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oveNfriendship ] in KIDS 글 쓴 이(By): elantra (~~ELANTRA~熹) 날 짜 (Date): 1994년12월03일(토) 22시17분44초 KST 제 목(Title): 연애 징크스..8.. 즉 나는 모 여대에 다니고 있는 외사촌 여동생으로 부터 그녀의 학교 축제 파트너로서 정식 초대를 받았 던 것이다. 그런데 조금 내 맘에 켕기는 것이 있다면, 그 축제 행사중에 있는 '예쁜 남자 뽑기 대회'에 반드시 내가 출전을 해야 한다는 얄궂은 전제조건이었다. 처음에 나는 많은 사람들, 더욱이 수많은 여자들 앞 에 나서야만 된다는 압박감 때문에 몹시 주저도 했었 으나, 그렇게 내가 많은 여성들 앞에 나섬으로써 나 의 묘한 연애 징크스가 깨어질지도 모른다는 묘한 기 분이 들기에 큰맘 먹고 쾌히 응낙해 버렸다. "호호 이렇게 남자 얼굴 잘생긴 것도 요긴하 게 써먹을 데가 있다니깐 오빠! 그 대회에서 우승을 하게 되면 그 상품이 뭔지나 아우? 연 탄 2백 장이야, 연탄 2백 장! " "연탄? 아니, 웬놈의 연탄을 상으로 다 준다 냐? " "호호 앞으로 멋 좀 덜 내고 결혼하게 되면 살림살이 걱정도 해보라는 일종의 충고겠지 뭐 . 좌우간 오빠! 그날만은 얼굴에 콜드 크림 마사지 도 하고, 머리도 미장원에 가서 예쁘게 빗고 나와야 돼! 알았지? 내, 만약 연탄만 못 타냈단 봐 라, 그냥 콱 ." 아무튼 나는 약속된 축제 당일 날 저녁, 애드벌룬만 큼 커다란 기대감에 부풀어올라 특별히 새로 맞춰 입 은 콤비 양복에다가 썩 잘 어울리는 고급 넥타이까지 휘둘러 목에 감고는 축제가 열리고 있는 그녀의 학교 대강당에 찾아갔다. 그러나 찾아간 즉시 나는 내게 찰거머리처럼 따라 붙어다니는 연애 징크스를 또다시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를 자기 파트너로서 초대한 내 외사촌 여동생은 하필이면 이번 축제 진행위원 중의 한 사람이었던 까 닭에 여기저기 빨빨거리며 돌아만 다닐 뿐, 파트너인 나와는 아예 얘기조차도 나눌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나는 그래도 위신이 좀 있는 몸인지라 축제가 열리 고 있는 강당 한쪽 구석에 점잖게 혼자 앉아서 사회 자가 익살떠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러나 파트너끼리 마주 앉아 서로 손뼉을 마주 치 는 순서에 와서는 저번 때와 마찬가지로 슬그머니 일 어나고야 말았다. 젠장 이거 난 손뼉을 마주 쳐볼 상대가 있어 야지 . 점점 뜨거운 열기로 가득 채워져가고 있는 강당 안 을 빠져나와 나는 학생회관 복도며 그릴 안을 하릴없 이 왔다갔다 서성거렸다. 휴우 . 정말 지겹다 지겨워 . 도대체 이놈의 징크스는 언제까지 내게 지속되려나. 아마도 나를 바싹 말려놓고 말 작정인가보지? 나는 너무 답답한 김에 별로 잘 피우지도 않던 담배 까지 꺼내 물고 불을 막 붙이려다가 문득 앞에 보이 는 베란다 창문에 시선을 던졌다. 밤하늘. 밤하늘이 보인다! 하늘의 거대한 눈동자(태양)가 감겨진 지금, 저 베 란다 창문엔 바둑돌처럼 까맣고 반들거리는 밤하늘이 가득 내비쳐지고 있다. 어디, 저 예쁜 밤하늘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곱 개의 별들이나 찾아내볼까? 모든 걸 잠시 잊은 나는 학생회관 그릴 안의 커다란 베란다 창문에 바짝 다가섰다. "잠깐! 저 좀 보시겠어요?" 갑자기 등뒤에서 들려오는 나지막한 소리에 나는 거 의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보았다. "저 W학원에 다니셨죠?" 아! 이런 . 나는 손에 쥐고 있던 담배를 바닥에다 철썩 떨어뜨 려버릴 정도로 크게 놀라버리고 말았다. 청바지 양! 바로 지금 내 눈앞에는 옛날의 그 청바지 양이 요염 한 자태로 우뚝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청바지 그녀의 지금 모습은 옛날과 크게 달라져 있 지 않았다. 다만 늘 그렇게 입고 다니던 색이 바랜 청바지가 지 금은 연보라색 스커트로 바뀌어져 있을 뿐 . 그녀의 가슴에 달린 액세서리가 그릴 안의 백열등 조명을 받아 반짝거렸고, 나를 빤히 쳐다보는 그녀의 눈빛 또한 유리 진열장 안의 보석처럼 빛을 내고 있 었다. "호호 축제에 오셨군요." 내게 강조라도 해주려는 듯 한 번 더 기쁜 미소를 짓는 그녀를 보고 나는 그제야 정신을 번쩍 차릴 수 가 있었다. "정, 정말 오, 오래간만입니다." 나는 겨우 이렇게 인사말은 꺼냈지만 도저히 다음 말을 어떻게 더 꺼내 이어나가야만 좋을지 몰랐다. 마치 1백 와트 전류에 감전된 양 온몸 구석구석이 짜릿짜릿해져 온다고나 할까? "호호 아까 강당 안에서 흘끗 보긴 봤었는데 확실히 자신을 할 수 없었어요 ." "그, 그때는 정말 제가 죄송했었습니다. 늦게나마 사과드리겠습니다." "호호호 알고 있었어요." "전 그때 사과편지도 보내드렸었는데 ." "호호, 사과편지가 아니라 엽서였겠죠." "네에? " "호호 바로 저의 큰 언니네 집이었어요. 음 이제 설명을 해드려야겠군요." 그녀의 속눈썹은 잠시 그때를 생각하듯 눈 쌓인 솔 가지처럼 한들한들 움직여댔다. 그러고는 조금 상기된 채 발그레한 미소를 띄우며 차근차근 설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때 제가 댁한테 드리려던 연극 초대권 2장은 원 래 저하고 언니하고 함께 가려고 사놨던 거였어요. 그런데 갑자기 부산에 계신 아버지께서 아프시다는 연락이 왔지 뭐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