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oveNfriendship ] in KIDS 글 쓴 이(By): elantra (~~ELANTRA~熹) 날 짜 (Date): 1994년12월03일(토) 22시14분47초 KST 제 목(Title): 연애 징크스..6.. --- 안 되겠다. 안 되겠어. 도저히 이런 식으로 써보냈다간 뺨 얻어맞기 꼭 알 맞겠어. 아무래도 내일 아침 술이 완전히 깬 다음 옥상에 올 라가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나서 차근차근 다시 써 야지. 이렇게 생각을 한 나는 주섬주섬 모든 걸 정리해 가 지고 부시시 자리에서 일어나 학원 건물을 빠져나왔 다. 아직껏 깨지 않은 알코올 기운 때문일까? 약간 어둑어둑해진 밤거리를 오가는 차들이 예쁜 불 을 켠 장난감들 같아 보이고, 걸어가는 사람들마저 커다란 마네킨이 움직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드니. 버스 정류장에서 내가 타고 갈 버스를 기다리고 있 던 나는 시시하게 편지 정도로 끙끙댈 게 아니라, 그 래도 청바지와 일대일로 대화를 나눠 해결짓는 것이 남자답고 효과도 또 훨씬 빠를 것 같은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그래서 생각난 김에 근처 공중전화 박스로 들어가 서슴없이 그녀의 집으로 전화 다이얼을 돌렸다. 의외로 신호는 쉽게 떨어졌고, 조금 나이가 듬직한 느낌을 주는 어느 중년 부인의 목소리가 내 귀에 나 직히 들려왔다. "여보세요!" 나는 마른침을 꿀꺽 삼킨 뒤 아주 정중한 말씨로 입 을 열었다. "여보세요! 거기 K양 있습니까?" "없는데요." "네에? 없, 없다니요?" "부산 집에 벌써 내려갔어요." " ." 나는 더 이상 물어볼 기운도 없어서 슬며시 수화기 를 내려놓고 말았다. 쯧쯧 . 그러고 보니 내 경상도 아가씨를 울려놓은 셈인가? 어휴 . 난 왜 이리, 하는 일마다 잘 안 되는지 몰라 . 어쨌거나 내가 죽일 놈이지. 내가 죽일 놈이라구 . 더욱더 죄의식에 사로잡힌 나는 무작정 시내 밤거리 를 걸어다녔는데, 그만 커다란 실수 한 가지를 순간적으로 저지르고야 말았다. 바로 손에 들고 있던 아까 그 엽서들을 거리의 빨간 우체통 속에다가 몽땅 집어넣고 말았던 것이다. 아차! 싶어, 급히 우체통을 손으로 두들겨도 보고 발로도 차보고 했지만 사람도 아닌 우체 통 주제에 도로 뱉어놓을 리가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