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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hobbes (Calvin)
날 짜 (Date): 1996년05월11일(토) 00시17분56초 KST
제 목(Title): 독일의 도전 - 유틀란트 해전 (15)


글쓴이: chess (채승병)
날  짜: Tue Aug 15 00:34:07 1995
제  목: [역사의 대해전] 독일의 도전 - 유틀란트 해전 (15)

  이제 양 함대의 제독은 중대한 결단을 내릴 시기가 왔음을 모두 인식했다.
 곧 있으면 해가 질 것이다 - 그것은 함대기동 및 적전파악 등 모든 면에서 심각한
장애 요소임에 분명했다. (레이더가 없던 시절이므로)
 과연 이대로 계속 전투를 반복하여야 하는가? 아니면 이 선에서 끝내야 하는가?
 두 제독 - 젤리코와 쉐어 - 은 아직도 기가 사그러들지 않았다. 양 함대의 전력은
그럭저럭 아직 양호한 상태였다. 단지 독일함대로서는 영국함대와 결전을 벌일
전반적인 대형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고, 영국함대는 번번한 독일의 과감한 기동
을 따라잡지 못하였다. 양 제독은 그래도 한번 날이 완전히 저물기 전에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서서히 접근 중이었다.

 일단 영국의 Grand Fleet는 무려 30km에 이르는 대종진을 편성하여 남서 방향으로
침로를 잡았다. 젤리코 제독 직접 지휘하에 놓인 주력 드레드노트급 전함부대가
당당히 늘어서 있었고, 그 우측 앞 약 10km 지점에 비티의 함대가 선도하고 있었으며
젤리코 전함 주력부대 뒤에는 이 후방 약 8km 지점에서 구축함 7개 전대가 뒤따르고
있었다.

 19시 59분. 젤리코는 계속 항진하다가 독일함대가 계속 나타나지 않자 다시 방향을
서남서로 변침할 것을 명하였다. 젤리코는 우세한 전력을 앞세워 어쨌든 끝장을 볼
생각이었다. 한편으로 우연찮게 독일 쉐어의 함대와 젤리코 함대는 거의 평행한
침로를 유지하고 있었다. 쉐어는 이미 시시각각 어두워지는 상황에서 영국 함대 주력
과 충돌할 경우의 대처방안에 고심하며 서서히 독일쪽으로 방향을 계속 유도하고
있었다.

 그러던 찰나, 잠시후 다시 히퍼의 순양전함대와 비티의 함대가 또다시 접촉했다.
양군 사이의 간격은 약 12~14km였고 여기서 양측 전함의 주포가 어슴푸레 기우는
태양이 걸린 수평선을 마주보며 불을 뿜었다. 이미 히퍼의 함대는 이래저래 큰 풍파
를 만난 뒤끝이라 비티 함대의 드레드노트급 전함 4척으로부터 호된 포화를 맞았다.
이미 거의 전 포탑이 엉망이 된 데르플링거는 포도 제대로 못쏴보고 집중포화를 맞아
이제 간신히 남았던 포탑마저 박살이 나고 상부구조물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게다가
쇠들리쯔마저 전부 함교에 포탄이 명중하였다. 독일 순양전함대는 일제히 연막을
쏘며 서쪽으로 퇴각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쉐어는 몹시 당황하였다. 쉐어는 히퍼의 순양전함대가 침몰은
면했다쳐도 큰 피해를 입은데 대하여 의기소침해졌다. 이미 해는 수평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미 양 함대가 일제히 맞붙을만한 격전의 여지는 사라진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대로 밤을 보내다가 내일 아침에 결전을 치뤄야 하는가? 그것 또한 별로
자신이 없는 일이었다. 그는 기습을 노린 것이었지 이미 하루를 보내고 양군의 전
함대화력이 동원되는 입장에 놓이길 바란 것은 아니었다. 그럴 경우 포의 절대수량
측면에서 뒤지는 독일이 결정적으로 불리하게 될 것이었다.
 쉐어는 결국 결심했다. 전 함대 귀환이다! 현재까지의 전적으로는 일단 그리 실패한
작전은 아니었다. 그는 이제 영국 함대와 정면 충돌하는 한이 있더라도 필사적으로
직진 코스로 곧바로 빌헬름스하펜으로 돌아가기로 하였다.

 마침내 21시 30분에 쉐어는 전 함대에게 명령을 내린다.

 `폰-리프 등대 동측 500m 지점을 향해 전함대 남동남 침로를 잡고 속력 16노트로
 항진하라! 진형을 절대 흐트러트리지 말 것!'

 한편 젤리코도 야간 전투를 그닥 바라지 않았다. 야간 전투에서는 역시 대형전함이
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어차피 암흑의 대양에서 광학식 조준기에 뭐가 보일리
만무했고 피아 구분도 모호한 판국이었다. 젤리코도 결국 야간 전투는 회피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그는 어떻든 독일의 퇴각을 막고 다음날 아침 날이 밝는 즉시 독일
함대를 괴멸시키기 위해 남남동으로 침로를 잡고 독일함대를 막아서는 대형을 짜기
시작했다. 그리고 젤리코 함대는 독일함대의 진로를 막기 위해서 기뢰부설함을 남하
시켜 항진 길목에다가 기뢰를 부설하도록 명하였다.

 이렇게 되자 양군의 침로는 젤리코의 의도대로 교차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단지
젤리코가 잘못 계산한 것은 교차하는 위치였다.

            쉐어        비티   젤리코
              \          /    /
                \       /    |
                  \    |     |
                    \  |     |
    제 1 교차         \|     |
    쉐어 22:00 - >     |\    |
    비티 21:30         |  \  |      제 2 교차
                       |    \|   <- 쉐어 24:00
                       |     |\   젤리코 23:30
                       |     |  \
                       |     |    \
                       V     V      _|
                       (남향)       (남동남향)

 양 주력함대는 실로 근소한 차로 침로가 교차했다.
 위의 그림에서 보듯 실제 주력함들이 침로상 교차점을 통과한 시각은 약 30분 정도
영국함대가 빨랐다. 2차대전 이후의 현대전에서 이정도 거리 식별은 문제가 전혀~
아니지만 암흑 속을 광학기기에 의존하여 헤쳐가는 함대에게 이 정도의 시간차를
둔 교차는 전혀 서로 알 수 없던 일이었다.
 그러나 이 교차가 그다지 순탄하게 이뤄진 것만은 아니었다. 양군의 주력전함대가
교차중 교전하지 못했을 뿐 여타 수많은 중소형 함선들 사이에는 당연히 많은 교전이
이어졌다. 이 독일함대의 영국함대진 돌파전투는 22시 15분 경부터 무려 다음날 6월
1일 03시 30분경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다음 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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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ST Dept. of Physics  (
#  그날은 분명히 `가장 기나긴 하루'가 될 것이다. #   930509  채   승   병   )
$                                                $ chess@math, chess@chiak  !
%                                                % tel. 03-4695 fax. 8-2796 @
!@#$%^&*()!@#$%^&*()!@#$%^&*()!@#$%^&*()!@#$%^&*()!@#$%^&*()!@#$%^&*()!@#$%^&

우리는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모르나 여전히 살아 가고,
   우리는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나 여전히 살아가고,
      우리는 산다는게 뭔지 모르지만 여전히 살아간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   -  고대 로마 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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