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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t ] in KIDS
글 쓴 이(By): hammer (메멘토모리)
날 짜 (Date): 2008년 05월 16일 (금) 오후 03시 07분 55초
제 목(Title): 복수.



지금껏 관찰해 온 바로는, 토끼는 다니는 길만 다닌다.

토끼철장에서 꺼내놓으면 제일먼저 가는곳이 화장실.
응가와 쉬야를 마치고 화장실 투어.
그 다음은 다니는 길의 변화가 있나없나 확인.
다니는 길에 이상이 없으면 아지트 이상무 확인.

위의 사항이 순조로우면 베란다에 나가서 뛰어 놀거나
숨어서 벽지를 뜯거나 화초뜯어먹다가 야단맞고 도망가거나
피곤한 날은 아지트에 숨어들어가 내내 잠자거나
나나 가족들을 따라다니며 뭐하는지 구경하기도 하고
발바닥으로 쓰다듬어 달라고 다가와 부비기도 하고 등등 일상이 시작된다.

다시 본론을 말하자면, 토끼는 다니는 길만 다닌다.

그래서 다니는 길에 작은 변화라도 생기면, 즉,
거대 물체(예:화분)가 놓여져 있어 돌아가는 루틴을 바꿔야한다던가
이상물체(가볍거나 자기가 보기에 우스워보이는)가 놓여져 있으면
신경질을 내며 그 작은 이빨에 파워를 실어 움직여놓거나 집어던진다.

이렇게 항상 다니는 길에 대해 수시로 확인하고 미릿속에
루틴을 그려 이에  대응하는 도망 시뮬레이션을 해두었다가
도망가야 하는 시점이 오면 시뮬레이션에 따라 잽싸고 조용하며 신속하게
아지트로 달아나는 것이 아닐가 싶다.

여튼, 집앞에서 청소하고 있던 나를 깨물어버린 토끼오이에게 복수를.!!!

'꽃분홍색 커다란 플라스틱 물조리개를 다니는 길에 놔두었다.'
'음하하하'

오이는 신경질을 온 사방에 내뿜으며 꽃분홍색 커다란 플라스틱 물조리개를
들었다 놨다 반복하며 이리저리 휘두른다.
다니는 좁은 길을 대부분을 차지하는 덩치인지라 움직이는게 쉽지 않으리라.


@ 날 깨문 오이, 고생 좀 해랍.!


"진정한 사랑은 모든 열정이 타고 없어졌을 때 그때 남은 감정이다. "

                               - 영화 '코렐리의 만돌린' 중에서       
                                                      0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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