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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landau ()
날 짜 (Date): 2004년 6월  4일 금요일 오후 09시 56분 05초
제 목(Title): Re: [펌/한겨레] 김구 



한두가지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테러를 테러로 상대하지 않겠다는 스페인 민중의 현명한 판단으로 여겨집니다.

테러를 테러로 상대하지 않으려면 끝까지 이라크에 남아있겠다는 선거전 집권
정부를 더 확실히 밀어 줘야 했지 않았을까요?
외신에 따르면, 선거전의 여론조사에선 앞서가던 우파정권이
열차폭탄 테러 때문에 지지율이 급락하여 
철군을 주장하던 좌파에게 정권을 넘기게 되었다죠.
테러리스트들은 목적을 이룬 셈입니다. 스페인 군을 철수 시켰으니까요.

테러를 테러로 상대하지 않는다는 말씀의 의미가 테러리스트와 절대로 협상
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면, 그 역시 별반 의미가 없습니다.
테러리스트들에게 최종목적은 이라크에서 침략군을 몰아내는 것이지
협상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아예 협상할 필요도 없이 스페인처럼 그냥 나가주면 더 바랄 나위없이 좋죠.

효용성을 자꾸 말씀하시는데, 작은 예지만 마드리드 열차테러는 
효용성의 극치입니다. 폭탄 한방으로 협상과정조차 없이 외국 군대를
몰아내 버렸습니다. 
다른 나라에도 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해볼만 하지 않습니까?

>마드리드 폭탄테러범은 끝까지 잡아 처벌하겠다는게 현 집권사회당 정부의 
>확고한 의지로 알고 있습니다.

종교적 민족적 정치적 신념에 따라 테러리스트가 된 사람들 중에서,
자기 신념이 관철된 뒤에 편안히 잘 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물론 그렇게 되면 더 좋기야 하겠지만.

오히려 신념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한 목숨 초개와 같이 버리겠다는
사람들이라야 테러리스트가 될 수 있겠죠. 

일제가 조선에 주둔한 일본군을 테러에 못이겨 철수하면서
이토 히로부미 암살자(안중근)나 홍고우 공원 폭탄테러(윤봉길)의 범인은
끝까지 잡아 처벌하겠다고 밝혔다면 
한국의 독립 운동가들이 그 소식에 눈하나 깜짝했을까 싶습니다.
오히려 이 한몸 희생으로 독립을 이뤘다고 기뻐하시지 않았을까요.


>저는 조직된 민중의 폭력적,비폭력적 저항에 적극적으로 지지합니다.
>단지 소수의 음모적 테러전술에 효용성에 문제를 제기하는거죠.

구르미님께서는 민중이 조직된 다수의 폭력과 테러를 굳이 구분하시는
것 같은데, 적군파라면 몰라도 알 카에다나 한국의 독립운동가들은 
이미 조직된 다수의 민중이라고 봐야 합니다

알 카에다는 아프간에서 직접 총을 든 사람만 수천명에 자체 훈련소까지
가진 대규모 저항 조직이었고 한국의 독립운동세력들도 수백 수천명의
한국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조직을 갖추고 군관학교까지 세워서 교육을
수행했던 무력집단이었습니다. 

2차대전 때 프랑스 레지스탕스가 했던 일들을 생각해 보면,
독일군에 대한 소규모 타격이나 암살 등등 여기 반테러를 주장하시는
분들이 보기에는 두말할 필요가 없는 테러행위 였습니다.
프랑스 레지스탕스의 하나하나 조직은  많아야 수십명 수준의 소수였고 
노선에 따라 자기들끼리 내분도 심각했었습니다.
구르미님 말씀대로라면 프랑스 레지스탕스는 소수이고 음모적이며 
테러전술을 구사했는데도 아무도 그들을 테러리즘을 비난하지 않는군요.
왜? 이기는 편에 섰으니까. -_-;;;

결국 이쪽에서 테러라고 보는 것이 저쪽에서 보면 저항(레지스탕스)입니다.

그리고 구르미 님과 별반 관계는 없지만, 한가지 첨언하자면
좌파라고 모두 테러리즘에 부정적이고 우파 민족주의만 테러리즘에 호의적인 
것이 아닙니다.

레닌이 테러에 대해 부정적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프랑스 레지스탕스에는 드골파나 우파보다 오히려 사회주의 계열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프랑스 의회 사회주의의 거목 미테랑, 앙드레 말로 (말로는
전후에 드골을 만나기 전에는 원래 사회주의자 였음), 파리 해방 직전의
파리 레지스탕스 총책 홀-당뀌 등은 모두 좌파 레지스탕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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