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Nfriend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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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veNfriendship ] in KIDS
글 쓴 이(By): julie (누굴까요)
날 짜 (Date): 1994년08월08일(월) 00시26분41초 KDT
제 목(Title): 나의 친구의 이야기...



  자주 loveN....보드를 읽는데... 나로서는 조금 안타까운 면이 있다.
  글쎄...뭐라고 할까... 순진한 사랑의 이야기를 나는 이 보드에서 접해 본
  일이 없는 것 같아서... 내 친구의 이야기를 올려 볼까한다...
     (이러다가 친구에게 혼나는 것이나 아닐까...)

  나에게는 아주 귀여운 친구가 있다. 너무 너무 순진하고 예쁜 아이...
  그런데 요즘 그 친구가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물론 '사랑'
  이라는 것....

  그 친구는 대학에 들어 와서 부터 지난 학기 까지 한 사람만을 사귀었다.
  같은 과 선배... 그애 말로는 
   "만나면 편안하고, 안 보이면 걱정되고, 절대로 잃을 수 없을 사람" 이라나...
  옆에서 2년을 지켜 봤지만, 정말 그들은 이시대의 '천연 기념물'이었다.

  언제였나... 그 친구가 아침부터 나를 라운지로 끌고 가서 상기된 얼굴로 이야기 
  한다. "나 그 선배랑 어제.....:) " 1시간 동안 찻집에 앉아 있으면서, 그리고
  함께 지하철 역에 내려오면서 그들은 내내 토닥토닥 거렸다나... 누구 손이 더
  큰가하고... 내 친구는 당연히 자기 손이 더 작다고 했고, 그래서 자기 바인더를
  선배가 들어줘야한다고 했단다. 그 선배는 '아니야, 내 손이 더 작아.' 했고...
  결국은 손을 대보기로 했는데... 내미는 그 선배의 손이 덜덜 떨렸다나...

  기가막힐 정도였다. 이건 하나의 작은 예일 뿐, 그들의 사귐은 너무나 유치, 
  아니 순진하기 짝이 없었다.
  어쩌다가 친구들이 그 애를 둘러싸고, "너.... 그선배랑 어디까지 갔어.."
  그러면, 얼굴이 새 빨개지면서.... "그게 무슨 말이야...." 할뿐...
  2년 정도를 사귀면서 그 지하철 사건에서 손을 대 본 것이 전부일뿐, 손도
  한번 안 잡아 보았다면...요즘 세상에 누가 믿을까....
  
  하지만, 그들을 지켜본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들이 서로를 너무나 너무나
  아끼고 있다는 사실을.... 그것을 내가 글로 옮긴다는 사실 자체가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다. 정말로 정말로 그들은
  "보면 더할 수 없이 편하고, 안보이면 하늘이 무너질 듯 걱정되고, 
   서로를 절대로 잃을 수 없어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한번도 서로를 
  사랑한다고 남에게도 (그애 말로는 서로가 그런 것을 확인하고자 한 적도 
  확인한 적도 없다고 한다.) 드러내거나 하는 행동은 하지 않았지만, 
  함께 있을 때의 그들의 표정, 말, 행동이 그것을 여실히 증명해주는 커플
  이었다.

  그런 그들이 헤.어.지.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내 친구, 그녀 자신도
  그것이 아직 믿기지 않는다고 한다. 

  애초에 처해 있는 상황이 너무 달랐다. 내 친구는 공부를 더 하겠다고, 공부를
  더 하기 전까지는 절대 다른 생각은 않겠다고 마음 먹은 아이였고, 남자는
  곧 결혼을 해야할 처지... 그리고 그 남자가 처해있는 몇가지 특수한 상황...

  작년 겨울, 그 남자는 몇가지 자기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선택을 내려야만
  했다고 한다. 자기의 선택 여하에 따라서, 부자지간의 인연까지 끊어질
  지도 모르는 그런 중요한 선택을....그런 상황에서 그들 사이에 작은 오해가
  생겼고, 내 친구는 그 남자의 그런 상황을 모르는채, 당분간 만나지 않도
  록하자고 말을 한 것이다.

  그녀의 그 말을 그 남자는 이렇게 받아들였다고 한다.
   " 난 당신의 상황을 감당해낼 자신이 없어요... 아직 정확히 어떤 상황인
    지는 모르지만, 난 두려워요... 우리 만나지 말아요...."
  사실, 그녀는 그 작은 오해때문에.... 그 남자가 사과하기를 바라면서 그런
  말을 한 것이었다고 한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그 남자의 주변 사람이
  그 남자 주변의 이야기를 내 친구에게 해 줌으로써 그녀의 오해는 풀렸고
  그들은 다시 만났다. 그러나 그녀는 아직 그 남자가 처한 상황이 어떠한 
  것인지는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날 둘은 영화를 보러갔다. 영화를 보고, 그 남자가 말했다.
  "나.. 요즘 어떤 사람을 아주 좋아한다. 그 사람이 원한다면, 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을 다 정리하고, 공부만 할 수도 있어...
    그 사람이 원하기만 하면..."
  물론 그 남자가 말한 "그녀"는 나의 친구였고, 그 남자는 그녀의 말에 따라
  모든 것을 결정하기로 했던 것이다.

  그 남자가 처한 상황을 정확히 몰랐던 나의 친구.... 그애는 아무리 그 남자
  가 그렇게 말한다고 해도... 그것은 너무 힘들어서 푸념을 하는 것 뿐이고..
  자기가 아무리 그 남자를 좋아한다고 해도, 그 남자가 하는 일에 간섭하거나
  그 남자가 원하는 길이 그녀로서 같이 가기 힘든 길이라고 해도 막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힘들어서 하는 푸념일 뿐이겠지...'
  그녀는 그날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상황 묘사가 너무 비약적이어서, 이해가 힘들 수도 있겠다.
  즉 어떻게 된 상황이냐하면, 
   그 남자는 그 남자의 주변 사람을 통해 그녀가 그의 상황을 거의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사실 그녀는 그 주변 사람으로 부터 막연한
  이야기만 들은 상태 즉 그 겨울의 오해가 풀릴 정도의 이야기만 들은 상태
  였던 것이다. 그 남자는 대답을 원하고, 그 대답에 따라 자신의 앞길을 
   결정하고자 하는 상태였고, 그녀는 그것을 모르는채 또 힘들어서 푸념하는
  것이겠거니.... 한 것이다.

  대답하지 않고 "요즘.... 많이 힘들어요...?"하고 웃어주기만 하는 그녀를
  그 남자가 거절의 뜻으로 받아들인 것은 당연했고....
  그래서 그들은 끝.장.이.난.것.이.다.....
  그 남자는 떠나고 말았다...나중에야, 여름이 다 돼서야 혼자 남은 내 친구
   는 모든 것을 알게되었고.... 

  그녀가 한 말이 있다.
   " 옆에 있을 때는 몰랐어... 내가 그렇게 해주고 싶은 것이 많았는지...
    옆에 있을 때는 생일도 그럴듯라게 챙겨주지 않는 것이 섭섭했고...
    남들은 선물이네, 여행이네 둘만 붙어다니는 시간도 많은데 그는 그렇지
   못한 것이 야속하기만 했고.... 난 주기보다 받고 싶어했어... 옆에 있을땐..

   근데... 그가 없으니까... 왜 이렇게 주지 못한 것이 맺히는 걸까...
   그가 그렇게 힘이 내가 옆에서 학점얘기나 하면서 짜증내고, 밤새 숙제한
   이야기나 했다니.... 아트박스도 못 들어가겠어... 그에게 주고 싶은 것만
   보여... 이것도 저것도...다 그에게 선물했다면...하는 생각만...
    난 정말 어리석은 아이야...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고 이렇게 그를 
    보냈다니... 그가 그렇게 힘들어할때...손이라도 잡아주었으면..."
  그들은, 아니 떠난 그의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으니 그는 접어두고라도, 
  적어도 그녀는 정말로 그를 사랑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제 내가 걱정하는 것은 그렇게 순수하고 착하기만 한 나의 친구가 과연
  잘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앞으로 다른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인가.... 그 남자는 2년동안 정말 곱게 내 친구를 지켜주었던 것 같다.
  내 친구는 아직도 신입생 같이, 순진하고 착하기만 한데... 요즘 아이 같지
  않은 그녀가 앞으로 사람들을 제대로 사귈 수 있을까....
  이 보드에서 몇몇 글들을 읽을 때, 더욱 그녀가 걱정된다. 그 친구는 이런
  이야기를 읽어도 '춘향전'같은 소설이나 되는 듯이 신기하게만 읽을텐데...

  모르겠다... 그 친구가 잘못되고, 다른 모든 사람이 정상인지 아니면 그 친구
  만 정상이고 다른 모든 사람이 정신이 없는 것인지....

  

   다만...부디... 그녀의 순수함과 티없는 미소가 영원히 깨지지를 바랄 뿐이다.

   부질없는 생각일 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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