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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veNfriendship ] in KIDS
글 쓴 이(By): Convex (안 돌매다)
날 짜 (Date): 1994년10월05일(수) 08시30분26초 KDT
제 목(Title): (파리)애마 영화에 얽힌 이야기.


작가의 마을 수필란에서 보니...
누군가 파리애마라는 명칭을 쓰기 시작했다. 다시금 그 "애마"라는
단어는 어느듯 영상화되어 나의 사고영역을 침범하고 마구 유린하고
나갔다. "애마뉴엘 부인"이라는 실비아 크리스텔 주연의 야한영화를
본딴 것임에 틀림이 없는 제목이었으며 말타는 장면을 간판에 그려놓았으나
실제 영화내용에서 말타는 애마 안소영의 모습은 본 기억이 안나는 것 같다.
그 영화가 화제작이 되던 때, 이대안에서 "김애마" 동상인지 흉상인지
있는 것을 보고는 여자애와 DG버지게 웃던 기억이 난다.:)

4번째 작품 파리애마는 정말 우연하게 보게된 영화였다.
한 대학동기가 있었다. 미녀삼총사의 사브리나(케이트 잭슨 분)를
닮았다고 해서 한 때 사브리나라는 별명도 있었고 내가 보기엔
"Cheers"에 나왔던 셜리 롱을 더 닮았던 것 같다.
잠시 방학을 맞아 데이트도중
"야 심심한데 영화나 보러가자"라는 나의 제의에 그러자고 했고
나는 곧장 전화박스에 달려가 전화번호부를 뒤적거리며 영화관 3군데를
걸었다. 곧 3군데서 하는 영화제목을 외운다음 다시 공중전화박스를
나왔다. 한군데서는 첩보영화였고 나머지가 파리애마. 그리고 또다른 나머지 하나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첩보영화를 보고싶다는 그녀말에 나는 그러자고 했고
택시를 타고 그 극장앞에 갔더니 웬걸 "파리애마"라는 간판이 보이는거다.
난 적잖이 당황했었고 "다른데로 갈래?"그랬더니, "에이 그냥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봐" 그러는거다. 아마 내가 극장순서를 외우다가 바꾸었나보다.
그러니깐 A극장 B극장 C극장 이렇게 순서를 외우고 A'영화 B'영화 C'영화
이렇게 외우고 나오다가 갑자기 B A C    A' B' C' 순서로 착각하게 된게
틀림없었다. '호호 너 고의로 그런거 다 알어'라는 눈빛의 애매한
웃음. 난 정말이지 해명하고 싶었다.

우리는 그 근처 분식집에서 우동과 김밥으로 허기를 때운다음 영화관에
들어섰다. 표받는 아가씨의 따가운 눈총.. 그리고 왜그리 남자끼리 혹은 여자끼리
온 손님들이 많던지 약간 거북했다. 그 때도 애국가는 있었고 대한뉴스가 있었다.
하나도 눈/귀에 들어오질 않았다. 어떻게 하면 그녀가 날 이상하고 엉큼한
녀석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끙끙거리며 봐야만 했다.

이상했던 장면은 분명히 파리가 무대인데도 영어로 말하는 장면이었다. :)
염해리라는 여주인공은 그런대로 매력적이었고 그의 전남편 역이었던
현석은 요즘 유행하는 말꼬랑지 머리를 하고 나왔었다. 외국여자와
동거하는 위치로. 

진지하게 영화를 보던 그 아이의 옆모습을 보면서 다시 스크린속에 나오는
낮뜨거운 장면을 보아야만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대학다닐 때 갔었던
프랑스 문화원 영화중 한 장면-- 여성의 음모까지 나오고 오르가즘에 다다른
여주인공의 숨넘어가는 소리-- 이 오버랩 되며 보였었다. 그 때의 그 아이의
표정도 그랬었다.

나중에 다보고 소감을 묻는 나에게 "의외로 분위기가 좋은 영화네.."
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또 묘한 미소를 흘려보냈다.

우리는 다시 집 근처 난다랑에 가서 신나게 수다를 떨었다.
그러던 중 "너 일부러 그랬지? 그치?" 하는 말에 다시 나는 아니라고
부정하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도 내가 일부러 그랬다고 믿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하여간 그거 아니라고 하는데 진땀을 빼야만 했다. 

그녀를 바래다 주며 가로등이 꺼져있는 컴컴한 골목길을 지나야했다.
와락 껴안아버리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아파트까지 갔다.
손한번 잡아본 적이 없는 사이. 하지만 눈을 가린다거나 꼬집거나
등을 때리거나 옆구리를 팔꿈치로 퍽퍽 때리거나 해도
재미있는 사이였다. 나는 그녀의 긴 머리카락 잡아당기는 것을 
좋아하였다. 그녀도 가만 놔두었다. 우리는 언제나 악수를 하고 헤어졌는데
그날은 머리까지 쓰다듬어주었다. 손가락을 벌려서 머리카락 깊숙히..
그녀는 잠시 눈을 감았고 약간 부르르 떠는 것을 느꼈다. 

그 순간 나는 입맞춤을 하는게 교과서적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그리곤 손에 있던 그녀의 손을 놔주려고 힘을 빼는데
다시 그녀의 손에서 힘을 꽉주어 내가 손을 놓지 못하게 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게 일분동안 잡고 있었다. 나는 다시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그녀의 귓가에 대고 뭐라고 속삭였는데 그건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 :)
그 때 실행에 옮기지 않았던 것이 아직까지 친구로 남아있게 했던 것 같다.
왜 그러지 않았을까? 아마 나는 일부러 그렇게 야한 영화를 보러간게
아니었다라는 것을 심어줄 필요가 있었으니까 깨끗한 척--사실 깨끗한 것의 기준은 
모르지만--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 다시 하라면 하는 쪽을 택했겠지만 안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한번 가보지 않았던 길이 궁금하듯이.. 마치 모 코미디 프로의 
"인생극장"처럼..:) 

--,--`-<@  매일 그대와 아침햇살 받으며 매일 그대와 눈을 뜨고파.. 잠이 들고파..
 Playing with KIDS is better than Nothing.                             \|||/
 Nothing is better than making love with a fabulous girl.             @|~|~|@
 So playing with KIDS is better than making love with a fabulous girl.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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