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호연지기)
날 짜 (Date): 1999년 4월  7일 수요일 오전 02시 07분 35초
제 목(Title): 한국/ 고전번역사업 





 
[고전국역] "고전 번역은 진정한 민족문화의 확립"
 

04/01(목) 14:30


재단법인 민족문화추진회(약칭 민추)는 우리 고전 번역의 총본산이다. 

고전 국역 인재를 키우는 한편으로 고전 국역을 전담하는 거의 유일한 기관이다. 
65년 11월 6일 이병도 최현배 이희승 박종홍 박종화씨 등 학계와 예술계 인사 
50명이 중심이 돼 창설한 이후 지금까지 700권 가까운 국역서를 냈다. 
조선왕조실록이나 ‘열하일기’ ‘대동야승’ 등 어지간한 한문 고전은 다 
이곳에서 번역했다. 

서울 종로구 구기동 사무실에서 이우성(74)회장을 만나 고전 국역 문제에 대해 
들어봤다. 이 회장은 경남 밀양 출생으로 선비 집안에서 자라 한학을 몸으로 
익혔다. 성균관대 국문과 교수로 있던 80년 신군부 집권에 반대하는 ‘361교수 
성명’ 을 주도하고 ‘지식인 선언’ 에 참가하면서 해직됐다. 84년 성균관대 
교수로 복직했고 94년 11월부터 민추 회장을 맡고 있다. 



_한국한문학회 조사에 따르면 한문으로 된 옛 전적을 다 번역하려면 지금 속도로는 
10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언제 다 되는 겁니까? 

“그게… 예산 문제가 큽니다. 지금 정부에서 연간 24억원 정도를 지원받아 번역본 
50책, 한국문집총간 영인본 20책을 내고 있습니다. 이 정도로는 어떻게 달리 해볼 
도리가 없어요. 또 예산이 는다 해도 번역 인재 문제가 있습니다. 한문에 통달하고 
자유롭게 번역할 수 있는 인재는 극소수입니다. 국역은 한문 좀 안다고 교수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아닙니다. 그나마 현재 민추에 있는 번역요원들이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부쪽에서 좀더 많은 지원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_고전 국역이 왜 그토록 중요한 일이라고 보십니까. 

“한문으로 된 문헌들은 그냥 두면 옛날 양반·귀족문화의 유산에 불과합니다. 
읽을 수가 없으니까 오늘 우리와 아무 관계가 없어요. 그러나 그것을 한글로 
번역하면 우리 민족 구성원 모두가 읽고 향유할 수 있는 진정한 민족문화가 되는 
것입니다. 한문의 껍질을 벗기기만 하면 그 정신적 알맹이는 국민생활의 양식이 
됩니다. 근대 이전을 보면 서양은 라틴어, 동양은 한문이 지배했습니다. 
민족어와는 별도로 공동의 문어(文語)가 의사소통의 기본조건이었지요. 그러나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이 17세기 이후 자본주의 발달과 더불어 민족어로 민족문화를 
형성한 것은 라틴·그리스어 고전을 다 번역해 그 유산을 자국어로 흡수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서구처럼 하지를 못했어요. 서양이 이삼백년 전에 다 
한 일을 이제야 하고 있는 셈이지요.” 

_20세기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아직도 전통 계승이 제대로 안되고 있으니 
안타깝군요…. 

“구한말 일제강점기 초에 근대문화를 형성하는 단계에서부터 잘못됐습니다. 
전통을 옳게 계승하지 못하고 어설픈 일본과 서양식 교육으로 바로 넘어갔습니다. 
근대를 극복해야 하는 21세기에는 이런 실패를 되풀이해서는 안됩니다. 우리 
고전을 우리 말 우리 글로 바꿔 민족문화의 토대로 삼고 여기에 세계문화를 
흡수해야 합니다. 정부 지원이 빠듯하지만 중요한 것만이라도 시급히 
번역해야지요.” 

_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고 합니다. 우리 고전이 이 시대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겠습니까. 

“민족문화를 제대로 가꾸려면 하루 빨리 한자 한문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벗어나되 한글로 번역해 그 유산은 흡수해야지요. 이제 세계에 뭘 갖고 나갈 
겁니까. 조상의 심오한 철학과 격조 높은 문학을 가지고 나가야지요. 한문 가지고 
나갈 겁니까?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한문 전적 갖고 나가면 중국문화의 아류로 
밖에 알아주지 않습니다. 중국이나 일본과 구별되는 독특한 전통사상, 수준 높은 
이론, 철학이 얼마나 많습니까? 오늘날 젊은 세대들의 경조부박(언행이 진중하지 
못하고 가벼움)한 모든 풍습도 결국은 근대문화에서 굳건한 전통이 세워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_심오한 철학과 격조 높은 문학의 예를 들어주시지요. 

“퇴계학만 해도 동아시아는 물론 미국 독일에서 연구가 대단합니다. 오히려 
우리가 그 중요성을 잘 모르고 있어요. 원효 이후 한국적 불교철학의 발전도 
참으로 대단한 것이지요. 특히 문학은 신라 최치원 이후 조선조까지 중국문학에 
절대 떨어지지 않습니다. 우리 말로 제대로 옮겨놓기만 하면 그 격조높은 정서와 
아름다운 표현미를 누구나 느낄 수가 있습니다. 그런 것을 국민 모두가 접할 수 
있어야 새 문화창조가 가능하지요.” 

이광일 주간한국부기자 
 
 


 
-------------------------------------------------------------------------------
-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고전국역] "고전 출판, 돈 생각하면 못해요"
 

04/01(목) 14:31


솔 출판사 임우기 사장은 우직한 사람이다. 

그런 그였기에 그런 책을 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솔이 ‘고전국역총서’를 내기 시작한 것은 93년부터. ‘동문선’ ‘대동야승’ 
‘신증동국여지승람’ ‘완당전집’ ‘청장관전서’ 등 듣기만 해도 어렵게 
느껴지는 국역 고전들을 저작권자인 민족문화추진회와 계약을 맺어 출판했다. 당시 
출판계로서는 의외였다. 그도 그럴 것이 솔은 인문과학과 문학 분야를 중심으로 
좋은 책을 많이 낸다는 평을 받고 있었다. 특히 프랑스 등 서구 현대 문학이론가와 
철학자들의 저서를 많이 내 서구적이고 현대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고전국역총서를 낸 것이다. 

임 사장은 80년대 문학월간지 ‘문학과 지성’편집을 맡았던 문학평론가. ‘문지’ 
출신인 만큼 그 누구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서구의 현란한 이론들을 입에 달고 
살았던 사람이다. 

그런 그가 어떻게 고전국역총서를 내게 됐을까? “어느 순간부터인가 현대 서양의 
이론에 한계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남의 이론만 추종하다가는 죽도 밥도 안된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물론 외국의 최신 이론을 빨리빨리 수입해야 하지만 그것을 
우리 입장에서, 우리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재창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우리 고전입니다. 조상들이 물려준 것 가운데 좋은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고전 국역서를 낼 때마다 새삼 깨닫게 됩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것을 계승해서 창조적으로 새롭게 해석해내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건 우리 후손들의 문제지요.” 

고전국역총서가 하드 카바에 전문가용이라면 96년부터 발행한 ‘나랏말쌈총서’는 
대중용이다. 고전국역총서의 책 크기를 줄이고 한문 원문을 빼고 문장도 젊은 
세대의 감각에 맞게 다듬었다. 값도 권당 7,000∼1만2,000원 수준으로 손에 꼭 
들어오는 예쁜 책이다. 장정도 얇은 하드 카바로 디자인은 최고의 북디자이너로 
꼽히는 정병규씨가 맡았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영 안팔리는 것이다. 우직한 임 사장이지만 손해를 
소신으로만 메우는 데는 한계가 느껴지는 모양이다. 잘 팔리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풀이 죽는다. “나랏말쌈총서로 낸 2권짜리 ‘삼국유사’ 5,000질이 나간 것이 
최고 기록입니다. 앞으로는 나랏말쌈총서도 소프트 바운드로 하고 종이질을 
낮춰서라도 값을 더 떨어뜨려야겠습니다. 최근 몇년간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 우리 
고전이 많이 출제돼 기대가 컸는데 학생들이 고전을 사서 읽지는 않는 것 같아요. 
고전의 부분 부분을 모아 다이제스트 해놓은 시험 대비용 책만 보고 마는 
모양입니다.” 

책 한 권을 온전히 독파하기 어려운 현재의 교육 현실에서 학생들이 고전을 읽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바쁜 직장인들이 시간을 내서 고전을 읽어주기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현재의 독서양상이 크게 변할 것 같지도 않다. 그래서 임 
사장의 고민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이광일·주간한국부 기자 
 
 


 
-------------------------------------------------------------------------------
-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                                    
       �後後�   �짯後�   
                  �後�   �碻碻碻�  �碻碻�        
         ��         ��     ┛┗         ��     
         ��      ��                     ��   
       �後後�    �碻�                     ��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