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oveNfriendship ] in KIDS 글 쓴 이(By): ilusion (�쪘�상��) 날 짜 (Date): 1995년08월31일(목) 15시17분31초 KDT 제 목(Title): 나의 바하 3/5 9. 어둠속에 눈이 익자 들어오는 하나의 검은 덩어리가 있었 다. 바위사이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너무도 작은 추위로 웅 크러들은 누군가. 무엇때문인지 멈짓할수밖에 없는 발걸음 속에서, 가만히 서있었다. 보지않아도 알수있는 그녀의 독 특한 우수가 품어져나오는, 뒷모습을 쳐다보며, 고개를 들 어 달빛속에 반사되어 깨어지는 파도를 보았고, 깨어지는 파도속에서 흔들거리는 별을 보았다. 무엇이 나를 이리도 속쓰리게 하는가. 하나가 지고 둘이 지고 그리고 모든게 사 라져버린다. 그녀와 걸었던 대도시의 보라색 네온빛이 보인 다. 바위에 무서운 속도로 부닥치는 거친 파도의 포성속에 서 물거품들이 날개를 달고 날아오른다. 아... 춥다. 하나 둘 셋...백 천 만의 물거품들이 나에게로 온다. 얼굴에 와 닫을때의 깨어져버리는 물방울들의 찬 독기가 느껴진다. 이빨이 덜덜 떨리는 이추위속에서 무엇을 기다리는걸까. 달 이 수면위에서 뜨는걸 알고있단말인가. 가만히 다가가 옆에 앉았다. 조용히... 파도소리는 말이 필요없기에. 10. 검은 하늘을 가르며 하얀화살이 날았다. 파도를 삼키는 소 리와 함께 번개가 쳤다. 한겨울밤 달빛조차 없는 바닷가에 앉아서 거대한 파도의 흰거품과 그녀의 새파랗게 질닌 얼굴 이 번개와 함께 스쳐지나간다. 무얼 기다리는 걸까. 내가 기다리는것이 너가 기다리는것과 같은것일까. 기다림을 위 한 기다림이 아니라, 너를 위한 기다림이었다면. 그러나 기다림이 가져다준것은 송곳같이 차가운 겨울비였 다. 싸락눈과 함께 내리는 이상한 물질이었다. "그래, 그만 가자. 감기걸리겠다." 회한과 아픔을 파도에 흘려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녀의 얼음장같은 거친 입술에 입맞춤을 했다. 돌아오는길에 그녀는 앓기 시작했다. 이마의 열이 대단했다. 도대체 그 추운 바닷가에서 몇시간을 기다렸던것일까. 나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기위해서 더욱 아픈것일까. 아니면 그녀자신의 고통을 나에게 부담시키고 싶은것일까. 그녀의 신음소리만 큼이나 착찹하게 흐르는 내심장의 눈물... 넌 도대체 무얼 원하는것이지? 나의 떠난 마음을 잡으려 해도 잡을수 없다 는걸 잊어버린듯, 아니 기억하고 싶지않은듯한 이 행동들을 말이야. 아마도 침대머리맡에서 깜박 잠이들었나보다. 그녀는 자고 있었다. 이마를 만져보니 열이 많이 내렸다. 악몽을 꾸는지 신음소리를 냈다.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 따뜻한 손이 나 의 파충류와도 같이 찬손에 열기를 전해준다. 파충류의 눈 을 가진, 파충류의 머리로, 파충류의 심장을 가지고 기어다 니는 미지. 벌써 아침이 오려한다. 언제인가 싶은 파도소리를 멀리한채. 11. 책상위에 아무렇게나 놓여진 그녀의 손가방을 만지작거렸 다. 시계는 아침 10시를 가르키는데 계속 그녀는 자고있다. 글쎄, 약간의 어두컴컴한 죄의식이랄까 은근 슬쩍 가슴이 찔리는지 그녀쪽을 힐끗 쳐다보았다. 연보라색 립스틱의 뚜 껑이 무척 귀엽군. 조심스럽게 립스틱의 뚜껑을 돌리자 아 름답게 반짝거리는 연보라색 이 나왔다. 내입술에 한번 칠 해볼까. 자그마한 손거울을 보며 윗입술에 약간 칠해보았 다. 아... 바로 이색이군. 그녀 입술위의 색이. 다시 조심 스럽게 뚜껑을 닿고 제자리를 찾아 원상태로 놔뒀다. 손수 건이 한장. 향수병이 하나. '아이리시' 난 모르는 향수군. 왼손에 한방울 떨어트렸다. 진한 장미꽃과도 같은 향기가 품어져나왔다. 그녀의 체취 그녀의 흔적이었다. 여자들은 별걸 다가지고 다니는군. 볼펜이 한자루, 까만 지갑이 하 나. 오십불 짜리 하나, 이십불짜리 하나 십불짜리 하나 이 불짜리 세개. 그리고 동전들... 크레딧 카드가 몇개. 자동 차 면허증.. 면허증의 사진이 너무 어려보여 그녀같지가 않 았다. 학생증. 도서관 카드. 병원카드. 앙증맞게생긴 열쇠 고리에 달린 자동차 키와 아파트열쇠 편지함열쇠 그리고 하 나는 알수없는 열쇠. 은행이름이 새겨진 열쇠인거보니 틀림 없이 은행 시큐리티 디파짓열쇠같았다. 밤색전화번호부에 적힌 무수한 이름들. 바하의 이름은 이많은 이름들중 어디 적혀있을까. 여기있 군. 맨뒷장에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 내 생년월일, 이메일 어드레스가 국민학생같은 필체로 적혀있었다. 나역시 이많 은 이름들중의 하나의 먼지같은 존재일까. 글쎄, 아마도 그 녀에겐 가장 중요한 이름일지도... 하지만, 편한게 편한거 고 좋은게 좋은거지. 그녀와 다른 남자와의 일은 나랑은 상 관이 없으니까. 정말 상관이 없는걸까. 가슴한구석에 약간 은 솟아나려는 유치한 질투의 감정을 억눌러버렸다. 나와 그녀사이의 순간만이 나의 세계니까. 핸드백의 한구석에 약간은 구겨지고 손때묻은 헤르만헤세의 Narcissus and Goldmund가 나왔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지금은 거의 잊혀져버린 아련한 이야기들. 전혀다른 감정과 이성을 대변하는 두남자가 나오던 내 십대 사춘기의 어느한 때가 떠올랐다. 고등학교 수업시간이었던가. 영어책뒤에 이 책을 숨기고 본적이있었지. 다들, 대학이라는 또다른이름의 정신병원에 입원하기위해서 영어단어를 외우던때 나는 환상 속에 빠져 영웅들이 펼치는 여행에 빠졌었지. 그랬던가. 그 렇게 오래된것인가. 벌써 십년의 세월이구나. 십년의 젊음을 보낸뒤끝의 회상이 란게 겨우 여자의 핸드백을 값싼 호기심으로 뒤지며 어렸을 적 이상과 가슴뛰는 희망의 호홉으로 보았던 바이블같이 여 기던 책을 다시접한다는건 또다른 죄악이었다. 나의 이상과 꿈과 희망에 대한 무책임한 죄악이지. 이제는 잃어버린 들 추고싶지않은 꿈많던 시절의 금단의 선을 넘어버린거지. 왜 그녀는 아직도 이책을 가지고 있는것일까. 창문을 열었다. 또다른 희망과 이상이라는 이름의 차가운 바람이 허파를 적 셔 버렸다. 12. 해는 어느덧 창을 뚫고 들어와 그림자를 만든다. 그리고 눈 부신지, 그녀의 잠깨는 기척이 들린다. 의자에 깊숙히 몸을 앉히고 팔장을 끼고 물끄러미 그녀를 쳐다본다. 왼손으로 햇빛을 가리려는 행동은 곧 손가락사이로 빠지는 노란색 햇 볕으로 헛수고임을 안다. 눈을 부비며 옆으로 나를 쳐다본 다. 여기가 어디인지 알수없다는 어리둥절함이 두눈에 가득 한채 그럼에도 기분좋다는 그런 표정을 간직한채. "나 물한컵만 가져다줘." 사기잔을 씻어 차디찬 물에 약간의 레몬주스를 넣어서 가져 다 주었다. 한모금 한모금 마시면서도 나에게서 시선을 때 어내지않는다. 끊어지지않는 시선말이다. 다마신 잔을 옆에 다가 내려놓는다. 자연스럽게 슬로우모션으로. 리모트 콘트 롤로 스테레오를 틀었다. 렌덤선곡으로 나오는 음악은 바하 의 무반주 첼로곡이었다. 이제는 너무들어서 살랑거리는 바 람소리처럼 들리는 한때는 내감정의 바닥까지 들어내놓을수 있던 강렬했던 음악. 강렬했던 감정처럼 사그러지는 불꽃처 럼... 음악을 깨고 그녀가 말했다. "바하, 넌 나를 사랑한는거니? 아니면 내가 가지고있는 다 른무엇을 사랑하는거니?" 지그시 나의 손을 쳐다보던 눈을 돌려 그녀를 뚫어버린다. 너는 지금 나에게 감히 사랑에 대해 묻고있는거니? 너 스스 로에게 묻는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지는 않았니? 사랑? 유치 한 관념의 유희를 시작하는거니? 너가 정말 원하는것이라 면. "난 시계를 사랑해. 지금 탁자에 놓여있는 조그마한 저 탁 상시계를 사랑해. 난 저시계를 너무도 사랑하기에 저시계는 특별한 이름이 있 지. 나만이 부를수있는 이름으로 불리워지는, 그리고 시계 가 원하는데로 불리워지는 그런 이름말이야. 잘봐. 얼마나 까만 탁상시계가 아름다운지. 노란 바늘이 보 이지않니? 일분에 한번씩 춤을 추지. 저기저 하얀바늘은 한 시간에 한번씩 춤을 춘단다. 열두개의 필라사이에서 까만 시계의 무도장에서 말이야. 저시계는 나의 얘인이야. 나의 친구이며, 나의 영원한 동반자이며, 나의 분신이지. 시계에 게 키스해. 그녀 빨간 바늘이 열두번째 필라에 다다를때 시계에게 키스 를 하지. 그리고, 시계와 같이 잠을 잔다. 그녀의 황홀한 째깍임을 들으며 그녀의 포근한 유리표면을 만지며 나역시 무도회장으로 빨려든다. 그래... 넌 지금 무얼묻고있는거 니?" 시계에대해서 질투하는거니? 내가 시계를 사랑한다는 사실 이 그렇게도 가슴아픈 사실인가. 왜 저까만 시계를 박살내 지않는거지? 그렇다면 너의 라이벌이 하나 줄어드는것이 아 닐까? 그녀가 손을 뻣어 조그맣고 앙증맞은 까만 탁상시계를 만지 작 거리기 시작했다.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쳐다보던 순간, 무언가 까만 물체가 내머리위로 날라왔다. 찰나였다. 무의 식적 반사신경은 고개를 돌리게 만들었고, 내등뒤 벽에서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의 사랑, 나의 애인, 그 까만 탁 상시계였다. 13. 깨어져버린 탁상시계를 말뚱말뚱 쳐다보며 내가 사랑하던 시계의 잔해를 헤아렸다. 노란바늘하나가 어디로 갔는지 안 보이는군. 그리고, 사라져 버린 노란 시계바늘만큼 채워지 는것이라면 왠지모를 잔인한 씁쓸함이랄까. 이젠 그녀 마음 의 하나하나 접혀진 잔주름까지 헤아릴수있지만, 결국 아무 것도 몰랐다면 이렇게 까지 답답하진 않았겠지. 이제곧 그 녀의 차가움의 화살이 날라오겠지. 공기를 갈르며 들리는 화살소리와 함께 시간까지 정지하겠지. 마치 깨어진 시계의 바늘이 서버리듯. "바하, 난 너가 싫어. 너의 모든것이 구역질이나. 왠지알 아? 넌 너무 건방져. 그리고 내앞에서 건방진건 도저히 참 을수가 없어. " 그녀가 지금 건방이라는 말을 썼나. 다시말해줄래. 뭐라고 했지? 사람들한테는 보호막이 있지. 너에게도 나에게도. 큐 피드의 화살이 아주 잘뚫고 지나가는 그런 얇은 보호막말이 지. 몇겹의 보호막조차 화살은 쉽게 뚫어버려. 그런데, 마 지막의 막이 하나있더군. 너무 얇아서 투명하고 내부가 들 여다보이는 그런막이지. 신기한것은 그안에있는 너는 밖을 볼수가없는거야. 그렇게 힘좋은 화살이 공기중을 날라도 항 상 그막만은 상처를 줄수가없지. 넌 마로 그막속에 지금 있 는거지. 아니 너스스로가 그막을 만든거지. 상처받기 두렵 기때문에 스스로 치는 보호막. 그리곤 말해. 내가 결코 그 보호막을 깰수없으리라고. 하지만, 그러면서도 너의 한면은 나의 접근을 원해. 그런모순속에서 갈등하고 고민하지. 너 의 갈등의 어느쪽이 이길지는 알수없어. 저울의 한쪽이기우 는것은 먼지 한알만큼의 감정만 있으면 되니까. 네가 잡는 내손은 막을 사이에 두고있지. 내손을 잡은게 아 니라, 막이 만들어놓은 내손의 형상을 잡은것뿐이야. 왜 넌 스스로 그막을 찢고 나오지않는거지? 그게 바로 너의 자존 심일까? 진정한 자존심이 있는자는 스스로의 자존심조차 버 릴줄 아는 사람이란걸 모를꺼야. 스스로의 부끄러움과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부끄러움속에서 질실할뿐, 절대로 넌 사랑 의 진정한 자유감을 누릴수가없지. 그래... 넌 평범한 사랑 에 만족해야할뿐이지. 주는사랑을 받을뿐 사랑이란 요구하 는거지. 너가 원하는 바로그러한 형태로. 그리고 스스로의 모든것을 던져 상대가 만들어내는대로 가만히 있는 찰흙일 뿐이야. 넌 그러나, 찰흑조차 될수없는 진탕이지. 진흙속에 서 허우적거리는 한마리 불쌍한 카나리아야. "날고싶어? 진정 난다는것의 의미를 알고싶어? 나의 날개를 믿는다면, 내등에달린 날개의 강함을 믿는다면, 지금순간의 떨어짐의 공포속에서조차 나를 믿을수있다면, 눈을 감고 손 을 내밀어봐." 그러나, 난 알지. 결코 그녀는 손을 내밀지 않고 오히려 뒤 로 손을 감추리란것을. 그래서 난 너를 여자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 He can fall in love with an idea.(Zarathustra 짜라투스트라) ☆★ 환상/ iLUSiON / Department of Mathematics, University of Toronto, Canada 유아독존클럽 회장, 환상연구소 소장, 환상상담실장, 아지 주인,티티파스형 그리고 환상교 교주 / chung@math.toronto.edu / iLUSiON@korea.stanford.ed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