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요키에로타) 날 짜 (Date): 1998년 10월 18일 일요일 오전 01시 08분 25초 제 목(Title): 주간조선/ 고구려 바람 10/14(수) 16:25 [창간30주년 특집] IMF 찬바람이 잠든 `고구려' 깨웠다 출판·시민강좌·답사 기행 등 붐 이뤄…국수주의 경계도 . 경기 부천시 역곡동에 사는 주부 신재남씨(37)는 지난 9월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면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의 손을 잡고 서울 종로 5가에 있는 보령제약 빌딩을 찾고 있다. 오후 7시부터 열리 는 고구려·발해문화대학 강좌에 참석하기 위해서이다. 큰 아이 강호식군(12·동곡초등6)은 엄마보다도 더 열심이다. 지난 8월에는 고구려 유적 답사 여행팀을 따라 만주를 직접 다녀 오기도 했다. 딸 현미양(10·동곡초동 3)의 고사리손에도 고구려 문화 강의록이 들려 있다. "아이들에게 강인한 정신력을 키워줘야 할 것 아닙니까. 고구 려는 한때 중국의 독주를 견제할 만큼 힘있고 자주적이고 누구한 테도 간섭받지 않은 나라였습니다. 대륙을 좌우했던 고구려를 통 해 아이들의 넓은 시야를 키워주기 위해 다닙니다.". 이 강좌에 참여하게 된 동기를 묻자 신씨의 입에서는 이런 말 들이 거침없이 터져나왔다. 올해초부터 시작해 벌써 3기째로 접어든 고구려·발해 문화대 학의 수강생은 모두 58명. 40대 이상이 41명으로 전체의 70%를 차 지하고 있지만 30대와 20대도 8명과 6명으로 적지 않다. 10대도 3명이나 있다. 직업도 중견기업사장 및 임원, 공인회계사, 교사, 대학·대학원생, 주부 등으로 다양하다. 살아온 경험이나 세대, 직업 등은 다양해도 이들의 '고구려에 대한 관심'은 각별하다. 흔히 고구려에 대해서는 '잊혀진 역사' 혹은 '신화'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 우리 역사상에 등장한 다른 나라들에 비해 문헌상 기록이 가장 적어 그역사상이 좀처럼 체감되지 않는다는 뜻에서이 다. '고구려의 발견'의 저자 김용만씨(33)는 "물론 기록으로 고구 려가 전해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 역사상이 '강력한 군사국가' 라는 정도로 어렴풋이 알려져 있을 뿐"이라면서 "실제 많은 유물· 유적이 발굴됐음에도 그 역사상이 좀처럼 대중들에게 떠오르지 않 는 탓"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들어 고구려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출판 불황기임에도 8월말까지 출간된 고구려 관련 서적이 20여 권에 이르고 있고, 고구려 관련 국·내외 역사기행 프로그램들도 속속 나오고 있으며 고구려·발해문화에 대한 시민강좌에도 시민 들이 몰려들고 있다. 고구려연구회의 시민대학이 올해 2기동안 배 출한 인원은 2백명에 육박한다. 일부지방에서는 시민단체들이 자 발적으로 모여 광개토대왕비나 광개토대왕 동상을 세우기도 한다. 조선일보가 주최하는 대학 위성강좌 '고구려와 발해는우리에게 무엇인가'에는 1학기에 5개 대학 61명이 등록했지만 2학기에는 9 개 대학 6백47명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이런 움직임은 물론 시민단체·대학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말 대선 당시 한 대선후보의 캠프에서는 광개토대왕을 선거 운동에 활용하려고 시도하기도 했고, 새 정부 출범 이후 국가안전 기획부의 상징도 광개토대왕비로 바뀌는 등 정치적으로도 활용되 기 시작했다. 이런 움직임 중에서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출판가의 고 구려 바람이다. 지난해부터 속속 출간되기 시작한 고구려 관련 서 적은 올들어 단순한 이론서를 넘어 아동문학, 대하소설 등으로 점 점 더 영역을 점점 더 넓히고 있다. 90년대 초반부터 '광개토대제' 등 고구려 역사를 소설화하는 작업이 시작된 이후 올해 소설 분야 에서는 8∼9월에 걸쳐 PC통신작가인 이기담씨(34·여)의 '소서노', 소설가 이인화씨(32)의 '초원의 향기' 등 베스트셀러가 잇따라 출 간됐다. 고구려 동명왕의 왕후를 다룬 '소서노'를 출판한 도서출판 '밝 은 세상'은 올 하반기중 북한에서 출간된 대하소설 '고주몽'을 출 판하기 위해 북한 측과 저작권 교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 올해말까지 고구려 영웅들을 다룬 영웅소설류 출판 을 앞둔 출판사들이 적잖아 고구려를 소재로 한 소설들이 붐을 이 룰 전망이다. 여기에 '이야기 고구려 고분벽화', '찾아라 고구려 고분벽화' 등 아동이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계몽 역사서의 출간 도 잇따르고 있다. 방송가에서도 '용의 눈물' 등의 후속 작품으로 고주몽 등 고구 려 시대 이야기를 다룰 작품이 곧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같은 고구려 열기에 대해 학계 등에서는 몇가지 요인으로 분 석한다. 우선은 지난 92년 중국과 수교 이후 중국의 고구려 유적 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온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현장에서 느낀 고구려의 역사상이 과거 자료를 통해서 만 본 것과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한고구려사 연구가는 "역사 가든 일반인이든 현장에서 보고 체험하는 것이 역사상 형성의 90%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특히 문헌 기록이 부족한 고대사는 그런 양상이 더하다"고 말한다. 또다른 요인으로 최근 IMF 상황을 드는 역사학자들도 많다. 서 울대 국사학과 노태돈 교수(49·고구려사)는 "사회가 어려운 만큼 활기찼던 과거의 역사를 돌아보고 향수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 고 분석했다. 이인화의 '초원의 향기'를 출간한 세계사의 윤형식 편집부장도 "IMF 이후 출판가에 고구려붐이 이는 것은 어려운 사 회 형편에서 과거 역사 속의 영웅들을 찾으려는대중들의 심리를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학계에서 는 아마추어역사가들이 내놓는 고구려 관련 서적 상당수가 국수주 의를 부추기고 필요이상으로 고구려의 역사를 과대 포장하면서 건 전한 민족주의를 넘은 극단적 국수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는 것 이다. 실제로 올들어 한 고구려 역사기행 단체가 만주의 고구려 유적 답사를 하면서 '만주는 우리 영토' 등의 주장을 하는 바람에 중국 당국의 입국 심사가 강화되는 등 외교적 마찰이 우려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국방군사연구소의 여호규 박사(34·고구려사)는 "아마추어 사 가들이 제기하는 '고구려 9백년 역사설' 등은 이미 학계도 알고 있지만 좀더 정밀한 전거가 필요한 부분들이 다수"라면서 "그럼에 도 북한학계 등이 무분별하게 주장하는 가설이 사실인 것처럼 유 포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여박사는 "이제 고구려 연구 는 시작"이라면서 "불필요한 국수주의적 주장으로 중국과 마찰을 일으키는 것보다 조용히 연구에 진력하는 것이 고구려 역사를 제 대로 밝혀내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노태돈 교수도 "실증 과정을 거치지 않은 사실이 분위 기를 타고 마치 사실인 것처럼 왜곡되는 일이 벌어져서는 곤란하 다"고 지적했다. (최유식주간부기자 : finder@chosun.com) ------------------------------------------------------ 국사학계 '고구려 르네상스' 소장학자 10여명 활발한 연구활동 국사학계도 고구려 연구의 르네상스가 왔다고 할 만큼 고구려 연구열이 뜨거워지고 있다. 90년대 이후 그동안 전혀 찾아가 볼수 없었던 만주 지방을 국내 학자들이 다녀오기 시작하면서 논문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동국대 국사학과 이기동 교수(56·한국고대사)는 "사실 90년대 전까지는 고구려 연구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연구가 부족했다"면서 "95년부터 고구려사를 전공하는 소장 학자들이 급 속히 늘면서 국내 고대사 학계도 '고구려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고 말했다. 국내 고대사 연구는 이병도 박사를 시작으로 이기백, 김철준 박사 등으로 계보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고구려사 는 고대사의 한 부분으로 취급됐을 뿐 고구려만을 전공으로 하는 학자들이 거의 없었다. 고구려사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활발하게 논문을 발표한 서울대 노태돈 교수와 단국대의 서영수 교수 정도. 학계에서는 이들을 고구려 연구 1세대로 부르고 있다. 그러나 9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고구려를 연구하는 소장 학자 들이 급속히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논문 편수도 최소한 10배 이 상은 늘어났을 것이라는 게 관련 학자들의 분석이다. 주로 30대 중반∼40대 초반인 국사학계의 고구려 연구 소장 학자들은 윤명철 (성균관대강사) 여호규(국방군사연구소) 임기환(경희대 교수)씨등 10여명에 이르고 있다. 고구려 연구도 단순한 역사지리 연구 수준에서 고구려 정치,사 회, 국제관계, 문화, 문명사 등으로 연구폭이 세분화되면서 확대 되는 양상이라고 한다. -------------------------------------- 고구려 답사 여행 프로그램 올해부터 국내외 현지탐사 속속 등장 수년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문화 유적 답사 여행'에 올해부 터 고구려도 본격적으로 답사지로 추가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일반인 상대 고구려 유적 답사 프로그램을 마련한 고구려연구회(회장 서길수), 재야사학자 이이화씨의 '한 국사 시리즈'를 내고 있는 도서출판 한길사 등이 지난 8월 고구 려 유적 답사 여행을 다녀왔고 중국전문 여행사인 세계일류여행 사도 관련여행상품을 마련했다. 고구려연구회와 한길사는 또 올해부터 주말을 이용한 국내 고 구려 유적지답사기행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 고구려연구회=매년 여름 1∼2회 중국 내 고구려 유적 답사 여행을 떠난다. 여름이 아닌 때에는 매월 둘째 일요일에 당일 코 스로 국내고구려 유적 답사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고구려연 구회가 마련하는 답사 여행 코스는 압록강 유역, 요동반도의 단 동, 비사성, 석성 등 고구려 산성을 거쳐 고구려 발원지인 환런 (환인), 고구려 고분이 밀집해 있는 지안(집안), 백두산, 옌지 (연길) 등의 코스로 돌아오게 된다. 고구려 산성을 자세히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여정에 따라 7박8일, 8박9일 코스가 있으며 가 격은 7박8일이 1백39만원선, 8박9일이 1백49만원 정도. 국내 당 일 코스 답사 여행은 회비가 3만원이다. (02)337-1661. ◇ 이이화와 함께 떠나는 역사기행(한길사)=지난 7월28일부터 8월3일까지 5박6일 간 단둥(단동)-봉황산성-선양(심양)- 랴오양 (료양)-다롄(대련) 등을 거치는 중국 답사여행을 다녀왔다. 참석 자는 20명이고 이이화씨가 동행했다. 한길사는 오는 2003년까지 매년 여름 1∼2회 정도 중국내 고구려 유적 답사여행을 다녀올 예정. 국내 기행도 부정기적으로 매년 1∼2회 마련한다. 오는 10 월24∼25일 1박2일로 단양의 온달산성, 아차산성을 둘러보는 국 내 답사프로그램을 준비중이다. 비용은 중국 코스가 5박6일에 1백만원 전후, 국내 코스는 1박2일 기준으로 6만원이다.(02)547- 5723∼4. ◇ 백두산 및 고구려 문화 유적 탐방=중국전문 여행사인 세계 인류여행사의 백두산 관광과 고구려 유적답사를 겸한 여행 코스. 5박6일, 7박8일 두개코스가 있으며 매년 여름 5회 정도 출발한다. 5박6일은 선양-지안-백두산-연길 등을 둘러보는 코스로 가격은 99 만원선, 7박8일 코스는 선양-지안-백두산-연길을 거쳐 북경을 돌 아보고 온다. 가격은 1백20만원 전후이다. (02)722-8200. ------------------------------------------------------------------------------- - Copyright (c) 1998 Digital Chosunilbo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chosun.com for more information.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활쏘기는 군자의 덕성과 비슷한 바 가 있으니, 활을 쏘아 과녁을 벗어나더라도 오히려 그 이유 를 자기 몸에서 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