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2001년 7월 21일 토요일 오전 05시 02분 10초 제 목(Title): Re: to stair 님께 제가 언제 21세기에 명성황후를 오늘날의 국모로 모셔야 한다고 했나요. 그들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 님의 생각이라면, 그들의 역사를 나의 역사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것은 나의 생각 일뿐입니다. 다른 분들이 님의 의견에 동조하던 나의 의견을 무시하던 무엇이 문제입니까. 의견이 다르다고 우리에 속한다 안속한다를 선동하듯이 말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 '선동하듯이'라는 선동적인(?) 표현을 제외하면 대체로 공감합니다. 저 역시 다른 의견 한 가지를 제시한 것 뿐입니다. '속한다' '안 속한다'를 언급했다고 해서 선동적이라고 받아들이신다면 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저는 선동의 의도가 없으니까요. (이런 글에 선동되어 스테어에게 부화뇌동하는 바보가 있을까요?) 당신의 글을 인용한 의도는 당신의 역사관을 부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21세기에도 민비를 국모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이 없다'는 헤딩님의 글에 대한 답입니다. guest(taewoong)님의 다음 구절을 인용하는 편이 나았겠군요. > 민주주의가 일반적으로 자리잡은 현대와 당시를 비교한다는 것은 > 아전인수입니다.. > 따라서 명성황후는 당연히 여자 수괴가 아니라 국모로서 이름붙여져야 하지요 > 그 분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여기에서 '국모로서 이름붙여져야 한다'라는 의미는 그 아래 다른 분들도 지적하셨듯이 '21세기의 우리 입장에서'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21세기 사람인 제가 민비를 국모로 대우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런 문제거리가 될 수 없었으니까요. : 이 부분은 헤딩님께 드리는 글입니다.) 착취와 비착취가 16세기 이후 봉건제가 무너지고 산업화 과정에서 새로운 부가 형성되어, 자본을 소유한 이가 노동력을 제공한 이와 더불어 생산한 이윤을 자본을 소유한 이가 대부분을 가져갔기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그런 불균형이 심화되고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국주의가 판을 친 것은 사실 이구요. 조선 왕조는 그런 부의 편재가 일어나기 전 외부에 의해 권력이 무너졌습니다. 자생력이 무너진거죠. ------------------------ 이씨 왕조가 무엇에 의해 무너졌느냐 라는 문제는 아무래도 좋습니다. 그것은 (적어도 저에게는) '그들끼리의 문제'니까요. 그러나 봉건제 붕괴 이전에는 착취가 없었느냐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이조에는 분명히 착취가 있었습니다. 착취의 기원이 반드시 부르조아 자본의 축적과 노동 빈민의 형성으로부터 유래된 것만은 아닙니다. 16세기 이전, 고대의 노예는 착취를 당하지 않았던가요? 님께서 인용하신 영국 제국주의와 하등 다를 것이 없는 일제에 의해 무너진 것입니다. 프랑스 혁명에서 민중의 손에 의해 마리 앙뜨와네뜨가 처형된 것처럼 명성황후가 제거된 것은 더더욱 아니구요. 님께서 가진 우리와 비우리의 개념은 여기에 적용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것이 모순이던 아니던 일제와 그것에 고통받는 우리 전체를 생각한다면, 명성황후가 일제에 의해 시해된 것은 (적어도 저는) 억울하다고 생각합니다. ------------------------ 민족이나 국가를 우선시하는 당신께는 그렇게 보일 것이고 계급을 우선시하는 저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의견이 다르면 다를 뿐이지 죽일 이유는 무엇에 있는가. 라는 말은 윤휴가 송시열에 의해 주자의 해석을 달리한다고 죽임을 당했을 때 했던 말입니다. 내가 님께 죽임을 당한 것도, 아주 예의없이 홀대를 당한 것도 아니지만, 인식 자체가 틀리다는 것을 깨닫고 난 다음에 논쟁을 삼가하고 있는 중에 저를 언급하는 것은 솔찍히 기분이 나쁩니다. 계급인식을 어떻게 하던, 또 그것에 바탕을 두어 불평만 하던, 실천을 하던, 다른 사람의 생각을 적대시하던 그렇지 않던, 저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주셨으면 합니다. -------------------------- 논쟁에서 빠지겠다는 의사표시를 분명히 해주셨다면 더이상 인용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조금 전까지 pisces님의 답글을 - 최근의 글에 대한 답글이 아니라 최초의 글에 대한 답글을 -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