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oveNfriendship ] in KIDS 글 쓴 이(By): elantra (~~ELANTRA~熹) 날 짜 (Date): 1994년12월03일(토) 22시12분04초 KST 제 목(Title): 연애 징크스..3.. 나중에 적당한 기회를 봐서 저 청바지 양한테 커피 라도 한잔 사주며 사과를 해야지 . 여자의 가슴에, 그것도 젊은 아가씨의 가슴에다 못 질을 하는 것은 아주 나쁜 일이거든 . 이렇게 사과할 마음을 굳게 다진 나였지만, 그러나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색이 바랜 청바지의 그 녀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마치 아침 이슬이 한낮의 뜨거운 햇살에 사라지듯 그녀는 감쪽같이 증발해 버리고 만 것이었다. 이거 도대체 어찌 된 일인가? 그까짓 하찮은 일 한 가지 때문에 중요한 시험을 앞 둔 지금, 학원을 계속 결석하다니. 그때 내가 무심코 던져준 글이 그녀에게 그렇게도 충격적이었나? 그럴수록 오기가 나서라도 더 나와야 할 텐데. 좌우간 나는 그녀가 계속 학원에 나오지 않게 되자 자꾸만 초조하고 불안스러워졌다. 수업시간 중에 출입문 쪽에서 조그만 소리가 들려와 도 오뚝오뚝 청신경(聽神經)이며 시신경(視神經)들 이 곤두서버리고. 심지어는 파란 색 계통의 바지를 입은 사람만 봐도 흠칫흠칫 놀랄 지경에까지 다다랐다. 오! Miss Blue-Jean! 그대는 왜, 학원을 안 나와 이 몸을 이토록 괴롭히느뇨? 거의 신경쇠약 초기증상을 일으키게 된 나는 그녀가 학원에 안 나온 지 꼭 10일째 되는 날 크게 용기를 내어 학원 사무실로 찾아갔다. 때마침 강의 시간이 모두 끝난 뒤인지라 사무실 안 에는 일하는 여자애 하나밖에 없었다. 내 주소가 혹시 틀리게 적혔을지도 모른다는 적당한 핑계를 대고 학생 신상 카드철을 받아든 나는 부지런 히 그녀의 증명사진이 붙여진 카드를 찾아보았다. 마침내 찾아낸 그녀의 신상 카드.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 Apt ' 주소에다가 전화번호까지 착실히 적어가지고 나온 나는 우선 근처 가겟방에 가서 엽서 몇 장을 사들고 학원의 빈 강의실을 찾아 들어갔다. 거기서 나는 조용히 청바지 그녀에게 보내는 사과편 지 아닌 사과엽서를 써볼 참이었다. 일단 엽서 앞면에다가 그녀의 주소를 점잖게 쓰고. 주소를 쓰긴 썼지만 어째 써놓은 글씨체가 내 맘에 영 안 드는게 시원칠 않다. 그래서 다음 장에다가 쓰고 또 써보았다. 그래도 하나같이 모두 마음에 안 찬다. 별수 있나? 워낙 못 쓰는 글씨체니까. 에이--- 그까짓 것 연애편지도 아닐 바에야 대충 써 서 보내자. 일전에 제가 큰 실례를 범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저 자신은 크게 뉘우치고 있사오니, 부디 학원에 다 시 나오셔서 다시 공부를 하시기 바랍니다. 하고 그냥 가볍게 쓰기만 하면 될 게 아닌가?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읽어볼 염려가 있으니 되도록 이면 정중하고 은유법적으로 표현해서 써야지. 최소한 그녀의 자존심을 높이 살려주는 식으로. 아니, 이럴 게 아니라 차라리 그녀 집에다가 전화를 걸어보는 게 어떨까? 청바지 그녀가 직접 받아만 준다면 이것처럼 간단한 일은 없을 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