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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Hyena (  횡 수)
날 짜 (Date): 1999년 10월 10일 일요일 오후 09시 07분 35초
제 목(Title): 민족, 역사...




사실 저도 한단 고기에 있는 내용들을 신뢰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거기에 적힌 것들이 사실일 가능성이 더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역사 전문가는 아니지만, 학계의 주장들도 별로 설득력이 있지도 
않더군요.
무엇보다 현재 사학계에서 단군 조선의 존재까지 부정하는 듯한
상고 시대의 우리 역사에 대해 외면하는 분위기에 참을 수가 없군요.

기존 학계에서는 너무 중국사라든 지 세계사 같은 남의 역사에 의존해서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있습니다.
우리라고 왕년에 잘 나갔었던 적이 없으란 법 없습니다.
잘 나갈 때가 있으면 찌그러 들때도 있을 것이고
이렇게 변화하는 역사가 더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하지만 기존 사학계는 우리의 역사를 너무 제한된 시각으로 바라보려 하고 
있습니다.

한단고기에 있는 내용들은 가능성이 있는 사료들로써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의 역사는 우리만이 정확하게 밝힐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밝히지 않으면 누가 밝혀주겠습니까?
다른 나라 학자가 제대로 밝혀줄 리도 없지만 만약 그런다면 그 것은 우리의 
치욕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 때 우리의 영토가 컸다고 해서 현재 그 땅을 무력으로 차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민족, 민족 주의…
아마 오늘날까지 가장 논란이 많고 분쟁이 일어나는 문제가 이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요즘도 유고, 체첸, 동티모르 분쟁에서 보듯이…
아마 우리도 통일이 되면 간도 문제로 중국과 분쟁을 일으킬 소지가 큽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소수 권력자들의 주장이 아니라 그 지역 민중들의 결정이 더 
중요하다고 봐야겠죠.
얼마 전까지 길림성 조선족 자치주의 조선족의 비율이 70%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요즘은 한국 이주 열풍이 불고, 처녀들이 중국인과 결혼을 많이 해서
이제는 그 비율이 40%로 줄고 자치 정부의 장도 조선족에서 한족으로 바뀌었다고 
하더군요.
이전에 70%일 때는 조선족 자치구는 우리 땅이라고 주장할 근거가 있지만
이제는 그럴 명분도 없다고 봅니다.
중국은 그런 측면을 약삭빠르게 파고들어 길림성 자치 정부의 장을 한족으로 
임명하는 기민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여간 민족 문제처럼 골치 아픈 문제도 드물다고 봅니다.
그만큼 여기에 대해 명쾌한 답을 제시하기도 힘들군요,
민족이란 것이 단지 소수 권력자들이 내거는 이데올로기일 뿐인가… 
아니면 정복자들에 의한 처철한 피의 탄압으로도 없앨 수 없는 민중들 고유의 
것인가?
민족이란 것이 단지 소수 권력자만 떠드는 것이라면 1919년 삼일 운동에서 전 
국민적으로 보인 그 뜨거운 궐기는 도대체 무엇으로 설명해야 하는가…

개인에게는 자아가 있어서 자신의 정체성과 긍지를 가지게 합니다.
자신에 대한 긍지가 없는 사람이 제대로 살아나가기가 힘들다고 봅니다.
그래서 다들 제 잘난 맛에 산다고들 하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민족에 있어서도 그러한 정체성과 긍지가 있습니다.
다른 민족과 구분돼는 민족 정체성과 긍지가 있어야 다른 민족과 국가와의 관계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고 봅니다.
이 완용이 매국노가 된 배경에는 전에 그가 미국에 외교관으로 갔을 때 우리와 
비교 안 되게 발전된 미국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민족적인 긍지를 잃어 버린 것이 
그 이유라고 하더군요,

개인에게 민족이란 중요한 문제입니다.
단순히 민족이란 것이 싫다고 해서 쉽게 버릴 수 없는 것입니다.
민족이란 그 개인이 성립된 모태나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자신의 어머니가 못 나도 자신을 낳아 준 어머니임을 부정하지는 못 하듯이 
자신의 민족도 부정하기 힘듭니다.
민족이라는 것은 그 민족에 속하는 개개인들이 이 때까지 살아온 총체적인 문화와 
사회적 환경으로 그 개개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개인의 민족적 정체성은 떨쳐내고 싶어도 실제로 그러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이런 민족 문제가 이때까지 소수 권력자들에 의해 잘못 왜곡되고 지배 
이데올로기로 이용당해왔습니다.
민족 주의가 권력 이데올로기에 의해 이용당하면 엄청난 비극을 불러 일으킵니다.
그래서 저도 한때 이런 민족이라든지 국가라는 것에 심한 회의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것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런 권력자들은 민족이란 것이 쉽게 떨칠 수 없는 것임을 간파하고 그 것을 
비열하게 이용한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권력 모리배들에게 이용 당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지 민족이라는 
자체가 나쁜 개념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현재 세계화니 머니 해서 민족이라는 개념은 전근대적인 국수 주의로까지 오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근거가 의심스러운 세계화라는 것이 아주 위험한 생각이라고 
봅니다.
솔직히 미국의 경제적 패권주의를 위해 기타 국가의 보호 무역 정책를 깨기 위해 
조작해낸 술수라는 것 외에 다른 이점이라고는 하나도 확인된 것이 없는 아직은 
무척이나 어설픈 개념입니다.

설사 세계화가 앞으로의 미래 사회를 위해 필수 불가결 한 것이라고 가정합시다.
그래도 우리 고유의 정체성이 없이 무작정 세계로 나간다는 것은 무작정 남들을
쫓아가는 무모하고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자기도 자신을 모르는 데 남이 인정해주겠습니까?
전부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것이 세계화를 하기위한 전제 조건을 아주 잘 표현합니다.
자기 민족의 정체성이 없이 세계로 나간다는 것은 마치 가수가 자기가 부를 노래도
준비하지 않은 채 무대에 나가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의 상고사를 안다는 것은 결코 국수 주의나 잘못된 민족 
이데올로기가 결코 아닙니다.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긍지를 갖자는 것입니다.
결코 우리의 고토를 회복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20세기 초 근대화를 거치면서 우리의 것을 송두리째 잃어버렸습니다.
그 것도 우리 만의 뜻이 아닌 일제나 제국주의의 무력에 의해 비극적인 방법으로
잃어버렸습니다.
우리의 상투는 강제로 잘리우고, 우리의 옷은 벗겨졌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잘 안 어울리는 듯한 양복에 답답한 넥타이를 너도 나도 매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우리의 옛 역사나 정신이 무엇인지도 가물 가물한 
지경입니다. 
우리의 옛 역사는 그 영토의 영역인 동시에 그 것은 우리 정신의 영역입니다.
(이 말은 김지하씨의 표현입니다.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여기에는 김지하씨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그 것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이고 긍지입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 역사도 모르고 그 정신도 모르는 지경입니다.
그 잃어버린 역사와 정신을 찾자는 것입니다.
그런 후에야 우리의 정체성과 긍지가 어떤 것인 지 알 것이고
세계에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럼 그런 낡은 역사와 정신이 밥 멕여주느냐, 긍지가 밥 먹여주는 냐
하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제 대답은 밥 멕여준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이탈리아는 2000년전 자신들의 조상이 남긴 유물로만 한 해에 
1000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습니다.(우리가 한 해 뼈빠지게 일해 수출한 액수와 
비슷합니다.)  
관광 수입은 어느 분야보다도 남는 게 많은 산업입니다.
덕분에 이탈리아노들은 평균 노동 시간이 일주일에 30시간도 안돼는 데도 띵까 띵까
잘 살고 있습니다.
민족의 역사와 정신은 바로 재산이기 때문입니다.
그 것도 몇 천년동안이나 지속될 수 있는 망하지 않는 재산입니다.
이제는 공업 생산품이 아닌 무형의 정보나 소프트웨어가 돈이 돼는 정보화 시대로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상고사가 한단 고기에 쓰인 것처럼 그렇게 유구하다면 그만큼 더 큰 재산이 
됩니다.
우리의 옛 정신이 훌륭하다면 그 것은 돈으로도 따질 수 없는 재산이 됩니다.
과거에 말로만으로 듣던 정신적 재산이라는 말은 실제로 돈이 돼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우리의 역사는 우리를 먹여 살려도 주고 정신적으로도 살찌우는 너무도 소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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