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photo ] in KIDS
글 쓴 이(By): LinLing (링링)
날 짜 (Date): 2005년 7월  1일 금요일 오후 06시 54분 10초
제 목(Title): Re: terziron님 몰아서 답글



사람 눈이 8bit 정도의 precision으로 명암을 분간할 수 있다는 것은 어디서
나온 말인가요?
SLRCLUB에서 흔히 보는 얘기인데 정말 그런건지 궁금해서 질문드립니다..

예전에 시험삼아 256 grey scale을 포토샵으로 그려본 적이 있는데
각 grey patch의 경계선이 구분이 되어 보이더군요.
각 patch의 크기를 작게 그리면 경계를 구분할 수 없을만큼 연속적인
gradation으로 보이는데 patch 크기를 100 200 pixel 정도로 크게 그려놓으면
계단(banding)이 보입니다.
모니터에 따라서는 0..10 정도와 250..255 정도의 범위는 뭉개져서 잘 구분이
안되기도 하고요.





디카 내장 후처리 회로, 또는 스캐너 소프트웨어의 후처리 알고리즘은
촬상소자가 제공하는 12bit 또는 14bit/channel의 raw data를
8bit/channel로 재가공하는 것입니다.
원본 데이터를 최대한 풍부하게 살려서 포토샵까지 가져온 후에
직접 가공하겠다고 마음먹는 경우 8bit/channel 출력은 너무 부족합니다.
그리고 12bit나 14bit/channel을 지원하는 파일 형식이나 그래픽 처리
소프트웨어가 없기 때문에 그냥 16bit/channel = 48bit 출력을 사용하는 것이죠.



디카/스캐너의 촬상회로가 애초부터 8bit/channel이 아니라 12bit나 14bit 정도를
지원하는 것은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상당히 깁니다).

화면 내에서 가장 어두운 픽셀의 광량이 1EV에 상당한다고 치고, 그 픽셀이
1 값을 가지도록 하는 노출로 촬영되었다고 하면
2 EV는 2
3 EV는 4
4 EV는 8
5 EV는 16
6 EV는 32
7 EV는 64
8 EV는 128
9 EV는 256 = 2^8
이렇게 됩니다.

그런데 3EV와 4EV의 차이를 보면 보면 빛의 양은 두 배가 되는데 그걸 디지털로
환산한 표현 단계는 겨우 4~8 밖에 안됩니다.  이건 너무 coarse하고
지나치게 "비연속적"이어서 별로 쓸모가 없는 데이터입니다.
여기에 노이즈까지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봐줄만한 데이터는 5EV~8EV
정도라고 봐야 합니다.
즉, 9EV 이상으로 밝은 점은 포화가 일어나서 255로 표현될거고, 그것보다 어두운
점들은 0~8 사이의 coarse하고 노이즈 투성이인 데이터로 표현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어떤 디카/스캐너가 8bit grey scale 출력만을 지원한다면
그 기계는 고작 4 stop 만큼의 밝기 차이를 제대로 digitize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1)




한편, 필름은 광량을 "농도 D"로 변환해서 기록하는 매체입니다.

"D"는 필름의 데이터시트에 흔히 등장하는 단위인데,
투광률의 역수에 log10을 취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유리판때기의 투광률이 100%이면 D=0이고,
ND8 필터의 투광률은 1/8이므로 D=log10(8)=0.9 정도가 됩니다.

지금 제가 가진 데이터시트를 보니 TMX(100)의 최고 농도 Dmax는 현상조건에 따라
1.9에서 3.1까지 왔다갔다 한다고 합니다.
최저 농도 역시 현상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포그(fog)를 먹지 않은 깨끗한 베이스를
얻어내는데 성공한 경우 Dmin=0.3 정도.
대충 Dmax=2.3, Dmin=0.3 이라고 두면 농도 범위 Drange는 2.0 정도가 됩니다.
가장 어두운 부분은 D=0.3, 가장 밝은 부분은 D=2.3 으로 기록된다는 것입니다.

이제 이 필름의 뒷면에 꽤 밝은, 일정한 밝기의 면광원을 놓습니다.
그러면 필름을 통과한 빛들 중에서,
가장 어두운 점을 통과한 빛과 가장 밝은 점을 통과한 빛의 밝기 차이는
Drange 2.0 = 10^2 = 100 배 정도가 됩니다.

빛의 밝기 범위가 100배라는 것은 EV로 환산해서 7 stop 정도가 됩니다.

앞서 (1)에서 살펴본 결과를 적용하면, 8bit 입력장치로는 4 stop 정도를 그럭저럭
쓸만하게 digitize(sample)할 수 있으므로 흑백필름을 읽는데도 부족하다는
결론이 됩니다.
적어도 3bit 이상을 추가해야 흑백 필름을 그럭저럭 쓸만하게 digitize할 수 있다는
것이죠.

컬러 리버설 필름은 좀 순한(?) RDP3(프로비아)의 경우 Dmax 값이 각각
Dmax(R)=3.3, Dmax(G)=3.4, Dmax(B)=3.5 정도이고, Dmin은 0.1 이하입니다.
대충 잡아도 Drange는 3.0 이상, 10^3 = 1000 이므로 실효 입력 범위가 10 stop은
되야 다 읽어낼 수 있습니다.
(1)을 참고로 6bit를 추가하면 14bit/channel 정도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됩니다.

컬러 네가는 Drange는 작은데 RGB 채널마다 농도 분포가 다 다르고 
film base density가 높아서 그냥은 (0,0,0)으로 매핑이 안됩니다.
Dmin 지점을 black point로 잡아 늘리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때 level clipping이
발생하기 때문에 계조 손실이 큽니다.
그래서 역시 8bit로는 많이 부족합니다.

RVP(벨비아)가 스캔하기 무진장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이 필름의
Dmax가 RGB각각 (3.4, 3.7, 3.8)이나 되기 때문입니다.
10^3.8 = 6300 이고 2^15=8192 이군요.
시커먼 벨벳으로 도배된 방에서 아주 밝게 빛나는 전구를 벨비아로 찍은 후,
그걸 라이트박스 위에다 올려놓으면 필름면의 시커먼 부분(배경)에서 측정한 광량과
가장 밝은 부분(전구)에서 측정한 광량이 14.5 stop 만큼 차이가 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
디카나 스캐너로 이 빛을 몽땅 다 읽어내서 의미있는 데이터로 digitize하려면
16bit/channel로도 부족하겠죠.



(*주) 14.5 stop 차이나는 장면을 담을 수 있다는 것과는 얘기가 다릅니다.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