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MinKyu (김 민 규) 날 짜 (Date): 2005년 9월 8일 목요일 오전 02시 07분 12초 제 목(Title): Re: [펌] 일제시대 이야기 3 자꾸 댓글을 달게 되는데요, 한가지만 더 이야기해 볼랍니다. 일본의 근대화가 기적이라고 했는데, 저는 역사에 '기적'이 과연 있는지 한번 의문을 던져 봅니다. 가령 전쟁의 경우도, 한두 번의 전투는 기적적으로 승패가 결정될 수 있어도 '전쟁'의 승패가 기적적으로 결정되는 법은 없지 않느 싶습니다. 일본에 대해서 다르게 보면, 과연 어느 나라가 일본을 식민지로 만들 수 있었겠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인도처럼 일본보다 훨씬 크면서도 식민지가 된 경우도 있지만, 일본과는 달리 당시 인도는 단일국가라고 하기는 좀 어려운 상태에서 식민지가 되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반면에 일본은 당시 인구가 3-4천만명의 단일국가이고 수도 에도의 인구만 백만명 으로 동시대의 런던이나 파리보다 컸을 것입니다. 물론 군사력이나 경제 수준이 서구 열강보다 훨씬 뒤떨어졌지만, 이렇다 할 천연 자원이 있지도 않은 반면에 덩치는 만만치 않은 나라여서 서구 열강 입장에서 그리 탐나는 땅이라 보기는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또 최초의 개항이 당시 해외 영토에 관심이 없던 미국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이 일본의 행운이라 하기도 하는데, 그것이 결정적인 이유는 아닐 것 같습니다. 또하나는 일본이 개항 이전부터 네덜란드 상인들을 통해서 서구 문물을 어느 정도 받아들였고, 전국시대 이후 오랜 평화 덕택에 산업이 발달해서 (그렇지 않았다면 인구 백만의 도시를 유지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근대화를 이룰 물적 토대를 어느 정도 갖추고 있었다고 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