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narosu (일꾼) 날 짜 (Date): 1995년06월08일(목) 00시18분37초 KDT 제 목(Title): 마녀 사냥 [2] 마녀사냥의 희생자의 약 80%가 여자였고 그들 중 대부분은 45세 이상의 과부였다고 합니다. 페미니즘을 논리의 기저에 깔고 설명하는 이들 중엔 위 사실로부터 마녀사냥이 여성혐오를 원인으로 해서 일어났다고 주장하 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은 여기서 단순한 상황으로 작용한다고 생각되어 지네요.. 왜냐하면 당시 여성들은 경제적 곤궁이 더 심했으므로 더 많은 여성들이 초자연적인 힘을 지녔다고 주장함으로써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을 것이기 때문이지요.. 더구나 이러한 여성들은 산파 역할을 담당한 경우가 많았는데, 당시의 열악한 조건하에서 사랑하는 부인이나 자식이 출산중 사망했을 경우, 쉽게 그들은 분노의 표적이 될 수 밖에 없었지요.. 음.. 그런데 마녀사냥이 자행되던 시기의 유럽은 과학혁명이 싹트던 시기 였습니다. 그러한 시기에 선진화된 유럽에서 이러한 비이성적인 만행이 있었던 것일까요.. 단순한 성직자 사회와 기존의 마법사간의 세력다툼으로선 50만명은 좀 큰 것 같죠? 1000년경 교회는 날아다니는 마녀란 악마가 조작해낸 환영에 불과하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1480년부터 교회는 날아다니는 마녀가 환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자들은 악마와 손잡은 사람들이라고 공개적 으로 언명하면서 태도를 바꾸었습니다. 즉 마녀가 실재한다고 사람들로 하여금 믿게 함으로써 마녀를 만들어낸, 그리고는 죽인 것은 바로 교회 자체이지요.. 그외에도 교회가 앞장서서 마녀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입증 하는 증거는 많이 있습니다. 마녀재판은 주로 종교재판소에서 행해졌는데 마녀들을 심문하는 성직자들은 오히려 마녀의 공급을 원활하게 유지시키려고 노력하였고, 어느 곳에나 실지로 존재하고 있는 마녀들은 아주 위험스러운 자들이라는 믿음을 퍼뜨리려고 힘을 썼던 것입니다. 마녀들의 탄생지는 심문관의 고문실이었는데, 스스로가 마녀라고 자인한 고백서는 대부분이 마녀 피의자들에 대한 가혹한 고문끝에 작성된 것이었 습니다. 피의자들은 악마의 향연에 참석했다는 자백을 할때까지 며칠이고 고문을 받았지요. 그 고문은 너무도 악랄하여 많은 피의자들이 고문을 받느니 차라리 화형장에서 잿더미가 되기를 택할 정도였습니다. 그렇다고 자백정도로 끝나는게 아니었죠. 이제는 그 연회에 참석했던 다른 사람의 이름을 대라는 고문이 시작됩니다. 이리하여 또 다른 마녀들이 만들어지고 고문당하고, 다른 참석자를 불고 난 후 처형되었지요... 과학혁명의 발아, 성장기는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 측면에서 엄청난 혼란기 였습니다. 이 시기는 천년동안의 중세적 세계관이 붕괴되는 시기였으며 흑사병으로 인구가 급격히 감소한 이후에 사회의 재편성이 이루어지던 시기 였지요. 이러한 혼란기에서 교회와 국가는 기존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하여 더욱 큰 노력을 쏟아부어야 했고, 노력끝에 찾아낸 '마녀사냥'이란 해결 책은 매우 손쉽고도 효과적인 것이었죠.. 가난한 이들이 스스로 영주나 주교의 희생양이 되었다는 사실을 잊은채, 자기들이 마녀나 악마의 희생물 이 되었다고 믿도록 유도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마녀사냥의 근본적인 목적이었던 바, 이것을 고안해낸 사람은 충분한 성과를 거두었죠. 1562년부터 1684년까지 독일의 남서부지역에서 있었던 1,258건의 마녀처형 에 대한 연구결과에서 귀족들이 마법사로 기소된 경우는 단 세번밖에 없었으며 그 중 어느 누구도 처형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떠한 재앙이 닥쳐도 교회나 국가는 자신들의 책임을 마녀나 악마의 탓으로 돌릴 수 있게 되었고, 백성들은 부패한 성직자나 탐욕에 찬 귀족을 탓하는 대신 악마와 마녀를 저주하게 되었습니다. 가난한 이들의 저항능력을 분산 시켜 서로를 의심하게 만들었고, 모든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었으며, 불신 을 고조시켜, 무기력하게 만들었죠.. 이리하여 마녀사냥은 부의 재분배와 사회계급의 혁명을 국가에 요구할 능력을 가난한 이들에게서 빼앗은 것이지요. 이것이야말로 마녀사냥이 지니는 마법적 효능이었습니다... --- 다음 글에선 마녀사냥이 왜 그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올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