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oveNfriendship ] in KIDS 글 쓴 이(By): bubble () 날 짜 (Date): 1994년05월28일(토) 02시20분01초 KDT 제 목(Title): :) 오래간만에 뽀그리가 올리는 글..:) 오늘..아니 어제는 친구를 만나서 술을 먹었다. 5년전 그친구와의 작다면 작은 소동이 생각난다. 그리고 대학3학년때의 '그녀' 생각이... ... 대학 3학년 말에 미팅으로 만난 여자가 있다. 그해 겨울 방학과 다음해 봄은 여느 커플의 스토리와 같았다. 먼저, 아무 생각없이 남자쪽에서 대쉬하고, 여자는 못이기는 척 따라오고,.. 4학년 초여름에 그러한 사이가 깨어졌다. 나는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어떤 남자와 저울질 당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진학 문제가 걸려 있었기 때문에 나는 차라리 잘 되었다는 마음으로 도서관에 처박혀 있을 수 있었으며 결국, 진학 시험을 친 후 그녀와 다시 만나게 되었다. 아직, 저울질이 끝나지 않았나 보다. 시험 합격발표가 난 후의 어느 날 이었다. 그녀와 술을 마시다 늦은 시간이 되었기 때문에 늘 그렇듯이 그녀집까지 바래다 주는 중이었다. 그녀가 갑자기 하는말, "자기, 나 오늘 자기와 함께 있고싶어.." 그땐 왜그렇게 당혹하던지... 난 "안돼. 집에 들어가."... 그녀는 갑자기 쭈그려 앉으며 우는 것이었다. "나 어떻해. 난 자기와 '그사람'이 둘다 좋아졌어. 날 놓치고 싶지 않으면 오늘 함께 있어줘.. 안그러면 난 내일 '그사람'에게 떠나갈꺼야." 내가 해 줄수 있는 것이라고는 가슴으로 안아주는 것뿐이었다. "그럼 안돼. 들어가서 자..." 그때도 그랬다. 사실, 서서히 그녀에 대한 마음이 식어갈 때였으며 나 자신 책임질 수 없는 일은 하기 싫었기 때문이었다. "응..... 그래.. 알았어. " 결국, 그녀의 집까지 대려다 준 뒤 돌아오면서 왜그렇게 기분이 찹찹하던지.. 그일이 있은 얼마후 그녀는 '그사람'을 선택해서 떠나갔다. 나는 그녀에게 "그래. '그사람'이 더 좋다면 난 네가 떠나는것을 막지는 않겠어. '그사람'에게 잘해줘... 그리고, 혹 네가 나중에라도 나에게 돌아오려 한다면 그땐 내가 싫다고 말해줄꺼야. 알겠지? "라고 당부했다. 외면으로 보면 내가 실연당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내가 그녀를 찬것인 셈이다. 이야기가 여기서 끝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후로도 아주 가끔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으며 그녀의 힘없는 목소리 속에서 '그사람'과의 일이 잘 되지 않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야기를 들어주는것외에 내가 해 줄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작년 어느 한 휴일날, 근 1년만에 그녀와 다시 만났다. 그동안 계속 사귀어온 것 처럼 유원지에서 하루를 보내었다. 깔깔 웃으며, 손을 잡고 걸었다. 마치 바로 전날까지 그랬던것마냥... 하루해가 진 후 저녁을 먹을 때 그녀는 나에게 말했다. "나, 할말있어." "뭐니? 어서 해. 이제 가야할 시간이잖아?" 그러나, 멈칫, 멈칫, 말을 하지 못한다. "어서....응?" 결국, 그녀는 말하지 못했지만 난 알수 있었다. 무슨 말을 하려 하는지.. 역 근처에서 결국 그녀는 울먹이며... "우리, 결혼할래?" 얼마나 힘든 말이었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러나, 난 ... "아냐... 전에 말했잖아. 네가 다시 돌아와도 난 싫다고 말해줄것이라고.. 싫어...그리고 앞으로 네가 또 물어오더라도 난 싫다고 대답할거야." 그녀는 울며 갔다. 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미 난 그녀를 사랑하지 않고 있었으며...아니, 4학년 여름에 이미 난 그녀를 사랑하지 않고 있었다. 그랬다. 난 알고 있었다.... ... 오늘, 아니 자정이 지났으니 어제, 대학 2학년때 철없이 대쉬했던 여자애랑 술을 마셨다. 5년이라는 시간과 그에 상응하는 일이 벌어진 지금, 이애와는 아주 좋은 친구로 남아 있게 되었다. .... 사랑은 상대가 나를 어떻게 여기는지를 아는것이 아니라 내가 상대를 어떻게 여기는지 확실히 인식하는데 있다... 결국, 모든것은 나 자신만의 문제이다. 나 자신만의 고민이다. 나 자신만의 결심이다. 나 자신만의 선택이다. 나 자신만의 아픔이다.... 잘나가구 막가다가 갈때까지 가서 영 맛이 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뽀그리.. PS) 처음엔 anonymous에 올리려고 타이핑을 시작한 글이지만 결국 이렇게 이곳에 올리게 되는군요. 저는 지금도 가끔 생각에 잠긴답니다.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것이 아무것도 없다는것..그리고, "아니"라고 말해주었던것이 내가 그녀에게 해줄 수 있었던 최선의 대답이었다는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