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clone (김보성) 날 짜 (Date): 1995년07월22일(토) 22시39분06초 KDT 제 목(Title): 원균이 논공행상에서 3등한 이유 원균은 요즘 쓰는 말로 하면 이른바 '정치군인'이었습니다. 타고난 무골인 이순신 장군과는 달리 꽤나 사교적이었던 인물로 알려져 있지요. 그러니까 별 실력도 없이 수사의 지위까지 올라갔던 겁니다. 한마디로 말해 '빽'이 좋은 인물이지요. 선조를 비롯한 조정 중신들은 때되면 꼬박꼬박 '인사'하고 보고서도 착실히 써서 올리고 꽤나 품위있어 보이게 놀던 원균을 더 높이 평가했습니다. 사실 이순신이야 유성룡 외에는 어떤 지지자도 없는 인물이고, 임금(선조)으로부터도 신뢰를 못받던 인물이니까요. 선조는 이순신을 내쫓고 원균을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논공행상을 하는 자리에서 놓고보니까 원균의 처리가 문제가 되었지요. 이순신은 전과가 너무나 확실하고 너무나 큰 공을 세웠기 때문에 당연히 일등이지만, 원균은 사실 그의 잘못된 판단으로 조선 수군을 전멸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원균의 죄를 논하면 바로 그를 통제사에 임명한 선조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되어 "임금의 잘못은 따지지 않는다." 라는 당시의 불문율에 어긋났 습니다. 따라서 그를 통제사에 임명한 멍청한 선조임금의 잘못을 덮어주기 위해, 그리고 원균을 지지하던 중신들에 의해, 원균은 오히려 공신이 된 겁니다. 원균은 분명히 그의 잘못된 판단으로 말미암아 조선 수군의 거의 전병력을 죽음으로 몰아넣었고, 그 자신도 죽었습니다. 아마 살아있었다면 원균은 죄인이외에는 아무것도 될 수 없었을 겁니다. 이순신도 인간이었으니까 잘못이 없을 수 없었겠지요. 그러나 의 잘못은 역사에 별 부작용을 끼치지 않은 반면, 원균의 잘못은 임진왜란 전체를 난국에 빠뜨렸습니다. 인간의 가치는 죽을 때 결정된다고, 원균의 죽음은 결코 공이 아닐 뿐 아니라, 그의 죽기 전의 행위는 민족에 대한 범죄 이외는 아무것도 아닌 것입니다. E-mail : s941023@ccs.sogang.ac.kr Hitel : COLUSII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