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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호연지기)
날 짜 (Date): 1999년 6월  8일 화요일 오전 01시 03분 34초
제 목(Title): 최병두/지리학의 새로운 패러다임,공간정치


   

지리학의 새로운 패러다임, 공간정치경제학 

 


최 병 두 (대구대 지리교육과 교수)

 

* {{ }} 는 각주를 의미함 *

1 공간의 재인식과 지리학 패러다임의 변화 

지리학은 흔히 <어디에 무엇이 있는가>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지리학의 개념 정의는 때로 지리학이 오늘날 더 이상 학문적 의미를 가질 수 없는 
것처럼 보이도록 한다. 왜냐하면, 현대 교통과 통신매체들의 급속한 발달과 
더불어, 지표상의 세계 구석구석에 있는 모든 현상들이 아무리 먼거리에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잘 알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지리학은 이 
세상에 무엇이 있는가를 배우는 초,중등생들에게 유익한 공부가 되거나, 또는 세계 
각국의 풍물을 신기해 하는 관광여행자들 또는 TV시청자들에게 흥미로운 지식 
정도로 간주될 수 있다.

그러나 지리학은 이와 같이 단순한 피상적 이해만으로 무시 또는 방치될 수 없는 
매우 기본적인 개념들과 훨씬 더 복잡한 내용들을 가지고 있다. 사실 <어디에 
무엇이 있는가>, 즉 사물들의 공간(또는 위치, 장소, 입지, 거리, 면적, 환경 
등)에 관한 지식은 이 지구상에서 인류가 등장한 이후 자신의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었다. 달리 말해서, 존재론적으로,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어떤 공간 속에 위치지워지며, 죽음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공간상에서 움직이며 살아간다. 공간은 인간의 유한한 삶이 영위되는 터전이며, 그 
삶의 흔적이 세대를 통해 누적적으로 각인되는 역사의 장(場)이다.

뿐만 아니라, 인식론적으로, 모든 사물들은 시,공간 속에서 존재하며, 따라서 
시,공간적 경험을 통해 인지된다. 물론, 사물들의 시,공간적 현상들은 단순히 
가시적으로 드러난 것의 서술만으로 완전히 이해될 수 없으며, 이 현상들을 
만들어내는 구조적 메카니즘들의 설명을 통해 과학적으로 규명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적 메카니즘들에 대한 추론 역시 시,공간적 현상들에 대한 실제 경험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러한 점에서, <어디에 무엇이 있는가>, 즉 사물들의 공간에 
관한 의문은 사물들이 왜 그러한 공간상에 위치지워져 있는가, 그리고 그 공간은 
다시 그 사물들의 성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의문으로 확대된다. 

이와 같이 (자연적 및 사회적) 사물과 그것이 위치지워진 공간은 존재론적으로 
서로 분리될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서구 사회에서 데카르트 이후 
근대적 의식의 발달과정은 사물과 공간 간의 내재적 관계를 분리시키게 되었다. 즉 
근대적 이성의 발달과 더불어, 겉으로 드러난 시,공간적 현상들에 관한 의문은 그 
이면에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본질을 추구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그 사물의 
속성은 마치 그것이 드러나는 공간적 현상들과는 무관한 것, 즉 사물과 공간은 
분리된 것처럼 인식되게 되었고, 이에 따라 공간은 결국 텅빈 공간, 또는 기하학적 
공간(즉 먼저 선험적으로 공간좌표체계가 설정되고 그 다음 사물들이 위치지워지는 
공간)으로 간주되게 되었다.

사물과 공간 간의 이러한 인식론적 분리는 한편으로 사회가 점차 복잡해지면서, 
사람들이 단순히 시,공간적으로 드러난 현상들만으로 사물들의 본질을 이해하기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예로, 노동의 사회공간적 분업의 발달과 
화폐에 의해 매개되는 원거리 상품교환은 내가 먹고 있는 빵(밀)이 누구에 의해 
만들어 졌는지, 또는 내가 만들고 있는 신발이 누구에 의해 사용될 것인지를 알 수 
없게 했으며, 이에 따라 어떤 사물의 성격은 그것이 드러낸 현상만으로 완전히 
설명될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물들간의 기능적 관계와 
이를 규정하는 노동분업이나 자본축적의 메카니즘은 결코 비(非)공간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물과 공간 간의 관계에 관한 인식은 지리학의 패러다임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사실, 고전적 지리학(즉 地誌的 지리학 또는 지역지리학)은 
사물과 공간 간의 인식론적 분리가 이루어지기 이전에 <어디에 무엇이 있는가>를 
각 지역의 특성에 따라 개성기술적으로 연구했다면, 195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까지 주류를 이루었던 공간과학으로서의 지리학(즉 실증주의적 지리학)은 
사물과 공간 간을 완전히 분리시키고, 공간 그 자체의 현상들에 관한 법칙성을 
추구하고자 했다. 즉 실증주의적 지리학에서 공간은 사물들이 인위적으로 
위치지워질 수 있는 선험성을 가지거나, 또는 그 사물들의 위치를 결정하는 힘을 
가진 것으로 물신화되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실증주의적 지리학은 공간과 사물 
간을 이원화시키고, 이들 간의 관계를 왜곡시킨 것으로 비판되었다.1)

{{ N.Smith, 1981, "Degeneracy in theory and practice: spatial interactionism 
and radical eclecticism", Progress in Human Geography, 5, pp.111-18. }} 

실증주의적 지리학에 대한 이러한 비판은 공간과 사물(또는 사회) 간의 관계에 
대한 재인식과, 나아가 지리학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했다. 실증주의 지리학에 
대한 몇가지 대안적 패러다임들 가운데, 특히 공간에 관한 정치경제학적 연구는 
공간과 사회 간의 관계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면서, 이 문제에 민감하게 
접근하고자 했다. 그 발달의 초기단계라고 할 수 있는 1970년대에 
공간정치경제학은 공간 그 자체의 법칙성을 추구했던 실증주의적 지리학에 
반대하여, <공간적 현상>들을 생성 또는 규정하는 <사회적 과정>에 관심의 
초점을 모았다. 이로 인해, 공간적 현상들에 관한 이론은 있을 수 없으며, 단지 
사회적 이론만이 가능하다는 극단적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2)

{{M.Castells, 1976, "Is there an urban sociology?", C.Pickvance (ed), Urban 
Sociology: Critical Essays, Methuen, London. }} 

1980년대 이후 지리학은 공간과 사회 간의 관계에 관한 일련의 논쟁을 거치면서 
<사회-공간 변증법>3)

{{E.Soja, 1981, "Socio-spatial dialectic", Annals of Association of American 
Geographers, 70 (2); E. Soja, 1989, Postmodern Geographies, Verso, London, 
ch.3; 이무용 외 역, 1997, {공간과 비판이론}, 시각과 언어, 제 3장 참조. }}

, 즉 공간적 현상들은 사회적 과정에 의해 구성되지만, 이에 따른 공간적 현상들은 
다시 사회적 과정을 재구성하게 된다는 인식에 대체적인 합의를 하게 되었다. 물론 
사회-공간 간의 관계에 관한 관심 모두가 공간정치경제학에 기초한 것은 아니며, 
또한 공간정치경제학의 관심이 사회-공간 간의 관계에 한정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공간에 관한 재인식은 실증주의적 지리학에서 지리학의 새로운 
패러다임(들)으로의 전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지리학이 다양한 
사회이론들을 받아들이면서 또한 사회과학 일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2 공간정치경제학의 등장과 발달

<공간정치경제학>은 1970년대 이후 새롭게 등장,발달한 지리학 또는 보다 
포괄적으로 공간연구의 한 패러다임으로, 기본적으로 맑스주의적 방법론과 
개념들에 근거하지만 최근 보다 다양한 비판적 사회이론들과 결합하여 당대의 
자본주의적 공간을 분석하고 그 실천적 대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일련의 이론적 
경향을 지칭한다.4)

{{이를 소개하는 국내 문헌으로, 김왕배, 1987, [자본주의 도시의 정치경제학적 
접근], <연세사회학>, 8, 5-37; 최병두, 1988, [인문지리학 방법론의 새로운 
지평], <지리학>, 38, 15-36; 김용창, 1994, [공간정치경제학에의 초대], 반시대 
창간호, 새물결; 김용창, 1995, [공간정치경제학의 전화과정 비판], 이론 12, 새길 
등 참조. }}

이러한 점에서, 오늘날 공간연구에 적용되고 있는 공간정치경제학은 좁은 의미의 
고전적 맑스주의의 범위를 넘어서 훨씬 포괄적이고 다양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고5)

{{R.Peet and N.J.Thrift (eds.), 1989, New Models in Geography: The Political- 
Economy Perspective, 2 vols, Unwin Hyman, London. }}, 

이에 따라 최근 보다 많은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공간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공간정치경제학의 범위나 정체성이 오히려 모호해지고 심지어 지적 
무정부성을 보이기도 하지만, 공간에 관한 비판적 이론의 추구와 실천적 대안의 
모색이라는 공간연구의 기본 전제는 공간정치경제학의 전통 속에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공간이 정치경제학에서 주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앞서 언급한 존재론적 및 
인식론적 입장에서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역사 발전에서도 그 중요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사실 르페브르(Lefebvre)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자본주의는 지난 
1세기 동안 그 내적 모순을 희석시킬 수 (만약 해소한 것이 아니라면) 있었고, 
결과적으로 … <성장>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는 그 대가를 계산할 수 
없지만, 그 수단은 분명히 알고 있다. <그 수단이란> 공간을 점거함으로써, 
공간을 생산함으로써 <이루어졌다>".6) 

{{H. Lefebvre, 1974, The Sruvival of Capitalism, Allison & Busby, London, p. 
21. }}. 

어떠한 사회에서도, 공간은 사회체제의 발달을 반영하고 또한 그 발달을 
촉진시키지만, 특히 공간은 원료와 에너지의 공급지로서, 생산공장의 입지로서, 
상품유통의 교통로로서, 그리고 노동력의 재생산을 위한 일상생활의 장소로서 
자본축적 과정에 편입된다. 이러한 자본축적 과정에서 인간의 일상생활을 위한 
사용가치로서의 공간은 자본축적을 위한 교환가치로서 거래되고, 개발되고, 심지어 
투기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자본축적 과정에서 담당하는 공간의 역할은 
1970년대 공간정치경제학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 서구 사회는 격렬한 학생-사회운동 및 다양한 
사회문제들의 심화 그리고 이른바 포드주의적 축적체제의 한계로 인한 경제침체를 
겪으면서, 학문분야 특히 사회과학분야에도 큰 변화를 맞게 되었다. 지리학자들도 
현실문제의 해결을 위한 지리적 지식의 적실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 시기 
주류를 이루었던 실증주의적 지리학에 대한 비판적 반성이 일게 되었다. 이러한 
반실증주의 운동은 한편으로 현상학이나 실존주의 등에 기초한 인간주의적 지리학, 
다른 한편으로는 맑스주의를 도입한 정치경제학적 (또는 구조주의적) 지리학을 
등장시켰다.7)

{{R.J. Johnston, 1983, Philosophy and Human Geography, Arnold, London. }}

그 이후 인간주의 지리학은 큰 영향력을 미치지는 못했으나8)

{{인간주의적 전통에서의 공간연구는 실증주의적 지리학의 비판에 큰 기여를 
하면서, 생활세계와 장소감, 생활공간 등 주요 개념들을 도입했지만 어떤 이론적 
체계를 정형화시키지는 못했다. }},

정치경제학적 지리학은 지속적인 발전을 보이면서 공간연구에 매우 큰 기여를 하게 
된다.

이 시기, 공간정치경제학의 등장과 발달을 주도한 인물로서, 프랑스에서 
알튀쎄(Althusser)와 폴란짜스(Polanzas) 등의 구조주의적 맑스주의를 
도시사회학적 연구에 응용하고자 했던 까스텔(Castells)과 영국-미국에서 보다 
직접적으로 맑스의 저작에 의존하여 맑스주의적 지리학을 발달시키고자 했던 
하비(Harvey)를 들 수 있다. 그의 초기 역작 {도시문제}(1972)에서9),

{{ M.Castells, 1972(1977), The Urban Question, Arnold, London. }}

까스텔은 도시공간을 사회와 독립된 어떤 자율적 실체가 아니라, 여러 층위들로 
구성된 사회관계들의 산물 또는 이들의 접합이 투영된 것으로 이해했다. 즉 
도시공간은 경제적, 정치적 및 이데올로기적 층위들로 구성된 사회관계들에 
상응하여, 형성,변동하며, 실행되는 것으로 간주된다. 특히 그는 도시지역을 
상품들의 생산과 더불어 노동력의 재생산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인식하고, 이를 
위해 요구되는 <집합적 소비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그에 의하면, 
국가독점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러한 집합적 소비재의 공급은 개별 기업보다는 
국가에 의해 이루어지며, 만약 이의 공급이 원할하지 못할 경우 국가를 대상으로 
한 '도시사회운동'이 발생하게 된다.

까스텔의 초기 연구가 일관되게 구조주의적 맑시즘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면, 
하비의 초기 연구, {사회정의와 도시}(1973)10)

{{ D. Harvey, 1973, Social Justice and the City, Arnold, London; 최병두 역, 
1983, {사회정의와 도시}, 종로서적. }}

는 다소 모호하게 쿤(Kuhn)의 과학혁명론과 같은 자유주의적 입장과 
폴레니(Polanyi)의 경제통합양식론과 같은 사회주의적 입장을 대비적으로 
도입하고, 까스텔이 강력히 비판했던 르페브르의 헤겔적 (또는 인간주의적) 
맑스주의 공간연구와 자신의 연구를 비교하기도 했다.11)

{{ Lefebvre는 공간연구자라기 보다는 훨씬더 포괄적인 맑스주의적 철학자이지만, 
Castells이나 Havrey 못지 않게 공간정치경제학의 발달에 큰 기여를 했으며, 그의 
저서, The Production of Space (Blackwell, Oxford, 1991 [1974]) 등은 최근에도 
많이 읽히고 있다. }}

그러나 이러한 하비의 연구는 영미계통의 지리학 및 공간연구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공간정치경제학적 연구가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그리고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까스텔이 {도시와 민중}(1983)12)

{{ M.Castells, 1983, The City and the Grassroots, Arnond, London. 이 책의 
일부는 조성윤,이준식 (편역), 1986, {도시지역운동연구}, 세계에 번역되어 있음. 
}}

등에서 구조주의적 맑시즘에 근거한 공간연구를 자기비판적으로 부정하면서 다양한 
유형들의 도시사회운동을 포괄적으로 분석한 반면, 하비는 {자본의 
한계}(1982)에서 직접 맑스의 저작에 관심을 두고 그의 이론들에서 빠져 있는 
공간연구 부분을 메우고자 노력함으로써,13)

{{ D. Harvey, 1982, The Limits to Capital, Blackwell, Oxford; 최병두 역, 
1995, {자본의 한계}, 한울. }}

일단 고전적 입장에서 <공간정치경제학>을 이론적으로 완결지우게 된다. 특히 이 
연구에서 그는 자본순환과정을 정교하게 분석함으로써, 맑스의 과잉축적위기론을 
넘어서 고정자본 또는 <건조환경>으로의 자본순환에 따라 발생하는 위기 및 
이러한 위기를 회피하기 위한 <공간적 조정>으로서의 지역불균등발전에 따른 
위기 등을 체계적으로 이론화했다.

이와 같이 까스텔 및 하비 등에 의해 선도되었던 초기 공간정치경제학은 
자본주의적 도시화과정, 지역불균등발전, 도시주거지분화, 도시사회운동 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맑스주의적 개념들에 근거한 연구를 활성화시켰다.14)

{{ M.Dear and A.J.Scott (eds), 1981, Urbanization and Urban Planning in 
Capitalist Society, Methuen, London; 최병두,한지연(편역), 1989, {자본주의 
도시화와 도시계획}, 한울; J.Carney et al (eds), 1980, Regions in Crisis, 
Croom Helm, London; 한국공간환경연구회 지역분과 역, 1991, {지역문제의 
정치경제학}, 풀빛. }}

물론 이 시기 도시연구에는 엄밀한 의미에서 공간정치경제학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상당히 영향력을 가졌던 신베버주의적 이론들도 활발하게 논의되었다. 
영국적 전통의 렉스와 무어(Rex & Moor), 팔(Pahl), 그리고 손더스(Saunders)로 
이어지는 신베버주의적 도시연구는 국가관료제의 기능, 도시서비스 공급과 그 
접근의 불평등 문제 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15)

{{ P.Saunders, 1981, Social Theory and the Urban Question, Hutchinson, 
London; 김찬호 외 역, 1991, {도시와 사회이론}, 풀빛 (1998, 한울에서 
재출판됨). }}

, <도시관리주의론>을 정립하고 <주택계급>과 같은 개념들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는 그들의 관심을 자본축적과정에 내재된 모순이나 이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성들과 연계시키지는 않았다.16)

{{ M.Savage and A. Warde, 1993, Urban Sociology, Capitalism, and Modernity, 
Macmillan, London; 김왕배,박세훈 역, 1996, {자본주의 도시와 근대성}, 한울. }}

이들과 더불어 공간정치경제학은 연구대상 및 관심 주제의 확대, 공간연구에 있어 
비판정신의 고양, 사회과학과의 통합 및 사회이론 발달에의 직접적 참여, 그리고 
무엇보다도 현실 공간문제의 분석 및 도시사회운동의 이론 개발을 통한 사회공간적 
실천에의 기여 등을 이룰 수 있었다.

3 공간정치경제학의 재구성과 다양화

1980년대 중반 이후 공간정치경제학을 포함하여 서구 맑스주의의 전통은 서구 
자본주의 급속한 변화 및 기존 사회주의체제의 붕괴로 인해 이론과 현실 간 심각한 
괴리를 느끼게 되었다. 1970년대 서구 경제에서, 그동안 안정적 성장을 가져다 
주었던 포드주의적 축적체제가 내적 경직성과 석유파동의 충격 등으로 인해 
침체기를 겪게 되었고, 그 이후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등을 통해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축적체제가 발달하게 되었다. 첨단기술산업과 
생산자서비스업들이 새롭게 발달했으며, 자본의 입지전략과 생산체계, 노동계약, 
그리고 소비양식 및 신자유주의적 국가정책 등에 있어서 유연성이 강조되는 시대가 
도래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유연적 (또는 포스트포드주의적) 축적체제는 
이에 상응하는 상부구조의 변화, 즉 생활문화와 이미지 및 담론의 창출에 있어 
새로운 양식으로서 포스트모더니즘을 동반했다.17)

{{) D. Harvey, 1989, The Condition of Postmodernity, Blackwell, Oxford; 
구동회, 박영민 역, 1995, {포스트모더니티의 조건}, 한울. }}

이와 같은 포스트포드주의적 경제·정치 및 포스트모던 사회문화는 기존의 고전적 
정치경제학으로는 더 이상 설명될 수 없는 것 처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상황에서 당시 구소련의 해체와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의 자유화, 그리고 중국 및 
베트남 등지에서 시장사회주의 도입 등은 기존 맑스주의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1980년대의 이러한 현실은 기존의 공간정치경제학, 나아가 고전적 맑스주의 일반에 
대한 이론적 및 실천적 신뢰를 와해시키고, 맑스주의 이론 내에 심각한 분열을 
가져왔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탈맑스주의적 분위기 속에서 이른바 
<포스트>주의(post-ism)적 입장을 가지는 새로운 비판이론들이 등장하면서 많은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구조화이론, 과학적 실재론, 
조절이론,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 등이 지리학 또는 공간연구에 도입되었으며 이 
분야의 연구를 통해 사회비판이론 일반의 발달에 다시 기여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었다. 물론 이와 같이 새로운 사회이론의 실험장이 된 공간연구에서, 기존의 
공간정치경제학을 견지하고자 했던 이론가들은 이와 같은 새로운 경향이 
일시적이거나 소모적이며 심지어 사회과학의 진보에 유해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18)

{{ D.Walker, 1989, "What's left to do", Antipode, 21(2). }}

그러나 실증주의적 공간연구에 대한 반대와는 달리, 공간정치경제학자들은 새로운 
사회이론들에 대해 완전히 배타적이라기보다는 부분적으로 그 유용성을 인정하면서 
새로운 주요 개념들을 도입하여 그 자신의 이론적 기반을 재구성하게 되었다. 

공간정치경제학적 연구에서 우선 관심을 끌게 된 이론은 기든스(Giddens) 등에 
의해 정형화된 구조화이론이었다. 기든스는 해석학적 행위이론과 구조주의 및 
기능주의에 기초한 구조분석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구조와 행위 간의 변증법적 
관계를 강조하는 구조화이론을 제시했으며, 나아가 이 이론의 입장에서 
정통맑스주의 이론체계에 기초한 사적 유물론을 비판적으로 재구성하고자 했다.19)

{{ A.Giddens, 1981, A Contemporary Critique and Historical Materialism, 
Macmillan, London; 최병두 역, 1991, {사적 유물론의 현대적 비판}, 나남; 
A.Giddens, 1984, The Constitution of Society, Polity, Cambirdge. 공간에 관한 
Giddens의 강조는 근대성에 관한 보다 최근의 연구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

특히 구조화이론을 개발하면서, 그는 사회이론의 구성에서 공간의 개념이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기존의 지리학자들 또는 공간이론가들의 주장들을 
직접 원용했다. 이에 따라, 공간연구자들은 구조화이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론적 정치화뿐만 아니라 경험적 분석에의 원용을 통해 이 이론의 발달에 
기여하고자 했다. 이와 같은 구조화이론의 도입이 현실 분석의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면, 바스카(Bhaskar) 등에 의해 개발된 <과학적 (또는 비판적) 실재론>은 
인식론적 입장에서 실증주의적 공간연구의 부적합성을 비판하고, 대신 인과력을 
가지는 구조, 이를 활성화시키는 메카니즘, 이에 따른 실제 현상들의 표출, 그리고 
이러한 현상들에 대한 경험으로 이루어지는 층위에 따라 구체성과 추상성이 상호 
연계되는 과정을 도식화하고자 했다.20)

{{ R. Bhaskar, 1979, The Possibility of Naturalism, Brighton, Harvester; R. 
Bhaskar, 1986, Scientific Realism and Human Emancipation, Verso, London; A. 
Sayer, 1984, Method in Social Science: A Realist Approach, Hutchinson, London 
참조. }}

이와 같은 구조화이론과 과학적 실재론은 1980년대 중반의 공간정치경제학적 
관심을 주도했다. 조절이론과 포스트모더니즘은 1980년대 후반에서 최근에 
이르기까지 공간정치경제학적 연구에 보다 주요한 이론적 배경이 되고 있다. 우선 
프랑스의 조절학파 등에 의해 제시된 이론이 공간연구에 도입되게 된 것은 
경제결정론적이며 거시적인 고전적 맑스주의 이론으로는 자본주의 내부의 구체적 
변화, 특히 포드주의 축적체제 및 유연적 축적체제로의 전환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회의에서 비롯된다. 조절이론은 축적체제와 조절양식이라는 두가지 기본적 
개념으로 자본주의 경제발전의 단계들을 중범위적으로 설명하고, 직접 개별 국가나 
지역들에 응용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공간정치경제학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21)

{{ B. Jessop, 1990, "Regulation theories in retrospect and prospect", Economy 
and Society, 19 (2); 조명래, 1992, [자본의 재구조화와 지역불균형의 재생산], 
한국공간환경연구회 편, {한국공간환경의 재인식}, 한울. }}

이와 같은 조절이론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물적 토대의 재구조화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면, 포스트모더니즘은 그 상부구조의 성격 변화를 반영하고 또한 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연구의 결과로 등장했다고 할 수 있다. 즉 
포스트모더니즘은 보다 최근 문학, 미술, 건축 부문 등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절충주의적 양식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또한 동시에 서구 계몽주의적 이성의 
결과로 드러나는 현대 사회의 문제성에 대한 푸꼬(Foucault), 데리다(Derrida), 
료타르(Lyotard) 등의 새로운 비평양식을 지칭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포스트모더니즘은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문화와 의식을 의미하는 포스트모더니티의 
연구로 나아가면서, 많은 공간적 메타포를 함의하거나 또는 공간에 대한 직접적 
적용을 통해 공간정치경제학의 발달에 큰 영향을 미쳤다.22)

{{ N. Albertsen, 1988, "Postmodernism, post-Fordism, and critical social 
theory", Environment and Planning D. Society and Space, 6, 339-365; Harvey 
(구동회,박영민 역), 앞의 책; 이상일, 1993, [포스트모더니즘과 지리학], 
지리교육논집 30. }}

공간연구 분야에 이와 같이 새롭고 다양한 사회이론들의 도입과 이를 통한 경험적 
분석 및 이론적 세련화는 고전적 공간정치경제학이 가지고 있었던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유연하면서 현실 설명력을 가지는 이론체계로 재구성되도록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유연하지만 단일한 공간정치경제학의 틀이 아니라 
유연성이라는 명분으로 다원적 관점들이 모호하게 인정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현실의 설명에 있어서도 공간정치경제학자들간에 어떤 갈등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의 대표적인 예로, <국지성> 연구를 둘러싸고 전개되었던 일련의 논쟁을 들 수 
있다. 국지성 연구는 영국에서 정부의 프로젝트로 시작되었지만,23)

{{ P. Cooke (ed), 1989, Localities: The Changing Face of Urban Britain, Unwin 
Hymna, Lodnon; S.Duncan and M.Savage, 1991, "New perspectives on the locality 
debate", Environment and Planning A, 23(2); 손명철 역, 1994, {지역지리와 
현대사회이론}, 명보문화사; B.Warf, 1993, Postmodernism and the localities 
debate, Tijdschrift voor Economische en Sociale Geografie, 84(3); 손명철, 
1995, [포스트모더니즘과 지방성 논쟁], <공간과 사회> 5, 153-170. }}

이에 대한 관심은 구조화이론에서 제시된 <현장>의 개념, 과학적 실재론에서 
제시된 <공간적 차이>의 개념, 조절이론에서 강조되는 축적체제와 조절양식의 
중범위연구,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에서 강조되는 미시정치 등과 연계될 수 
있었다. 이러한 국지성 연구는 자본 및 공간 재구조화의 지역적 차이를 발생시키는 
특수한 국지성을 고찰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지지만, 다른 한편으로 
장소들간의 통일성이나 확실성보다는 다양성, 모호성 그리고 비일관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국지성 연구와 
이에 대한 비판은 1980년대 후반 이후 보다 가속화되고 있는 자본의 세계화과정 및 
이에 조응하는 지방화과정에 관한 연구로 이어지면서24),

{{ K.R. Cox, 1994, "The local and the global in the new urban politics: a 
critical review", Environment and Planning D. Society and Space, 11(4); K.R. 
Cox (ed), 1997, Spaces of Globalization, Gulford, New York. }}

자본의 초공간적 이동성, 국제적 분업체계의 재편과 블록경제화, 초국적자본을 
뒷받침하는 세계 패권주의, 냉전체제의 해체로 인한 지정학적 갈등의 심화, 역외 
자본을 도입하기 위한 각 도시나 지역들의 치열한 경쟁, 지역주의에 기초한 새로운 
국내 정치구도의 형성 등에 많은 관심을 가지도록 했다.

4 공간정치경제학의 주요 논제들 

이상에서 서술된 바와 같이, 1970년대 이후 서구 지성사에서 주요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발전, 재구성되어 온 공간정치경제학은 1980년대 후반 이후 한국에도 
상당히 적극적으로 소개되면서 이론적 논의뿐만 아니라 한국적 현실에 대한 경험적 
분석에도 응용되게 되었다. 특히 1980년대 후반 민주화운동과 더불어 전개되었던 
진보학술운동은 그동안 금지되어 있었던 맑스주의적 연구(대표적으로 사구체 논쟁 
등을 통해 한국 사회의 성격 규명 등)를 가능하게 했고, 또 그 유용성과 한계에 
관한 활발한 논쟁을 가져다 주었다. 1980년대 중반 한국의 공간연구도 
도시빈민연구 등을 통해 이러한 과정에 일정하게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1980년대 
후반에는 외국의 공간정치경제학 이론을 직접 도입하여 이에 관한 이론적 논의와 
경험적 고찰을 수행했고, 이제는 제도권 내에서의 연구에도 상당히 자유롭게 
적용될 수 있게 되었다.25)

{{ 최병두 {한국의 공간과 환경}(한길사, 1991), {한국공간환경의 재인식}(한울, 
1992), 한국공간환경연구회, {서울연구}(한울, 1994). R.J. Johnston et al (eds), 
1987 (2nd), The Dictionary of Human Geography, Blackwell, Oxford; 
한국지리연구회 옮김, {현대인문지리학사전}(한울, 1991). }}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오면서 고전적 공간정치경제학에 관한 논의가 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도 전에, 새로운 사회이론들과 결합된 공간연구들이 도입되고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이에 따라, 공간정치경제학이 한편으로는 보다 
다양한 개념들과 풍부한 주제들을 가질 수 있게 되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상이한 
이론이나 개념들의 모호성, 국내 연구성과의 부족 등으로 인해 어떤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다 최근 공간정치경제학의 
입장에서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주요 주제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경제분야에서, 최근까지 공간정치경제학의 관점에서 이루어진 주요 논의들은 
대부분 포스트포디즘 또는 유연적 축적체제, 그리고 이와 관련된 많은 
개념들(예로, 신산업공간, 네트웍경제)이었다. 

이러한 논의들은 고전적 정치경제학의 틀에 기초했다기 보다는 신고전적 이론, 
제도학파, 조절이론 등 다양한 이론들에 근거를 두고 있다. 또한 이러한 연구들은 
대부분 과학기술, 특히 전자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대해 큰 관심을 두고 
생산양식에 상응하는 <발전양식>의 개념을 제시하고 <자본의 흐름>또는 
네트웍을 강조하거나26),

{{ 대표적으로, M.Castells, 1989, The Informational City, Blackwell, Oxford; 
M.Castells, 1996-7, The Information Age: Economy, Scoeity and Culture, 3 
vols, Blackwell, Oxford 참조. }}

또한 소비 및 생산영역 양자 모두에서 문화의 중요성을 재강조하는 
<문화경제론>을 주장하고 있다. 다른 한편, 금융자본에 대한 공간적 연구도 이 
분야에서 상당히 주요한 주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는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금융자본이 급속히 팽창하고, 이 국가들 가운데 일부가 이미 국제적 금융자본의 
투기적 공격을 받으면서 심각한 금융혼란을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27)

{{ S. Corbridge et al (eds), Money, Power and Space, Blackwell, Oxford; A. 
Leyshon and N. Thrift, 1997, MoneySpace, Routledge, London. }}

정치분야에서, 최근까지 주요하게 이루어진 논의들은 대체로 도시재구조화(또는 
우리나라의 경우, 지방자치제의 본격적 시행과 관련하여)과정과 관련된 지방정부의 
권력 및 지방정치의 속성에 관한 것이었다.28)

{{ 이재원, 류민우 외 편, 1995, {지방정부와 지방정치-해석과 비판}, 장원. }}

특히 이러한 연구는 국지적 경제,정치가 단순히 그 지역의 내적 메카니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화과정에서 규정되는 국지성에 의해 좌우되는 것으로 
이해한다. 또한 이러한 세계화과정에서 개별 국민국가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많은 지정학적 관심들이 주어지고 있으며, 이는 포드주의의 
위기와 더불어 신보수주의적 정치구조로 전환한 국가가 그 이후 수행하고 있는 
역할에 관한 연구와도 연계되고 있다. 다른 한편, 노동운동뿐만 아니라 진보적 
시민운동 또는 이른바 신사회운동 자체도 점차 그 개혁적 성향을 상실하게 되면서, 
시민권과 사회정의에 대한 새로운 관심들이 일고 있다. 

좁은 의미의 사회분야의 연구를 살펴보면, 포스트모더니티에 관한 연구 및 다시 
모더니티에 초점을 두고 있는 연구들은 <근대성>의 개념이 단지 좁은 의미의 
사회분야로 한정될 수 없다고 할지라도, 대체로 사회적 문제들의 속성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 분야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관한 연구는 
구체적인 시,공간적 경험의 문제에서 근대적 합리성과 성찰의 문제로 추상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인간의 신체 (또는 주체), 성, 여성의 
문제들29),

{{ S.Pile, 1996, The Body and the City, Routledge, London; N. Duncan (ed), 
1996, BodySpace: Destabilizing Geographies of Gender and Sexuality, 
Routledge, London; S. Pile and N. Thrift (eds), 1997, Mapping the Subject: 
Geographies of Cultural Transformation, Routeldge, London. }}

과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 등이 보다 주요한 주제로 다루어 지고 
있다.30)

{{ D.Pepper, 1984, The Roots of Modern Environmentalism, Croom Helm, London; 
이명우 외 역, 1988, {현대환경론}, 한길사. }}

앞 유형의 주제들은 문화분야와도 밀접하게 관련을 가지며, 뒤 유형의 주제, 즉 
환경문제에 관한 환경사회론은 이제 새로운 분야의 연구로 분류될 수 있다. 
그외에도 일상생활과 소비사회의 문제도 다루어지고 있지만, 보다 최근 이들에 
관한 연구가 다소 둔화되었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과거 공간정치경제학에서 
사회분야의 주요 주제가 되었던 다양한 사회공간적 문제들 (예로, 주택, 토지문제 
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문화분야에서 
최근까지의 연구는 주로 포스트모더니즘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있다.

이들은 대도시의 새로운 건축양식이나 거리경관 또는 스펙트클의 대두 등에 관심을 
가지고, 이러한 것들을 텍스트 또는 기호로 간주하고 이들의 의미를 해석하고자 
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러한 포스트모던 문화는 결국 자본축적에 의해 추동되는 
상품문화 또는 서구적 합리성의 보편화가 추구하는 <지구문화>에 불과한 것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이러한 문화자본주의는 지역문화나 도시의 일부를 이루는 장소, 
나아가 도시 전체를 상품화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장소마케팅에 관한 
연구가 주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문화영역의 문제성이 (장소의) 
정체성 상실 또는 탈귀속화로 드러남에 따라, 이의 회복을 위한 새로운 정치, 즉 
장소의 정치 또는 정체성의 정치 문제가 논의되었다.31)

{{ J. Duncan and D. Ley, 1994, Place/Culture/Representation, Routledge, 
London; M. Keith and S. Pile (eds), 1993, Place and Politics of Identity, 
Routledge, Lodnon. . }}

환경분야에서 최근까지 주요하게 논의되었던 주요 주제는 생태환경과 인간사회 
간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즉 오늘날 환경문제를 유발하는 사회적 원인이 
무엇인가라는 의문이었다. 이러한 점에서, 여러 가지 유형의 환경문제들, 특히 
지구환경문제와 이의 규제에 있어서 국제사회의 정치경제적 측면들이 고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생태적 위험, 생태적 합리성이나 근대성의 개념을 
다루면서 추상화되는 경향을 보였고, 환경문제가 발생하는 실질적인 원인(예로, 
포드주의하에 환경문제, 그리고 포스트포드주의로의 전환에 따른 환경문제의 속성 
변화)에 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매우 드물었다. 이에 따라,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한 대안의 모색에 있어서도, 대안적 경제구조의 모색보다는 환경의 정치적, 
윤리적 측면들이 강조되기도 했다.32)

{{ D.Pepper, 1993, Eco-Socialism: From Deep Ecology to Social Justice, 
Routledge, London; D. Harvey, 1996, Justice, Nature and the Geography of 
Difference, Blackwell, Oxford. }}

그러나 이러한 연구에서 제시된 생태민주주의 및 환경정의론에 대한 주장들은 
환경분야에 국한되기보다는 정치적, 사회적 논의들로 재확산되고 있다.

5 맺음말 

공간은 모든 인간 생활이 이루어지는 터전이며, 따라서 인간의 의식은 필연적으로 
공간에 근거한다. 또한 공간은 시간과 더불어 모든 현상들이 드러나는 장이며, 
따라서 사회이론은 불가피하게 공간에서부터 출발한다. 이러한 점에서, 공간연구 
또는 포괄적 의미에서 지리학은 현실세계의 실천적 생활과 학문세계에서의 이론적 
연구에서 핵심적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지리학의 중요성은 물론 
공간과 사물 간의 관계에 관한 재인식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사회공간에 관한 
비판적 이해와 대안의 모색을 전제로 한다. 오늘날 우리는 엄청나게 복잡한 
사회공간적 구조 속에서 살고 있으며, 이로 인해 흔히 우리가 위치지워져 있는 
곳을 알 수 없는 무장소감이나 또는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어려움을 어떻게 
돌파해 나가야 할지를 알 수 없는 미로 속에 갇힌 기분을 가지도록 한다. 이러한 
점에서, 자본주의적 사회공간에 관한 비판적 인식과 대안의 모색을 추구하는 
공간정치경제학은 이러한 무장소감과 미로감을 극복하고 우리의 정체성을 
재인식하면서 새로운 전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언젠가 헤겔이 지적한 바와 같이, 새로운 관념은 기존의 인간 의식으로부터 탈각할 
수 있도록 하지만, 결국 다시 인간 의식의 굴레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벗어나기 위해서도, 하비의 주장이 재강조될 필요가 있다. 즉 공간정치경제학은 
폐쇄되고 고정된 이해방식이라기 보다는 개방적이고 [현실과의] 변증법적인 
연구방식이어야 할 것이다.33)

{{ Harvey (구동회, 박영민 역), 1995, 앞의 책, p. 427. }}

공간정치경제학은 시,공간적 현상들과는 무관하게 존재하는 사물의 본질, 그 
총체의 초월적 진리에 관한 언술이 아니라, 시,공간적 국면들에서 자본주의의 
특징인 역사-지리적 진리를 밝히려는 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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