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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호연지기)
날 짜 (Date): 1999년 8월  9일 월요일 오전 11시 13분 09초
제 목(Title): Re: 유승삼/천원의 사랑 



그런 사실이 또 있었군요.
한겨레에서 또 이와같은 사설이 있길래 퍼옵니다.


시작

야-한국사회] /성금 언론 묻힌 책임/김진송/미술평론가·목수/ 
김진송/미술평론가·목수 


우리는 왜 늘 그렇게 지지리 궁상인가. 무슨 일이 터질 때마다 왜 언론은 난리를 
치며 국민들에게 손을 벌려야 하는가? 홍수가 나면 수재의연금, 연말에는 
불우이웃돕기, 망한 사장님 살리는 기업돕기성금, 경제를 살리자고 금모으기, 한도 
끝도 없이 펼쳐지는 자동음답서비스(ARS) 돈모으기는 끝간 데를 모른다. 

수해로 피해본 이재민돕기 돈모으기가 또 한창이다. 그게 잘못된 일은 아닐 
것이다. 불쌍한 이웃을 보고 쌀 한줌이라도 건내려는 정을 결코 나쁘달 수는 없는 
일이다. 그건 언론에서 말하듯이 우리민족의 미덕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은 정이고 제도는 제도이다. 혹여 정부는 예측할 수 있는 재난에 대한 
대책과 구난제도는 소홀한 채 `자발적 강제'로 이뤄지는 성금을 마치 구호제도로 
생각하진 않는지 모르겠다. 걷워진 성금을 전달하는 시스템조차 미비한 채 나중에 
정부예산 쓰듯이 집행된다면 그건 정성조차 무색하게 하는 일이다. 

*슬로건 사회와 코묻은 계몽지 

그 언젠가부터 정부가 해야 할 일을 국민에게 슬쩍 떠 넘기며 거기에 민족과 
화합의 이데올로기를 잔뜩 묻혀 떠벌리는 일이 정책결정자와 언론의 역할이 
되었다. 그걸 이름하여 사회의 계도적 역할 어쩌구하는 모양인데 말이 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제대로 말하면 그건 어설픈 계몽주의도 못 된다. 이런 방식이 
아직 통하는 것은 식민시기 이래 창궐한 슬로건 문화에 찌들려 그걸 마치 
계몽주의인양 착각하고 있는 정책자들과 거기에 들러리선 언론이 있기 때문이다. 

코묻은 돈을 내면서 콧날이 시큰해지도록 감동을 받으며 국가와 민족을 떠올려야 
하는 감상적인 사회는 아직 코흘리개의 사회일 뿐이다. 재난을 대비한 사회적 
시스템을 마련하지도 못하면서 일이 터지면 감정에 호소하려는 그런 사회가 
`슬로건사회'이다. 

경제를 살리자거나 수재민을 돕자거나 하는 캠페인과 슬로건들은 그럴 듯해 
보이지만 거기에는 보이지 않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슬로건사회는 모든 문제의 
동인을 대중에게 귀속시킴으로써 피계몽의 열등감을 만연시킨다. 예컨대 과소비 
추방이란 슬로건에서는 그 원인과 결과에 대한 고려는 사라지고 계층과 계급의 
구분없이 모두에 심리적인 억압으로 존재한다. 

또한 뭐뭐 돕기의 자동음답서비스 전화모금은 그것이 지니고 있는 피상적 건강성과 
사회적 긍정성이 있지만 그 이면에는 문제의 해결을 대중에게 전가시키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 텔레비전을 보고 눈물을 훔치며 전화를 꾹꾹 눌러대는 우리들의 
정은 화면의 귀퉁이에 쉴사이 없이 늘어가는 돈의 액수로 환산된다. 그걸 마치 
‘양심스코어’처럼 바라보는 우리들은 ‘그래 아직 정은 살아있어’하며 위안을 
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전화를 눌러대지 못한 ‘양심불량’의 죄책감을 낳는 
것이다. 

그러나 슬로건이 만연한 사회의 위험성은 바로 슬로건의 표면에 비판과 비난을 
받을 만한 명백한 혐의와 물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누가 경제를 
살리자는데 마다할 사람이 있겠는가? 누가 수재민을 돕자는데 반대할 사람이 
있겠는가? 

*정책과 제도부터 살펴야 

정책의 결정권자나 사회의 여론 결정자들, 이른바 사회지도층들은 아무도 거역할 
수 없는 추상적인 슬로건을 만들어놓고 그 뒤로 슬쩍 숨어버리면 그뿐이다. 
무책임하지만 얼마나 편한 지배방식인가? 

모든 슬로건들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몇가지 선행조건이 
따른다. `경제를 살립시다'라고 말하기 이전 경제제도에 대한 올바른 방향과 
책임이 가려졌는지를 살펴야 하며, 수재민을 돕자고 하기 전에 재난대책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었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게 바로 슬로건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원래 
해야 할 일이다. 

지금 수재민돕기 자동음답서비스 전화를 누르며 곰곰히 따져보자. 슬로건에 숨어 
있는 무책임함의 혐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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