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호연지리) 날 짜 (Date): 1998년 8월 21일 금요일 오전 10시 33분 43초 제 목(Title): 퍼온글,천도교와 동학혁명/윈 인내천 사상은 민중의 혼깨운 정신적 원천” 이현희 성신여대 사학과 교수 동학혁명은 봉건제도를 혁파하고 근대적 정치·경제·사회·문화제도가 수립되는 중요한 역사적 계기의 하나였다. 천도교는 이 역사적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 혁명의 사상은 물론이고 행동원칙까지 제공하는 정신적 원천이었던 것이다. 동학혁명의 정신은 3·1운동까지 이어진다. 동학은 몰락한 양반의 후손인 경주 향반 출신 최제우에 의해 1860년 4월5일 경주 용담정(현곡면 가정리)에서 창도됐다. 1860년은 국내외에 걸쳐 강한 외세의 도전 속에서 민족적 위기가 고조됐던 불안한 위기의 시기였다. 그러한 의미에서 동학은 국내의 제반 봉건적 위기상황뿐 아니라 구미·일본 등 외세침략에 대한 민중저항의 산물이었고 이러한 보국안민정신은 위기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 발생요인 중 대내적 요인으로는 첫째, 18세기 이후 변질돼온 조선왕조 양반사회의 여러 가지 봉건적 정치·사회상황의 모순과 국세제도인 삼정의 문란이 있었다. 둘째, 전통적인 유교·불교·도교 등의 종교와 외래사상의 여러 가지 폐단, 퇴색에 따른 지도이념의 난맥 또한 사상적 부재와 민중이 나아갈 방향에 혼돈을 야기했다. 셋째, 피지배 민중들의 의식 향상과 자각, 근대화 지향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실학사상에서 제기된 현실비판과 개혁사상, 변혁사상에 영향받았다. 국내적 요인뿐 아니라 대외적 요인도 작용했다. 첫째, 19세기 이후 서세동점의 민족적 위협이었다. 이에 대응해 민중 사이에는 국가보위의식이 팽배해지고, 국난극복의 민족구원사상이 나타났다. 둘째로는 서학, 즉 천주교의 도전에 민족적 주체와 자립·자주의식으로 응전하려는 주체적 자세에서 찾을 수 있다. 수운의 득도는 당시 양반들에 의한 낡은 지배질서의 퇴색을 알리는 발전적 징조의 하나였고, 갈 곳을 몰라 방황하던 민심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사상의 중심을 마련해주었다. 그러나 수운이 혹세무민했다는 죄로 체포돼 다음해인 1864년 순도하자 제2세 교조 해월 최시형에 의해 교조신원운동이 전개된다. 해월은 이후 30여년간 동학의 교리를 포덕하고자 노심초사했으며 마침내 국가와 민족을 외세와 위기로부터 구제하고자 1894년 동학혁명을 일으키게 됐다. 이후 동학사상은 의암(손병희) 등 후계자에 의해 천도교로 계승, 발전돼갔다. 민족주의적 사상 강한 종교교리 1894년 음력 1월10일 동학에 대한 탄압과 고부군수의 가혹한 탐학과 부정에 저항하기 위해 동학접주 전봉준은 수천명의 군중을 지휘해 정읍을 중심으로 거사를 단행했다. 이들이 고부군을 습격하자 군수 조병갑은 도주하고 군중들은 군청을 부수고 무기고의 무기를 꺼내 무장하는 한편 수탈당한 창고의 곡식을 풀어 빈민들에게 나눠주었다. 이 소식을 접한 전라도 감영과 조정은 이용태를 안핵사로 급히 파견해 사태를 수습코자 기도했지만 오히려 무고한 백성을 동학당으로 몰아 잡아가두고 민간인의 재산을 약탈했다. 심지어 집에 불을 지르고 부녀자를 겁탈하는 등 만행을 자행했다. 이에 전봉준은 각지의 동학접주들에게 사발통문을 돌리고 동학군을 고부 백산으로 집결토록 조치했다. 동학군은 격문과 불살인(不殺人), 불살물(不殺物), 충효쌍전 제세안민(忠孝雙全 濟世安民), 축멸왜이 징청성도(逐滅倭夷 澄淸聖道), 구병입경 진멸권귀(驅兵入京 盡滅權貴) 등 4대 행동강령을 앞세우고 동학혁명의 횃불을 높이 올렸다. 이후 동학군은 황토현전투에서 관군을 대파하고 호남 일대를 휩쓸어 마침내 전주성을 점거하기에 이르렀다. 사태가 이렇게 진전되자 다급해진 정부는 청국에 원군을 청했다. 그러나 톈진(天津)조약에 의해 청군이 아산에 상륙하자 일본군도 인천에 상륙해 서울로 진격해 들어왔다. 청·일 양군이 개입하자 동학군은 국가운명이 위태롭다고 판단, 관군과 전주화약(和約)을 맺고 폐정개혁안 12개조의 실시를 요구하는 동시에 전라도 53개 군현에 상설 개혁기구인 집강소를 설치해 민간의 정치참여와 개혁을 실시했다. 이러한 동학군의 개혁안은 봉건적 사회질서를 부정할 뿐만 아니라 외세의 침투를 강력히 배제하는 민족주체성을 담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청·일 양국간에 각축전이 벌어지고 결국 한반도에서 두나라가 전쟁을 벌이게까지 됐다. 이러한 일본의 침략 사실이 알려지자 동학군은 일본의 침략에 대항해 재궐기할 것을 결의하고, 보국안민을 위한 거족적 대일항쟁을 전개하게 된다. 그러나 동학군은 신식무기로 무장한 일본군의 막강한 화력 앞에서 처절한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비록 동학혁명이 일본군의 화력 앞에서 무참히 좌절됐음에도 불구하고 그 개혁과 저항, 구국정신이 계승돼 10년 후(1904) 동학의 갑진개화혁신운동이 일어나고, 1919년 혁명적인 3·1운동의 함성이 전국에 울려퍼지게 됐다. 동학혁명의 구국사상 3·1운동으로 이어져 동학혁명은 1860년에 태동한 동학사상의 인내천이라는 인간성 회복과 보국안민의 국가관, 민족관의 정립 속에서 혁명의식이 싹터 현실화된 것이었다. 또 동학혁명은 종교운동의 차원을 넘어 반체제, 반침략의 정치성을 띤 주체적 자립 자주적 의식과 인식하에서 일어난 민중구국운동의 신기원을 마련했다. 그 민족주의적 유산은 이후 3·1혁명에 직·간접적인 영향과 맥락을 조성해 또다시 민중혁명을 가능케 했고, 성공한 민중역량의 실체를 내외에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민족구국사상을 바탕으로 한 동학은 1905년 12월1일 동학 창도 46년만에 이용구 등 친일 매국행위를 자행한 배교자 등 혼미파를 과감히 축출, 척결한 뒤 천도교로 새출발해 교단을 형성하게 된다. 특히 동학의 민족독립사상은 천도교로 개칭해 출범하면서부터 강하게 나타난다. 45년간의 동학사상을 민족독립사상으로 연결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했고 구국의 민족종교로 발전시킨 것은 천도교 시절이라고 볼 수 있다. 동학의 역사는 이제 천도교단의 결성으로 제2단계로 접어들면서 강한 독립정신이 재현되고 항일독립투쟁사상으로 전개됐던 것이다. 동학혁명 이후 제3세 교조 의암 손병희에 의해 교세를 만회한 동학은 천도교로 새출범을 다짐한 이후 1906년 대한자강회와 제휴해 애국계몽 및 근대화운동을 지속해나갈 수 있었다. 이는 오세창·이종일·최린·권동진 같은 각계 각층의 지식인을 대동 흡수 영입함으로써 강한 추진 구동력이 생겨 가능했던 것이다. “제국신문”을 창간한 이종일은 “만세보” 편집 간행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민족의 독립사상을 전파하는 데 선구적 역할을 했다. 구국사상이 충만하고 활동적인 인사가 다수 참여함으로써 천도교는 지식인의 종교단체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것은 손병희의 지도력으로 가능했다. 그는 각계각층의 유능한 인재를 과감히 흡수해 방향을 명료히 제시함으로써 민중에게 희망과 포부, 비전을 주었던 것이다. 이러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천도교는 나날이 진보할 수 있었다. 더욱이 천도교가 새롭게 출범할 당시에는 시대정신이 교인들을 자중하게 했고, 한편으로는 구국적 의욕이 충만하도록 해 일촉즉발의 분위기를 성숙시켜 놓았다. 손병희는 1906년 대도주의 직을 수행하고 2월에는 성미제(誠米制)와 천도교 대헌을 공포한 뒤 직제를 공포해 대교를 조직하는 일면 오세창으로 하여금 “만세보”를 기관지로 창간케 했다. 또 9월에는 이용구 등 배교자 63명을 출교처분함으로써 동학정신과 의식을 완전히 되찾아 발전의 전기를 마련하면서 교리 전파와 함께 애국계몽운동 확산에 앞장섰다. 1907년 8월에는 대도주직을 김연국에게 전수했으나 김연국이 배반해 1908년 11월 박인호가 대신 임명돼 춘암상사로 호칭되고 손병희는 의암성사로서 뒤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또 그는 동덕여학교를 보조해 여성교육에도 힘썼으며 보성전문·보성중학·보성소학교를 인수해 경영하면서 교육활동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직영 인쇄소인 보성사를 운영하기도 했다. 보성사는 후일 독립선언서를 인쇄 배포한 곳이다. 이밖에도 천도교는 용산·마포·전주·대구·청주 등지에도 교육기관을 설치 보조하거나 강습해 수백만명 규모의 대종단으로 발전시켜 당시로서는 막강한 실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일제 통치자들이 한국을 영구히 식민지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천도교와 그 신도를 장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은 당시 천도교의 영향력을 말해주는 예라 하겠다. 동학혁명의 열기는 후일 3·1운동으로 다시 폭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