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hoto ] in KIDS 글 쓴 이(By): LinLing (링링) 날 짜 (Date): 2005년 7월 2일 토요일 오전 02시 24분 04초 제 목(Title): Re: terziron님 몰아서 답글 dynamic range와 bit depth(precision)의 차이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적하고 싶었던 것은 투광원고의 경우 input dynamic range가 넓어야 제대로 읽어낼 수 있고, 그걸 받쳐줄 만큼 bit depth가 커야 입력 신호를 의미있는 데이터로 분해할 수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필름을 스캔할 때는 히스토그램 좌우폭을 딱 맞추도록 노출을 (스캐너도 디카의 일종이므로) 조절하는게 제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슬라이드 필름은 대개 오른쪽 끝을 맞추면 왼쪽 암부가 찌그러집니다. 8bit scan시 가장 밝은 점은 255가 되고, 가장 어두운 부분들은 0 부근에서 노이즈와 함께 헤매게 됩니다. 16bit scan하면 가장 밝은 점은 65535가 되고, 가장 어두운 부분들은 역시 0 부근에서 헤맬 것입니다. 하지만 8bit로는 0~8 정도에서 노이즈에 파묻혀 황천을 헤매는 값들이, 16bit로 스캔하면 0~2048로 표현됩니다. 물론 모니터는 0~8로 truncate해서 보여주므로 별 차이가 안 나지만, 뻥튀기를 해서 크기를 키우거나 커브를 건드리면 대번에 티가 납니다. 만약 왼쪽 끝에 찌그러져 처박혀 있는 암부 데이터를 억지로 읽어내려고 노출을 늘리면, 오른쪽 끝에서 clipping이 일어납니다. 소위 화이트홀이 생기는 것이죠. 이제 흑백 네가 필름을 스캔해서 양화로 바꾸는 과정을 살펴 보죠. 우선 네가 필름을 포지티브와 같이 RAW mode로 스캔합니다. 앞서 설명드린 대로 네가는 포지티브보다 농도 범위가 훨씬 좁기 때문에, 필름의 가장 연한 부분이 히스토그램 오른쪽 끝에 걸리도록 노출을 맞추면 필름의 가장 진한 부분은 히스토그램 왼쪽 끝에 걸리는게 아니라 1/3 정도 지점에 걸려 있게 됩니다. 8bit grey로 RAW scan한 경우 히스토그램은 대충 이렇게 됩니다. ----------------- / \ __/ \__ ------------------------------- 0 80 255 이걸 양화로 바꾸려면 포토샵에서 auto contrast를 먹이고 invert를 하면 됩니다. (스캐너 번들 소프트웨어에 맡기든 RAW data를 포토샵으로 불러서 손으로 하든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면 위 그림에서 80 지점의 픽셀이 255가 되고, 255 지점의 픽셀이 0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만약 흑백네가를 8bit grey로 스캔해서 양화로 바꾸게 되면 255-80 = 175 단계의 grey를 256 단계로 계조를 확장하는 결과가 되어버립니다. 만약 노이즈가 전혀 없다고 가정하면 아날로그 게인과 노출시간을 마음껏 조작해서 RAW data의 분포가 정확히 0~255 사이에 떨어지게 할 수도 있겠지만 실실적으로 CCD의 input dynamic range를 바꾸는 건 불가능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최종 출력이 8bit라 하더라도, 그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RAW scan은 그 이상의 bit depth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어쨌든 귀납적으로도 8bit/channel로는 네가든 포지든 제대로 스캔할 수 없습니다. 뭉개지거나 날아가거나 노이즈에 묻히거나 입상감이 튀거나 합니다. 결과물을 포샵으로 만지거나 확대할거라면 더더욱 8bit/channel로는 부족합니다. 그리고 256 grey scale로 스캔해서 디지털 인화하는 방식으로는 흑백사진의 계조를 재현할 수 없습니다. 누가 봐도 은염 흑백사진의 톤이 훨씬 매끄러운 걸 알아차릴 정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