐. 니 부탁 한가지 들어줄게. 됐지? 양순 (잡았던 손잡이를 놓는다) 달려가는 기태의 차. 행사장 옆의 '미미화장품' 무대에는 사람이 더 많이 모여있다. 스노이 무대는 텅 비어있다. 실망한 정임 오전무 등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참이다. 영찬 알았어. 알았어.(핸드폰 덮고) 무대 위로 올라가는 영찬. 영찬 자 여러분 오래 기다리셨죠? 스노이 화장품에서 마련한 본격적인 메이크업 쇼! 기태, 양순의 손을 끌고 뛰어온다. 영찬 변신이란 이런 것이다! 변신을 꿈꾸시는 분은 지켜봐주십시오. 자! 변신을 신청하신 여성분을 모시겠습니다. 박수로 환영해주십시오. 기태, 양순을 무대로 억지로 밀어올린다. 정임, 오전무, 주수봉, 준태 놀라 쳐다보는. 양순, 얼떨떨해서 두리번거린다. 진주 어머 진짜 촌년이다! 나희 어머 어머 쟤 양순이야. 어머. 정임 ..... 영찬 자 여기를 잠깐 봐주실까요? 양순의 츄리닝 입은 모습이 대형모니터에 정지화면으로 찍힌다. 영찬 여러분 잘 봐주십시오. 이제 이 여성분이 저희 스노이 화장품과 함께 함으로써 어떤 모습으로 변신할지 잘 지켜봐주십시오. 양순 (두리번거리다가 기태와 눈이 마주친다) 기태 (빨리 의자에 앉으라는 눈짓) 양순, 의자에 앉으면 양순의 어깨위로 가운이 씌어지고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화장이 시작된다. 양순의 츄리닝 모습 정지화면 있는 모니터 옆에 다른 모니터로 화장 진행되는 모습 보여진다. 궁금해하며 하나둘씩 모여드는 사람들. 기태, 뭔가 생각난 듯 뛰어간다. 백화점 숙녀복 매장을 바쁘게 돌아다니는 기태. 원피스를 산다. 구두를 산다. 핸드백을 산다. 산 물건들을 들고 뛰는 기태. 행사장. 뛰어오는 기태. 무대 뒤로 간다. 기태 (산 물건을 행사직원에게 주며) 이거 입혀요. 무대 앞에는 사람들 더 많이 모여있다. 옆 미미화장품 행사장과 비슷하다. 영찬 이제 마지막 변신의 모습은 베일에 가려있습니다. 처음 이 모습을 잘 기억하고 계시겠죠? 무대 위에는 검은천으로된 사각 베일이 내려져있다. 양순은 그 속에 있어서 보이지 않는다. 무대 앞으로 와서 보는 기태. 영찬 자, 이제 베일을 벗겨도 될까요? 네. 베일을 천천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자, 베일 올려주세요. 서서히 올라가는 베일. 양순의 발이 나온다. 기태가 산 구두. 천천히 기태가 산 원피스가 나온다. 베일이 완전히 올라간다. 딴사람처럼 변해서 서있는 양순. 더 이상 촌무지랭이 소녀가 아니다. 우와 놀라는 사람들의 탄성 양순의 그 모습에 충격을 받는 기태. 굳은 듯 양순을 보고있는 기태. 행사는 계속 진행되지만 기태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않는다. 그렇게 양순을 보고있는 기태에서. 제 2 부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