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호연지기) 날 짜 (Date): 1999년 6월 21일 월요일 오전 12시 10분 31초 제 목(Title): 퍼온글/김경일교수의 공자가 죽어야..논란 공자님 말씀이 뭐기에 김경일 교수 책 '공자가…'계기로 논란…"한국사회 꿰뚫었다"-"신성모독"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이 도발적인 책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면서도 극에서 극 을 치닫는다. 지난 5월초 발매된 이 책은 현재 교보문고 판매 종합 2위, 출판문화협회 집계 전국 2위 를 차지할 정도로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저자 김경일교수(40·상명대 중문학과) 는 10세 때부터 한자를 배웠고, 중국 일본에서 고대문자 갑골문자를 전공했으며 한국인 으로는 처음으로 대만에서 갑골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력의 소유자. 이런 그가 왜 3000년전 죽은 공자를 굳이 무덤에서 끄집어내 다시 죽여야 했을까. "현란한 수식에도 불구하고 공자의 도덕은 '사람'을 위한 도덕이 아닌 '정치'와 '남성' '어 른' '기득권자', 심지어 '주검'을 위한 도덕이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 유교가 한국사회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는 게 그의 논지다. 사실 이 책은 유교비판을 화두로 하지만 달리 보면 '한국사회 비판서'이기도 하다. 그에 따르면 유교의 사농공상으로 대표되는 신분의식, 토론부재를 낳은 가부장의식, 위선 을 부추기는 군자 논리, 끼리끼리 협잡을 부르는 혈연적 폐쇄성과 그로 인한 분열 본질, 여성차별을 부른 남성우월의식, 스승의 권위 강조로 인한 창의성 말살교육의 문제점은 오 늘날에도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 고통스럽더라도 유교를 의식적으로 끊어내야 나라가 산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요즘 '유교 혹은 아시아적 가치에서 미래사 회를 이끌 가치관을 찾자'는 국내 일각의 시도들에 대한 '꿈깨라'는 일갈이기도 하다. 김교수의 유교비판은 유교의 '태생적 한계'에서 출발한다. 고대 갑골문을 통한 연구결과 에 따르면 유교는 기원전 14세기 중국 최초의 쿠데타에 성공한 은나라 조갑이란 인물의 권력미화 수단으로 시작됐다는 것. 이 정권 옹호논리는 주나라를 거쳐 제례 전문가인 유 (儒)계급의 후예였던 공자에 이르러 정교화하고 중국 한(漢)대의 동중서에 의해 통치 이데올로기화했으며, 주자에 의해 신성불가침의 절대진리가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조 초기 정도전 등에 의해 왕조의 통치이념으로 채택된다. 물론 쏟아지는 비판에 대해선 각오한 터. 그럼에도 요즘 김교수는 '엘리베이터가 열릴 때마다 덜컥덜컥 겁이 날 정도'로 시달리고 있다. 연구실 전화는 빼놓은 지 오래다. 인터 넷 이메일함에는 매일 찬반양론의 편지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성균관은 상명대 총장실로 '학교측의 공식입장을 공문으로 보내달라'고 요청, 그를 곤경에 빠뜨리기도 했다. 가장 민감한 반응은 말할 것도 없이 유림에서 나왔다. 그들에게는 '공자를 죽인다'는 발 상 자체가 신성모독이었다. 유력신문에 그에 대한 기사가 실리면 유림의 '규탄' 성명서와 반론보도청구가 편집국에 들어오고, 결국 기사량보다 긴 성균관이나 유학자의 글이 실리 곤 했다. "주관적이고 감정적 시각을 보편적 실증인 양 논리를 비약했다"거나 "일본의 식 민사관이나 서구의 전통가치관 파괴정책에 견강부회하는 기회주의" 등의 비판이 주종. "아시아적 가치서 새 가치관 찾자? 꿈깨" KBS 심야토론 프로그램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책 한권을 놓고 토론을 벌이는 '파격'이 벌어졌다. '전통유교문화의 현대적 재해석'을 주장하는 한상진 정신문화연구원장도 참석한 이날 토론은, 4명의 패널 중 김경일 교수를 뺀 3명이 반대쪽 입장을 보였다. 한국에서 유교 혹은 공자는 왜 이렇게 극단적인 반응들을 낳고 있을까. 김교수는 "한 국 사회의 '숨어있던 뇌관'을 건드렸기 때문"이라고 본다. 물론 책을 낸 뒤 "왜 이런 책 을 이제야 냈느냐"는 절찬과 격려는 항의보다 더 많이 쏟아졌다. "안개처럼 부옇던 것 들이 걷히는 느낌"이라는 노년의 주부들이 있었고, "맞는 말이지만 지금까지 편하게 살 아온 남성으로서 부담스런 얘기"라는 가장들의 솔직한 고백도 이어졌다. 학계의 반응도 극단적이긴 마찬가지. 라디오 생방송중에 모대학교수가 그의 면전에서 '교 수가 이렇게 저급한 글을 썼을 리 없고 출판사에서 써줬을 것'이란 인신모독성 발언을 서슴치 않는가 하면 한 명예교수는 "유교가 동양을 망쳤다는 생각을 평생 해왔지만 유학 자들과 싸우기 귀찮아 빙빙 돌려 옆구리만 치고 말았는데 김선생은 대담했다"는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현재 유림을 중심으로 반박용 책을 준비중이란 소문도 들린다. 그는 일일이 반응하지 않으려 한다. 뿐만 아니라 기업체 등에서 들어오는 강연요청도 모 두 거절하고 있다. '뜰 때 뜨라'는 주위의 부추김에 고개를 젓는다. 이것저것 따라다니다 보면 진의가 변질될 수 있다는 자기경계 때문이다. 유일하게 승낙한 것이 서울시청 여 성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 그렇다고 입장을 굽힐 뜻은 전혀 없다. 유교문화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여성, 어린 사람, 가난하고 빽없는 사람 등 사회적 약자들이기 때문이다. "결식아동을 위한 자원봉사에 나 갔는데, 너무 화가 나더군요. 당장 아이들을 굶기면서 '아시아적 가치에는 상부상조라는 자발적 사회보장제도가 있다'고 들먹이는 게 유교자본주의입니까." 한창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고급옷로비사건에서 그는 조선조 500년을 망쳤던 부패의 사 슬, 즉 권(權)-법(法)-상(商)으로 대표되는 기득권층의 카르텔 구조를 읽어낸다. 정치권 (權)과 검찰(法), 재벌(商)이 뒤죽박죽으로 엉킨 이 코미디의 결론은 '별 일 아닌 것 가지 고 웬 난리냐'는 것이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던 이 사건 전개과정의 기저에는 기득권층 끼리만 사상과 학문을 전수하고 '상부상조'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유교적 사고가 깔려 있 다는 지적이다. 시민사회로 가는 가장 큰 걸림돌은 유교 실생활에서 그는 이웃 부모 4명과 함께 방과후 대안학교를 꾸리고 동네 녹색소비자운동 에 참여한다. 어린이나 노인을 위한 자원봉사 등에도 나선다. 그는 어머니께건 아내에 게건 '밥하지 말라'고 부추긴다. "우리 문화가 참 잔인합니다. 단 15분의 식사를 위해 여성들은 한끼 3시간씩을 부엌에 묶여 있습니다. 밥 안하는 여자는 나쁜 여자라는 게 통념이니, 여성 스스로가 이 생각에서 벗어나기도 힘듭니다. 결국 사회시스템으로 해결 할 문제지요." 대만의 경우 슈퍼에서 장봐와서 5분이면 집에서 식사가 가능한 사회시스 템이 갖춰져 있는데, 대만의 경쟁력은 이런 데서 나온다는 게 그의 해석이다. 기성세대의 반응에는 별 관심이 없지만, 젊은이들이 자신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주길 바 란다. 그래서 뭔가 답답하고 끈적끈적하고 미심쩍었던 부분들을 해소하고 세계로 미래 로 죽죽 뻗어가는 젊은이들이 되길 바란다. 문체조차 20대 학생들에게 '읽히는 글'이 되도록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고 한다. "신문 갖다놓고 문장길이, 유머·패러독스 쓰는 법 등까지 연구했지요." 공자를 죽인 뒤, 미래사회의 대안은? 김교수는 '시민의 힘'에서 찾는다. 우리 사회 부패 의 고리들을 '자각한 시민'의 힘으로 하나하나 깨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386세대' 에 대한 기대가 크고, 이들이 유교적 가치관에 물들 40대 50대가 되어도 변하지 않을 수 있을까를 미리 걱정한다. 그에게는 한국이 시민사회로 가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유교인 것. 이 점은 지난 4월 한상진 정문연원장이 한 토론회에서 '아시아적 제3의 길'을 논하며 유교와 참여민주주의의 접목을 주장한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국책연구기관인 정신문화연구원에서 유교사상 재조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부분에 대해 서도 그는 조심스레 우려를 표한다. "TV토론에서 사회자가 단도직입적으로 '정문연에 서 유교를 통치이념화하려 하는가'라고 한상진 원장에게 묻자 그가 아니라고 답하더군 요. 더 이상 왈가왈부할 수 없게 된 거죠. 어찌 됐건 아시아적 가치에 대한 연구는 학문 적 의미는 있을지 몰라도 사회에는 도움이 되기 어렵다고 봅니다. 또 이제 가치관이란 것을 정권이 창출할 수 없다는 점도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분명 그는 젊다. 그러나 그는 "다섯살 더 들었으면 '안' 썼을 것이고, 다섯 살 더 젊었으 면 '못' 썼을 것"이라고 말한다. '임금님이 벌거벗었다'는 진실을 외친 것도 어린 아이였 다. 그의 문제제기에 대해 이제 좀더 공개적인 논의가 시작될 때가 아닐까. 서영아 기자 ------------------------------------------------------------------------------- - Copyright(c) 1999 All rights Reserved. E-mail: newsroom@donga.com �� �後後� �짯後� �後� �碻碻碻� �碻碻� �� �� ┛┗ �� �� �� �� �後後� �碻�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