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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guest (qqqq) <211.176.140.237>
날 짜 (Date): 2002년 7월 24일 수요일 오전 12시 07분 31초
제 목(Title): 어젯밤의 일입니다...


아니 일이라고 합니다.

동료한테 들은 이야기거든요.

홍대에서 자기네 팀들과 거하게 한잔하고

2시 넘어 택시를 잡았답니다.

아시다시피 어젯밤은 엄청나게 비가 내렸죠.

그 친구의 집은 청담동.

택시에 올라(? ^^:) 청담동~을 부르자마자

택시 기사 아저씨가 아주 센티멘탈한 말투로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저는 비를 아주 사랑합니다.'

--;;; 허걱 

그렇게 말 문을 여시더니,

자기는 비오는 날에 운전하는 것을 너무나 좋아한다고,

특히 비오는 날 밤에 88을 달리는 것을 최고의 기쁨으로 여긴다고.

근데 마침 손님이 타서 아주 딱 운이 맞았다고 

좋아하시더랍니다.

성격 좋은 이친구 역시 

비를 좋아하던 터라

아저씨와 마음이 맞아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택시는 청담동으로 향하고

드디어 88로 들어섰는데...


--;;



로맨틱 아저씨

의욕에 넘쳐 폭우 쏟아지는 새벽 3시 88을

120으로 달리시더랍니다.

--;;


이 대목에서 그 친구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나는 비오는 날 달리면 차가 뜬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지...'




불쌍한 녀석...


술 다깨서 

혹시 이 아저씨 입에서

'한강에 빠진 적이 있더랍니다'

류의 회고담이 나올까 

가슴 졸이며

본의아니게 한밤의 수상스키를 즐겼다고 하더군요.


비 오는 날 택시 탈땐 구명조끼를 입어야겠다는

끝이 썰렁한 농담을 덧붙이고 말았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간만에 우울한 저의 기분을 풀어주었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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