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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litary ] in KIDS
글 쓴 이(By): Asteau (언젠간학생맧)
날 짜 (Date): 1998년01월21일(수) 13시17분45초 ROK
제 목(Title): 뭇솔리니 구출작전 23 - (3)


마침내 이탈리아의 항복이 발표된 닷새뒤인 9월12일의 이른 아침, 13대우 비행기와 
12대의 글라이더가 로마 근교의 비행장을 이륙했다.
누가 그 광경을 보았다면 영락없이 이 비행기들이 연합군과 독일군이 치열한 
격전을 치르고 있는 남부 이탈리아의 살레르노 전선으로 투입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이 비행기들이 향하는 방향은 그 반대쪽 - 북 이탈리아의 아펜니노 
산맥이었다.
이들 비행대가 몬테코르노에 도착한 것은 그날 오후 2시경이었고, 맨 선두 
글라이더에 탑승하고 있던 스코르체니는 온 신경을 곤두 세우고 눈 아래에 펼쳐진 
지형을 살피고 있었다.
곧 멀리 발 아래에 까만점 모양의 건물이 나타났고, 점차 하강해 갈수록 그것이 
바로 문제의 호텔 건물이라는 사실이 뚜렸해지자 스코르체니는 글라이드의 예항 
케이블을 이탈시킬 것을 지시했다.
글라이더가 기우뚱거리며 지면을 향해 서서히 하강하면서 고도가 140m정도로 
낮아지자 호텔문을 드나드는 개미떼같은 사람들의 형체가 보였고, 그 순간 
스코르체니는 공포와 경악으로 두눈을 부릅떴다.
자신들이 이미 수십번도 넘게 머릿속에 새겨둔 항공사진에 의하면 호텔앞에는 
꽤넓은 풀밭이 있고, 그는 영락없이 그곳을 양을 치는 목장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눈앞에 다가온 그것은 목장이 아니라 급경사로 이루어진 스키장이었던 
것이다!
지면의 덤불, 빛바래 잡초, 울퉁불퉁한 바위들이 빠른 속도로 눈앞으로 닥쳐들자 
글라이더의 조종사는 급히 조종간을 잡아채어 기수를 들어 올렸고, 글라이더에 
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몸이 뒤쪽으로 쏠렸다.
착륙거리를 줄이기 위해 글라이더의 강철 스키에 감아두었던 철조망이 지면의 
돌멩이들을 핥으면서 툭툭 끊겨 나갔고, 글라이더는 경련을 이으키듯 요동을 치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리고 '기전'이 일어났다.
7~8대의 글라이더가 요란한 기세로 스키장의 비탈길을 굴러 내려갔지만, 
스코르체니가 타고 있던 1번기는 실로 손바닥만한 호텔앞의 공터에 착륙하여, 
테라스에서 20m도 채 안되는 지점에서 딱 멈추어 선 것이다.
MP-40 기관단총을 한손에 움켜쥔 스코르체니가 가장 먼저 글라이더에서 뛰어 
내려가며 외쳤다.
"돌격!"

"제발 쏘지 마시요"
베니토 뭇솔니리는 그랑삿소 호텔2호실의 창가에 앉아 망연히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연합군에 항복한 바도글리오 정권이 그 자신을 연합군에게 '선물'로 내어줄 
것이라는 얘기가 끊임없이 나돌았고, 어쩌면 이제 이용가치조자 없어진 자신을 
쥐도새도 모르게 저형해 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거기에다 그동안 자신이 이끄는 파시스트당으로부터 무진 박해를 당했던 
이탈리아의 반 파시스트 세력들과 공산당도 자신의 목숨을 노릴 것이다.
뭇솔리니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바깥이 소란스러워졌다.
모종의 돌발사태가 벌어졌음을 직감한 그때 검은 십자가를 그려넣은 한대의 
글라이더가 빠른 속도로 그의 눈앞을 가로질러 가는 것이 보였다.
스코르체니가 호텔 현관을 박차고 뛰어든 것과, 3층에서 낮잠을 즐기고 있는 로마 
경시청의 '주세페구엘리' 총경이 계단을 달려 내려온 것은 거의 동시였다.
나무계단에서 구둣발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고, 경비견 세퍼트들이 요란하게 
짖어댔다.
람케여단의 일원으로 아프리카 전선에서 싸웠던 역전의 고참 하사관 '오토 
슈베르트' 중사가 신형자동소총 FG 42를 꽉 움켜쥐고 스코르체니의 뒤에 따라 
붙었고, 그때 열려진 어느 방문을 통해 한명의 이탈리아 경비병이 허둥지둥 
무전기를 조작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슈베르트가 소총의 개머리로 그를 후려 갈겼고, 그때 주세페 총경이 달려내려오며 
절규하듯 부르짖었다.
"쏘지 마시요, 항복하겠소! 제발 쏘지 마시요"

스코프체니는 그를 힐끗 바라보면서 말없이 무전기를 향해 MP-40의 방아쇠를 
당겼고, 외부세계와 이 산중의 호텔을 이어주고 있던 유일한 통신수단은 완전히 
끊어졌다.
그때서야 앞다투어 방문이 열리며 제복조차 제대로 걸치지 않은 이탈리아 
경비병들이 달려 나왔다.
그들의 행색은 어디로 보나 중죄인을 감시중인 사람들이라기보다는 이 산중의 
휴양지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관광객에 훨씬 더 가까와 보였다.
스코르체니는 그들의 존재를 아예 무시하고 가관단총의 총뿌리로 그들을 헤져가며 
2층계단을 달려 올라갔고, 뒤이어 달려온 다른 공수병들과 슈베르트가 그 뒷정리를 
맡았다.
"손들엇! 모두 무기를 버리고 벼이 붙어서!"

주세페 총경이 받고 있던 명령은 만일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 즉시 뭇솔리니를 
사살하라는 것이었지만, 그는 이미 망해버린 정부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 생각 때위는 손톱만큼도 없었다. 총경과 그의 부하들은 얌전히 두손은 
머리위에 얹고, 이 불청객들이 뭇솔리니를 데리고 떠날때까지 잠자코 기다리기로 
마음 먹었다.
201호실의 방문을 박차고 달려들어간 스코르체니가 발견한 것은 1941년, 비행기 
사고로 죽은 아들 '브루니'의 사진옆에 망연 자실한 표정으로 서있는 뭇솔리니였다.

"두체각하"
그 특유의 대머리로 인해 단숨에 뭇솔리니를 알아본 스코르체니가 입을 열었다.
"히틀러 총통의 명령에 의하여 각하를 모시러 왔습니다."

거제야 정신이 든 뭇솔리니는 이 거구의 사나이를 꽉 껴안으며 말했다.
"고맙네, 나는 친구 아돌프가 나를 버리지 않을 것을 믿고 있었네"

호텔 습격에 맞추어 다른 일단의 강바형들은 산밑의 케이블카 승강장을 점령했다.
그곳을 지키고 있던 이탈리아 경찰들이 너무나도 싱겁데 항복해 버린 결과였고, 그 
덕분에 산정의 특공대원들은 이제 깍아지른 산 비탈을 걸어 내려오지 않아도 
케이블카를 타고 철수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뭇솔리니과 같은 거물을 이제 적지가 되어버린 160km가 넘는 육로를 통해 
이동시킨다른 것은 너무나 위험했다.
스코르체니는 재빨리 결단을 내렸다.
간신히 착륙에 성공하여 호텔 앞 공터에 서 있는 슈토르히 정찰기에 그를 싣고 
로마까지 옮기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그 비행기의 조종사 '하인리히 게르라하' 중위는 펄쩍 뛰었다.
"안됩니다. 이 비행기는 원래 잘해야 2인승인데다, 착륙할 때 한쪽 바퀴마저 
파손된 상태입니다."

게다다 스코르체니는 체중이 거의 100킬로그람에 가까운 거인이 아닌가?
흐지만 스코리체니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P-38 권총을 조종사의 머리에 갖다 
대었다.
"중위, 여기서 그냥 죽겠는가? 목숨을 걸고 이륙을 시도해 보겠나?"

게르라하는 하는 수 없이 스키장의 가파른 내리막길을 다시한번 살펴 보았다. 울퉁 
불퉁한 돌은 강하병들이 대충 치워 놓았지만, 비행기가 이 비탈길을 끝까지 달려 
내려 갈때까지 충분한 양력을 엳을 수 없다면 아득한 저 아래의 계곡밑으로 
돌멩이처럼 떨어지고 말 것이다!
게다가 변덕스러운 북동풍은 비행기의 활주 방향 뒤쪽에서 불어오고 있었다. 
게르라하는 결연한 말투로 내 뱉았다.
"좋습니다. 타십시요. 하지만 우리셋 모두 곧장 지옥으로 직행해도 그건 제탓이 
아닙니다."

스코르체니가 먼저 지행기의 뒷자석 되쪽의 좁은 공간에다 간신히 자신의 거구를 
말어 넣었고, 산장 관리인의 다 헤어진 검은 외투를 걸친 뭇솔리니가 그 앞자리에 
앉았다.
비행기가 비탈길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하자 강하병들을 일제히 비행기를 행햐 
오른손을 쳐드는 로마식 경례를 보냈다.
"에비바 두체!"

그것은 '지도자 만세!'라는 이탈리아어인 동시에 자신감 넘친 승리의 함성이었다.
비행기가 가속도를 얻어 비탈길을 달려 내려가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졌다.
낭떠러지를 불과 5m 남짓 남겨 놓은 시점에서 게르라하는 조종간을 뒤쪽으로 힘껏 
잡아 당겼다.
하지만 기체는 위로 떠오르지 않았다 - 그리고 그대로 까마득한 벼랑 아래를 향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스코르체니의 입에서 나직한 비명 소리가 튀어나왔다. 하지만 뭇솔리니는 두눈을 
꼭 감은채 아무 말도 없었다.
그리고 게르라하는 역시 뛰어난 조종사였다. 그는 이빨을 악문채 조종간을 앞으로 
밀어 오히려 하강속도를 증가시켰다. 45도의 각도로 돌멩이처럼 낙하하고 있는 
비해기에 약간이라도 양력이 더 붙어 주길 기도하면서 - .
그리고 기체가 지면에 격돌하기 수초직전에, 다시 있는힘을 다해 주종간을 잡아 
당겼다. 순간 기체는 계곡 아래에 계곡 아래에 펼쳐진 포도농장의 넝쿨을 스치면서 
수평으로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경쾌한 엔진소리를 울리면 상승해갔다!
스코르체니와 게르라하의 입에서 가벼운 한숨소리가 나왔다.
죽은듯이 두눈을 감고 있던 뭇솔리니가 입을 열었다.
"성공할 줄 알았지. 난 당신들을 믿었소"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더 뭇솔리니 특유의 다변과 수다가 되살아났다. 그는 
마치 관광 안내인과 같은 말투로, 그곳에서 로마까지 비행하는 동안 발 아래에 
보이는 모든 지형에 대해 쉴새없이 설명을 해댔다.
"저기가 바로 아킬라요. 바로 저곳에서 내가 20년전에 수많은 군중을 상대로 
연설했었지. 그때는 내 연설에 감동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지..."

스코르체니와 게르라하는 이 희대의 독재재가 늘어놓는 과거의 추억을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이제 앞으로도 수십년간 사람들의 입에 희자될, 그리고 세계 특수전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그들의 일생일대의 임무가 끝난 것이다.
9월15일. 뭇솔리니는 독일 '라슈텐부르크'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히틀러가 직접 
마중을 나와 있었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두 둑재자의 재회는 사뭇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이쩌면 이때부터 이미 그들은 자신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암울한 종말과, 그 
거대한 역사의 흐름 앞에 단죄받기 위해 서있는 자신들의 공통적인 운명을 
예감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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