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2001년 7월 21일 토요일 오전 02시 12분 18초 제 목(Title): Re: to belokan 역시, 21세기의 한국인이 민비를 국모로 모셔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도 없죠? ------------------- 저어기 위의 pisces님 글을 보면 21세기의 한국인도 민비를 국모로 모셔야 할 거 같은데요? > 조선 왕조는 이씨왕조도 아니고 그들만의 가족으로 정치가 이루어진 나라도 > 아니었습니다. 우리의 왕조입니다. 조선왕조실록이 한가문의 족보가 아니라 > 우리의 역사책인 것처럼.. 그건 그렇고,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의 프롤레타리아트는 인도인에 대해 착취자였을까요 아닐까요? 세금을 정직하게 내면서 값싼 중국산, 동남아산 제품 (인력 착취로 값싼 제품을 만들어내는!)을 애용하는 한국유리지갑들은 착취자 (내지는 그 공범-방조범)일까요 아닐까요? 민비는 '우리편'이 아니고, 그 이유는 가녀가 '착취자'였기 때문이란 건, 19세기의 피착취자와 자신이 '같은 편'이란 전제를 깔고 있어야 나올 수 있는 구분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21세기 이야기는 삼천포라고 할 수 없겠죠. 과거의 '명확한' 착취/피착취의 구분이 현재의 '모호하고 느슨한' 구분과 자연스럽게 등치될 수 있을지. ---------------------- 네루는 '세계사 편력'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나 네가 영국 제국주의자들의 물리력에 대항하더라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 있다. 영국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이 곧 영국이라는 나라와 그 인민들 하나하나에 대한 적대시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영국에도 오랜 역사를 거쳐 압제당하던 농노가 있었고 침략과 차별에 시달리던 소수민족이 있었으며 산업혁명 이후 살인적인 환경에서 살인적인 착취에 희생되었던 도시 노동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너의 적이 아니라 동지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 프로와 인도인과 중국/동남아의 착취당하는 노동자와 한국의 유리지갑은 동지입니다. 착취당하는 노동자의 생산품을 구입한다고 해서 공범이라고 보시는 것은 스스로 생각하셔도 비약이라고 인정하실 거 같고 방조범이라고 하기에도 무리가 많죠. (동의 안 하신다면 따로 논증하기로 하지만 아마 동의하실 거라고 믿습니다.) 21세기의 스테어가 1세기의 로마 노예, 중세의 유럽 농노, 바쿠후 시절의 일본 죠닌, 산업혁명기의 영국인 노동자, 19세기의 조선 농민들과 동지의식을 느끼고 1세기의 로마 황제, 중세의 영주, 바쿠후 시절의 일본 다이묘, 산업혁명기의 영국인 자본가, 19세기의 이씨 왕가를 압제자로 평가하는 것이 어째서 문제인지 이해가 안되는군요. 각각의 경우 사회 구도와 착취/피착취 구분법은 달랐겠지만 착취가 있는 한 양자 대립은 있게 마련입니다. 그중 어느 편에 호감을 갖고 어느 편을 성토하게 되는가 라는 문제에서 그 구분의 선명도(명확한가 느슨한가)를 문제삼아야 할 이유가 있나요? '소속감'이라는 표현이 정 못마땅하시면 그 부분에 대해서 따로 지적해 주세요. '스테어가 피착취계급에 속한다'라는 명제를 논파하셔도 '스테어가 민비를 압제자로 보는 것은 정당하다'는 명제가 같이 싸잡아 논파되는 건 아니니까요.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