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litary ] in KIDS 글 쓴 이(By): MinKyu (김 민 규) 날 짜 (Date): 2004년 4월 9일 금요일 오전 12시 20분 13초 제 목(Title): Re: [질문] 2 차대전에서 독일... 제 개인적인 의견으론, 1차대전때 러시아의 패배가 독일이 소련을 과소평가했던 이유 중 하나라고 하는데, (또 하나는 핀란드 전쟁에서 소련의 삽질) 실제로는 소련이 예전의 러시아와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군대의 '질'은 독일이 우월했지만, '양'적인 면에선 소련이 확실한 우위를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가령 42년에 독일이 전차 생산이 월 100대 정도일 때 소련은 1000대씩 찍어냈고, 전차 성능도 소련 것이 우월했다고 합니다. 독일의 5,6호 전차가 나오면서 성능의 열세는 극복했지만, 여전히 양산 능력은 크게 차이가 났고요. 다만 소련은 전력의 '균형' 면에서 (가령 트럭, 짚 같은 차량 생산 능력이 부족해서 주로 미국에 의존) 문제가 있었지만, 미국의 지원이 본격화된 43년 이전에 이미 초반의 대패를 극복하고 독일의 공격을 막아내고 스탈린그라드에서 반격에 성공했습니다. 반면에 독일은 이미 41년 겨울 이후에 병력 부족으로 일부 사단을 감소 편성하기도 하고, 스탈린그라드에서도 전선 유지를 위해 이태리, 헝가리, 루마니아 등의 2급 군대에 의존하다가 크게 당했는데, 이것이 이미 독일이 능력의 한계에 도달하고 있었다는 한가지 예가 될 수 있겠지요. 또 작전 이나 전술상의 독일의 우위도 점점 흐려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소련도 처음에는 계속 당하기만 하다가 독일 전술을 모방하기도 하고 여러번의 실패로부터 배우기도 해서 43,44년에는 독일의 '질적' 우세가 이미 어느정도 상쇄되고 있었다고 합니다. 독일이 미.영과 대결이 없었다 하더라도 스탈린그라드 이후에 소련을 굴복시키기는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쿠르스크 전투를 보더라도 이미 작전기도를 간파당했고 이태리 전선때문에 작전을 중지하기 전부터 매우 독일에게 힘든 상태였다고 하니까요. 설사 그 전투에서 이겼다 하더라도 전투 손실에서 회복하는 것은 소련이 훨씬 빨랐기 때문에 전쟁을 더 길게 끌고 갈 수는 있었을지 모르지만, 뒤집지는 못했을 것 같습니다. 그후 소련의 반격에 미.영의 물자 지원 및 서부 전선이 분명히 도움이 되었겠지만, 설사 그런 것들이 없었다 하더라도 독일이 다시 전세를 뒤집을 능력은 없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무승부로 끝날 수는 있어도 독일이 이길 수는 없었을 것 같고요, 독일이 소련에게 이기려면 41년에 승부가 났어야 하는데, 그때의 전개과정을 봐도 독일이 41년에 소련을 굴북시키기는 어려웠을 것 같고 따라서 애당초 독일에게 승산이 적은 전쟁이었다는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