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oveNfriendship ] in KIDS 글 쓴 이(By): iLUSiON (루돌프아지��) 날 짜 (Date): 1994년12월16일(금) 18시01분30초 KST 제 목(Title): 은지 VII. /the end 은지 VII. 은지를 우연히 다시 본것은 몹시춥던 겨울이었다. 언제나 은지의 전화번호를 가지고 다녔지만 갈등속에서 번민할뿐 은지의 목소리를 들을 용기는 없었다. 은지가 즐겨찾던 그 재즈카페를 무수히 지나면서 걸음을 빨리하곤 했다. 후 후... 그녀는 항상 불평했지. '오빤 왜 여기오기 싫어해? 재즈음악 싫어해?' '음... 이렇게 피곤한 음악은 왜듣니? 순전히 불협화음에다 가 듣고있으면 미칠것같이 우울한 음악을? 난 안그래도 우 울한데...' 그러던참에 재즈음악에 광적이던 어떤형의 일방적 약속으로 그곳에 가야할 일이 생겼다. 마치 은지와의 데이트때와도 같이 반은 설레이던 마음을 안고 들어섰다. 어두컴컴한 그 곳의 오렌지색 조명과 함께 어떤 연주자가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늘 그렇듯 이해할수 없는 비현실적 음향과 더불어. 너무 일찍 왔던듯 그형은 없었고 가장 어두컴컴한 구석자리 에 앉아서 뜨거운 커피향을 음미하고 있었다. 고개를 든순 간 누군가 낯익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은지야!' 라고 부를뻔한 나에 흠짓 놀라며 더욱 구석으로 몸을 도사렸다. 그당시는 머리를 어깨까지 기른데다(은지가 가장 싫어했던 스타일) 까만 안경을 쓰고 헐렁한 스웨터에 청바지차림이라 은지가 보았더라도 알아채지 못했겠지만... 멀리서 바라본 은지는 여전히 그 발랄함과 웃음을 가지고 있었다. 내 자신에게 계속 말했다. '절대로 센티멘탈 해지 지마... 이미 은지는 네 여자친구가 아냐' 물론 안녕이란 인사야 부담없이 할수 있었겠지만 다시 은지의 삶의 한부분 으로 들어갈수는 없었다. 은지는 피아노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앉더니 카푸치노를 스푼으로 조심스럽게 먹고있었다. 하나도 변하지 않은 은 지... 하얀 면스웨터를 입은 은지는 (내가 가장 좋아하던 스타일) 몇번이나 손목시계를 보고 있었다. 아마 누군가를 기다리는것 같았다. 날 기다리게 한형은 왜 안오는지 무척 화가 났다. 몹시 귀엽게 생긴 어떤 녀석이 들어오더니 은지 와 반갑게 인사를 했다. 무척 친숙한 사이같았다. 아마도 은지의 새 남자친구겠지... 피식 웃음이 터져나왔다. '은지 의 새 남자친구라?' 은지는 결코 고독을 즐길수 없는 얘였다. 아무도 없으면 무 척 답답해 했고 항상 누군가와 같이 있기를 좋아했다. 다행히 나를 기다리게 했던 형은 미안해 하며 왔다. '미안해.. 도로가 얼어서 교통이 막혀서 그랬어' '아니 괜챦아. 형, 우리 딴데로 가자.' '왜? 밖이 얼마나 추운데... 야 뭐 따뜻한거라도 먹고 가 자' 주위를 뎠어보던 형은 은지에게 시선이 멎더니 말했다. '그래, 그럼 너 좋을대로 해' 잠바를 걸치고 나오면서 얼핏 뒤돌아 보았을때 은지의 가슴 에 걸린 물고기 모양의 목걸이가 촛불에 반사되어 반짝거렸 다. 내가 마지막으로 은지에게 준 은색의 물고기... 밖에선 초저녁의 눈바람이 몰려오고 있었다. 점점 하얗게 변하는 눈위에 비친 네온싸인의 현란한 빛과 함께 크게 숨 을 들이마셨다. 갑짜기 웃음이 터져나왔다. 은지와의 헤어 짐뒤로 처음으로 유쾌하게 웃을수 있었다. 은지를 위한 웃 음이었기에... 은지를 위한 시. 나는 하나의 깃털. 얼어붙은 하늘에서 추락하는. 언젠가 그대손에 앉게 되었지. 그대는 믿기지 않는 눈으로 쳐다보았네. 그대손길은 참으로 부드러웠네. 나를 어루만지는 따뜻한 마음. 아름다운 웃음은 얼어붙은 깃털을 녹였네. 어느틈엔가 그대는 방심을 하네. 나의 모든 깃털을 그대의 것이라고. 그대는 잠을 자네. 누군가가 그대를 부르네. 엉겹결에 손을 펼치네. 제발... 나는 울면서 말하네. 놓치마라고. 나의 모든깃털은 그대것이라고. 그러나 마지막 희망마저 저버리네. 그리고 깃털은 하늘로 오르네. 바람에 실려. 깃털의 포르릉거림은 그대를 깨우지. 하지만 늦었네. 그대는 깃털을 잃어버렸네. 나는 다시 돌아오지 않네. ----------------------- 끝 -------------------------- 읽어주셔서 감사 합니다. 지난 여름방학때 에세이보드에 올렸던글을 수정해서 다시 올림니다. 저의 개인적 감정은 농담으로 항상 연막을 치지만, 갑짜기 그때 그순간으로 돌 아가고 싶군요. 진지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