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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dsine ] in KIDS
글 쓴 이(By): Yueni (mangazy)
날 짜 (Date): 2002년 9월  1일 일요일 오후 09시 47분 27초
제 목(Title): 이름값을 한다는 건...


참 멋진 것 같다.

새 생명에게 그 아이만의 고유성을 주기위해서, 그리고 그의 앞날을 축복하기 
위한 온갖 좋은 의미를 고루 간직한 그 이름을 지어주기 위해 그의 부모는 
얼마나 심사숙고를 했으며,,, 불리울 때 얼마나 사랑스럽게 불리웠겠는가..

일요일 낮 침대에 누워 책을 읽다가 갑자기 이름 하나가 생각이 났다.

영란.

중학교때 이 이름을 쓰는 친구가 있었고, 대학때 이 이름을 쓰는 동기가 
있었다.

그런데.. 솔직히 실망했다.

낮에 내 기억속에서의 영란은 맑고 총명하고 그리고 생기발랄하고.. 뭔가에 
대한 생명력을 함껏 품은 그런 생명의 이름이었다.
한참 그렇게 그 이름에 대해 탄복하고 있을때... 과거의 영란이란 친구들을 
생각했더니.. 그저 한숨이 조금... 흘러 나오는거다.

내가 생각한 만큼 총명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생기있지도 
않았고...그렇다고 그들이 나빴다는 건 아닌데... 내 스스로 그 이름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나보다.

지금은 그 친구들과 연락이 제대로 닿지 않아 무엇을 하고 지내는지는 알수 
없으나... 멀리서나마 그들이 그들의 이름만큼이나 이쁘고 가치있게 생활하고 
있어줬으면 좋겠다.


내 이름은 주연.
한잘 주인공이라는 뜻과 별 상관이 없지만.. 그래도 주연이라고 하면 
주연배우니. 주인공이니.. 뭔가 아주 중심적인 인물이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생각은 평소에 든 것이 아니라.. 갑자기 그렇게 들었다)

어디선가... 나처럼 내 이름을 떠올리며 나에 대해 실망하고 있을 사람이나... 
그리고 내 이름과 함께 나의 근황을 궁금해 하고 있을 내 지인들에게 실망을 
주지않기 위해서라도... 아니 나 스스로 내 이름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주인공답게 멋지게 살아야겠다.


이 글을 다 쓸 즈음에 김영랑이란 시인이 떠올랐다.
그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그 사람의 시만은 참 맑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영란이란 이름에 대해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알게모르게 그 
시인이 떠올랐던 것은 아닌지....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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