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2001년 7월 21일 토요일 오전 02시 34분 50초 제 목(Title): to guest 민비에 대한 이야기에서 착취, 피착취개념을 끌어내서 이분법으로 구분한 것이 문제다. 착취와 피착취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마름과 같은 집단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구분하기 시작하면 수없는 구분이 가능할 것이이기 때문이다.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정확하게 잴 수 있어서 나눈다면 (50%착취,50%피착취)인 집단,(60%착취,40%피착취)인 집단, (40피착취,60피착취)인 집단등등. 정도에 따라 수 많은 집단으로 나눌수 있다. 무한대의 집단이 존재한다. 당신은 어디에 속하는가? 이렇게 상대적인 개념을 기준으로 구분을 한다는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보지 않는가? : 그래서 결론적으로 세상돌아가는 것을 착취, 피착취 이분법으로 이해하는데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그냥 역할이 그런가 보다하고 이해하자. 나와 다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서 나와 다른 편이라고 할 필요는 없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세상에는 다른 사람과 똑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은 없다. --------------------------------- 1. 양 극단에 속하지 않는 스펙트럼이 있다고 해서 이분법 자체가 문제시될 이유는 없습니다. 이분법이 문제시되는 것은 중간층을 양 극단 중 어느 한 편으로 몰아 갈 때에 생기는 것이니까요. 착취/피착취 모델 중에서 순수 착취자와 순수 피착취자만으로 구성된 단순한 거 보신 적 있으세요? 저의 '착취/피착취 모델'이 단순한 것이 아니라 귀하의 '착취/피착취 모델에 대한 모델'이 단순한 것입니다. 2. 분명히 한 극단에 속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히틀러가 그렇고 루이 16세가 그렇고 이승만이 그렇습니다. 민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그 반대쪽, 즉 피착취 계층은 극단에 몰리기보다는 분산되기 쉽다는 점인데 분산되어 있다고 해서 착취의 극단에 있는 자를 성토할 수 없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마름은 어디에 속하냐고 하셨습니까? 마름이 스스로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억압 구조의 충복이 되어 소작인들을 쥐어짜는 마름이 있는 반면 소작인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억압의 완충지대 역할을 하는 마름이 (흔하지는 않지만) 있으며 심정적으로 소작인들에게 죄의식을 느끼면서도 생존을 위해 악다귀처럼 살아가는 마름이 (예수의 제자였던 세리 마태가 이런 타입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만) 있습니다. 즉, 마름 중에도 스스로를 착취 계층에 소속시킨 자, 피착취 계층의 동지인 자, 이도저도 아닌 자들이 있습니다. 이것을 싸잡아 '그럼 마름은 어디에 속하는가'라고 물으시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아, 그리고 "'당신'이 온전한 존칭어가 아니다."라는 것이 국어학계의 정론인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이십몇 년 살아 오면서 "당신"을 온전한 존칭어로 사용하는 한국어 사용자는 본 적이 없습니다. ------------------------ 저는 '당신'을 온전한 존칭어로 사용합니다. '당신'이라는 말을 들을 때에 불쾌감을 느끼시는 것은 당신이라는 호칭을 듣기 이전에 이미 불쾌할 만한 상황에 조성되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어차피 존대어란 진심을 반영하는 말이 아닙니다. 속으로는 욕하고 있으면서 겉으로는 존대한다면, - 더우기 그것이 진심이 아니라는 것이 태도에서 팍팍 느껴진다 하더라도 - 말 자체는 분명히 존대어입니다. '저 인간, 또 헛소리하는군.'의 경우처럼 '인간'이 빈정대는 의미로 자주 쓰인다고 해서 '인간'을 비속어라고 규정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