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호연지기) 날 짜 (Date): 1999년 4월 30일 금요일 오전 02시 19분 35초 제 목(Title): 이상희/ 우리꽃의 문화향기 우리꽃의 문화 향기 이상희 <전 내무부장관> ------------------------------------------------------------------------------- - 신이 만든 창조물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는 꽃. 꽃을 사랑하는 마음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결같다. 어느 민족 못지않게 꽃을 사랑해온 우리 민족은 다양하고 풍부한 꽃문화를 형성하면서 이것을 정신문화의 자양분으로 삼아왔다. 최근 꽃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지만, 대개 서구에서 소개된 꽃의 전설이나 꽃말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꽃을 문화사적 측면에서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루었던 적이 드물었다. 내무부장관과 건설부장관을 역임했던 이상희 씨(67)가 우리 꽃문화의 역사와 궤적을 집대성한 방대한 저서 《꽃으로 보는 한국문화》가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의 서재에는 총 5만여 권의 도서가 가득 차 있는데, 그중에서 꽃과 관련된 자료만도 2천여 권이나 된다. 이른 봄 이씨를 만나 우리 꽃문화에 대해 들어보았다. ──가장 오래된 우리의 꽃그림은? “민족사에서 꽃과 인간과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전해주고 있는 최초의 작품으로는 고분벽화를 들 수 있다. 특히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는 종종 꽃그림이 발견되는데, 덕흥리 고분(5세기경)의 연꽃그림을 비롯해 진파리 1호·4호분(5세기 말~6세기 초)의 소나무 그림, 각저총의 추상화된 수목도 등이 유명하다. 고대인이 꽃을 무덤이나 지석에 남긴 이유는 꽃이 영생과 환생을 의미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저승의 세계도 아름답게 장식하려는 의도가 강하다. 최근 북한에서는 왕건릉에서 송·죽·매의 <세한삼우도>를 발견했다고 한다. 이로 미루어볼 때 사군자 위주의 문인화적 소재와 품격이 통일신라 말기에서 고려 초엽에 수용되고 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우리의 조상들에게 꽃은 어떤 의미이며, 그들은 왜 꽃그림이나 꽃장식을 가까이했는가? “꽃은 아름다움의 대표적인 상징이고 신비스런 감정을 느끼게 하는 생물이다. 우리 조상들은 전통적으로 기복·벽사·인간 이해와 관련하여 꽃을 활용해왔다. 꽃은 희망·평화·화합을 상징하며 인간 사회와 정서를 순화시켰다. 우리 조상들이 가구·병풍·이불·베겟모·수저집 같은 생활 용품 속에 꽃을 새긴 것은 심미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종교적인 의미가 짙다. 연꽃은 부부화합을, 모란과 석류·포도는 부귀와 다남(多男)을 상징했다. ” ──조상들이 사랑했던 가장 대표적인 꽃은 무엇인가? “주로 양반 선비층은 매화를, 일반 서민들은 복숭아꽃을 사랑했다. 매화는 추운 겨울을 이기고 제일 먼저 꽃소식을 전해주는 고난 극복과 절개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장수를 상징하는 복숭아꽃은 무릉도원의 선경에 심어진 꽃으로도 유명한데, 특히 동풍세우(東風細雨)에 흩날리는 꽃잎, 낙화유수(落花流水)의 정경을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보았다. 흔히 우리 선조들이 미인의 얼굴빛을 ‘도색(桃色)’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면 복숭아꽃을 얼마나 아름다운 꽃으로 여겼는지 알 수 있다. 또한 옛 시조를 보면 배꽃도 많이 등장하는데 한낮의 작열하는 태양 밑의 만발한 꽃보다는 아침 저녁에 혹은 달빛 아래 피어 있는 배꽃을 노래한 것이 많다. ” ──서양의 꽃문화와 우리의 꽃문화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우선 서양 사람들은 꽃이 크고 원색적이며 향기가 진하면 좋아했다. 그러나 우리는 소박하고 윤리성이 담긴 꽃을 좋아했다. 단순히 감각적인 취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꽃의 상징화·의인화를 통해 우리 인간 사회에 있어 도덕적인 교훈을 주는 꽃을 좋아했다는 얘기다. 군자의 절개·충절·도리·우애 등을 상징하는 꽃이 윤리성이 담긴 꽃이다. 꽃 종류도 서양에서는 1~2년생 정도의 초화(풀꽃)가 인기있는 반면, 우리 조상들은 운치와 시간의 맛이 담긴 목화(나무꽃)를 좋아했다. 또 주변 환경에 오랫동안 뿌리내린 자연스러운 토종꽃을 좋아했다. 따라서 인공적인 꽃의 변종 같은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 ──중국·한국·일본의 꽃문화는 어떤 차이를 보이는가? “중국은 화려하고 스케일이 크고 전설을 지닌 꽃을 좋아한다. 모란이나 매화는 물론이고 계수나무꽃, 그리고 해당화하고는 다른 해당(海棠, 아그배꽃)을 좋아한다. 우리나라는 고려시대에 모란을 좋아했고, 조선시대에 와서는 매화를 좋아했다. 이런 꽃들이 주로 양반층이 좋아했던 데 반해, 서민들은 주로 복숭아꽃과 살구꽃을 좋아했다. 일본은 매화를 좋아했고, 가을을 상징하는 꽃들, 싸리꽃이나 억새꽃을 좋아했다. 우리나라에서 오동잎·갈대꽃을 좋아했던 것과 비교된다.” ──오늘날 우리의 꽃문화는 어떠한가? “전통적인 꽃문화는 1년 사계에 걸쳐 우리의 민속놀이·제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생로병사·관혼상제의 우리네 인간사에는 항상 꽃이 함께 있었다. 꽃꽂이·노래·조경·회화·문학 속에 꽃이 살아 있었다. 최근 어느 조사에 따르면 장미꽃이 한국인이 좋아하는 꽃 1위로 올라와 있고, 벚꽃도 좋아하는 꽃에 포함되었지만, 꽃을 노래한 우리나라 가사·한시·시조 4천여 수 중 장미와 벚꽃을 노래한 시는 단 한 수도 찾아보기 힘들다. 장미의 경우 신라시대 한시에 등장하는 것을 보면 우리와의 인연이 적지 않은 꽃인데도 말이다. 꽃의 활용은 그 나라 문화의 척도다. 우리의 삶과 밀접한 꽃문화가 좀더 실제적이고 다양해졌으면 좋겠다. ” <이건수 기자> <화조도 8곡 병풍> (부분) 비단에 채색 19세기 김은호 <미인도> 비단에 채색 143×57.5cm 1935 19세기 규방에서 사용했던 바늘꽂이 ------------------------------------------------------------------------------- - 이상희는 1932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법학과와 경북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고등고시 행정과에 합격하고 진주시장· 산림청장· 대구직할시장· 경북지사· 내무부장관· 건설부장관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 《지방세제론》 《지방재정론》 《파신의 눈물》 《꽃으로보는 한국문화1·2·3》 등이 있다. �� �後後� �짯後� �後� �碻碻碻� �碻碻� �� �� ┛┗ �� �� �� �� �後後� �碻�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