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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Hyena (  횡 수)
날 짜 (Date): 1998년 12월 28일 월요일 오후 09시 31분 18초
제 목(Title): [특집] 에덴의 동쪽 [6]




  2. 카인, 아벨을 직이뿌다

 구석기 시대 후기로 오면서
 이제 잡아오는 짐승은 나날이 적어지고 거기에 달라 붙는 입은
 하이에나 떼보다 더 득실 득실 했다.
 그 아수라장에서 간신히 고기 한점 챙겼더라도 여전히 배가 고팠다.
 그들은 이런 심각한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할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은 가장 간단한 방법이었다.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정도로 맛있다'라는 말은 여기서 나온다.
 바로 자체적으로 가장 가까이에 보이는 입의 수를 줄이는 방법이 자연스럽게
 제일 먼저 떠오른 해결 방법이었다.
 설마했던 형이 동생을 죽이는 것이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던 기습 작전으로 상대의 방심한 허를 찌른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도 나왔다.

 카인은 아벨을 죽인 것이다.
 그저 가지고 있던 몽둥이로 먹는 데 정신이 팔려있는 아벨의 머리를
 그저 가볍게 내려 치면 끝나는 것이었다.
 하고 보면 너무도 간단해 왜 일찌감찌 이런 방법을 생각 못한 자신이 너무
 바보같아 보일 정도로 훌륭한 방법이었다.
 단지 약간의 양심의 가책에만 신경쓰지 않으면 돼는 일이었다.
 그 것은 열심히 먹고 살다 보면 자연히 잊게 돼는 일이었다.

 그리고 아들을 믿었던 아버지마저 죽이고 식량을 혼자 독차지 하는 것이다.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죽인 것이다.
 제우스도 지 아비를 죽였는 데 누가 머라고 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없었다.
 '이 세상에 믿을 놈 하나도 없다'는 말은 여기서 나왔다.
 배 고파 죽겠는 데 바로 옆에서 같이 껄떡대는 놈은 부모고 형제고 없는
 것이다.

 이 것은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족 내부의 근친 살인을 통한 인구의
 조절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살인을 통한 식량난의 해결은 이후에도 역사적으로 많은 곳에서 이뤄어 왔기에
 전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전쟁도 식량을 쟁탈하기 위해서 일어났다고 하는 것이 정설이다.

 훨씬 나중에 생각한 일이지만 자체 살육을 통한 제살 깍아 먹기보다는 차라리
 안면이 없는 다른 부족을 죽이는 것이 더 나아 보이는 해결책이었기 때문이다.
 자기 부모 형제끼리 언제 자신이 죽을 지 몰라 서로 경계하며 불안에 떨며사는
 근친 살인보다 전쟁은 최소한 모양새에 있어서는 훨씬 좋았다.

 우리는 알고보면 먹는 데 있어 더 껄떡대고 양심에 털이 더 난 카인이나
 오이디푸스의 후예들인 셈이다.
 우리들중에 자신이 좀 껄떡댄다거나 양심 불량이라는 것에 대해 컴플렉스를
 가지신 분은 그 것에 대해 자신을 탓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 모든 게 알고보면 조상을 잘못둔 게 그 이유인 것이다.

 '못된 것은 다 조상탓'이란 말은 여기서 나온 것으로
 핑계가 아니라 역사적인 진리라는 걸 우리는 여기서 알 수 있다.
 그런 식으로 식욕은 인간으로서는 어쩔수 없는 정말 아무도 못 말리는 가장
 강한 본능으로 키워졌다.
 그리고 아직도 세상에는 양심이라는 것 이 한 가지만 생각하지 않으면 얼마나
 살기가 편해지는 모른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인간은 양심이 꼬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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