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Gilles (reverseyed) 날 짜 (Date): 1999년 9월 5일 일요일 오후 05시 01분 10초 제 목(Title): [펌]나카에 쵸민-일본 민권 운동가- "...내가 이렇게 말하면, 세상의 범상한 정치가는 반드시 득의만면하여 말하리라. 그 이야기는 15년 이전의 낡은 민권이라고... 유럽, 아메리카 등지에서는 한창 제국주의가 시행되고 있는 오늘날, 아직도 민권론을 들고 나오는 것은 세계의 사조에 통하지 않는 때늦은 이론이라고...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수백년전부터 실행되어, 그 나라에서는 낡은 것이 되어 버렸지만 실행으로 보아서는 신선하다. 그 실행으로 신선한 것이 이론으로 낡게 된 것은 누구의 허물인가?..." -나카에 쵸민(1847-1901)- ' 쵸민'의 이런 말에도 불구하고, 다이쇼 정부는 당시 최신유행의 '파시즘'에 경도된 군부에 의해 종말을 고하죠. 유행에만 의존하는 (외부로부터의 가르침에만 의존하는) 근대화의 아이러니가 아닐까요? 마루야마 마사오는 그의 저서 '일본의 사상'에서 이런 형태의 근대화를 다음과 같이 비판하고 있습니다.(유행론과는 좀 다른 각도입니다. 하지만 서구 의존형 일본 근대화의 한계지적이라는 점에서는 일맥 상통) 이런 식의 근대화를 이룬 사회를 '낙지 단지의 병렬' 로 비판하며 '부채꼴'형태의 서구사회에 대비시키고 있습니다. 요인즉슨, '부채꼴'이라 함은 '그리스-로마 문명, 기독교 문명'에서 출발한 공통된 문화적 전통을 그 뿌리에 두고(공유하고) 그 말단이 분화된(전문영역이 분화된) 서구의 사회모습을 일컬음이며,-공통분모가 있는 덕에 그들은 각 전문영역끼리도 의사소통이 되지만.- '낙지단지'라 함은 그런 공통된 '문화 역사적 매개체'가 없는 상태에서 각기 '폐쇄된 전문가 영역'만이 군웅할거하는 사회모습을 일컬음이죠. 이런 식의 사회 속의 각 영역들은 "인텔리가 인텔리전스라고 하는 공통의 기반에 서 있질 않고 문학자, 사회 과학자, 자연과학자가 각기가 일정한 중간 집단을 형성하고 하나하나가 폐쇄적인 낙지 단지.." 같은 모습이 되어 버리죠. 서로 서로 말도 안통하고(과학자와 문인들이 서로를 '바보'로 여기고) 외부에 피해의식만 가지고 자신들끼리만 뭉치려 하고... -이상이 일본의 근대화 사회의 모습에 대한 마루야마 마사오의 비판이었는데, 우리나라의 모습도 크게 다를 거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결국 서양의 문명에서 '기독교-그리스 문명'이 해 준 '문화의 중심, 국체' 역할을 해 주던 것을 찾아야 하는 것이 후발국가 근대화의 사명일텐데. 러시아 같은 경우는 '비잔틴의 독수리'.. 비잔틴 제국 멸망후 넘어온 '그리스 정교권 국가들의 맹주'자리에 기인하는 서구권 카톨릭 국가들에 대한 대항의식. 일본군국주의 시절에는 '천황제' 현재 일본우익들이 이걸 고집하는 것도 이 맥락이 아닐까요? 그들에게는 이것 외에는 내세울 게 없으니... 우리 나라는 무엇이 있을지? 이 맥락에서 김지하씨가 '단군'을 들고 나온 것은 아닐런지? 물론 마루야마 마사오 선생같은 분은 '무조건 서양것을 배우고 익혀라.'라고 하십니다만... '접붙이기'가 능사는 아니고 이런 사안에서는 '묘목'을 통채로 뽑아 오고 흙도 퍼와야 될 판이니...더우기 김지하씨가 보기에는 '묘목'도 우리 것이 좋고, 흙도 우리 것이 좋다고 생각하시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