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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rbages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a drifter)
날 짜 (Date): 2012년 02월 27일 (월) 오전 01시 30분 15초
제 목(Title): 오페라스타 : 김종서와 박기영


♣ (앞글에 이어) 오페라스타2012 참여가수 중에서 김종서를 보면...

먼저, 김종서가 한국락에서 어떤 위치를 갖는지 알기 위해 한국락 주요
인물들의 출생연대를 살펴보자. 나이대로 음악의 위치를 매김한다는 게
그렇게 좋아보이지 않겠지만, 락을 포함한 팝음악에서는 나이나 생년으로
세대구분하는 게 100%라고 할 수는 없어도 상당히 유효하다. 왜냐면,
팝음악은 당대의 젊은층이 주요 수요자이고, 이들이 대체로 같은 또래,
같은 세대 음악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 그런 의미에서 한국락의 원로 신중현은 1938년생...

  - 그 다음으로 산울림의 김창완이 1954년... 송골매의 구창모(1954),
    배철수(1953)... 김수철(1957)...
    나이를 일일이 확인하기는 그렇지만 락밴드 '사랑과 평화'도 비슷한
    연배이고, 사랑과평화를 거쳐 백두산을 결성했던 유현상(1954) 역시.
    그리고 다소 늦게 알려졌지만 들국화의 전인권(1954), 최성원(1955)도
    이들 세대이다.

  - 백두산이나 들국화와 활동시기는 겹치긴 하는데, 1980년대 중반에는
    당시로는 젊은피였던 음악인들이 대거 락음악에 유입됐다.
    그들의 선두에 시나위의 신대철(1967, 신중현의 아들), 김종서(1965),
    임재범(1963)이 있었고...
    부활의 김태원(1965), 이승철(1966)...
    요새 다시 주목 받는 백두산의 기타리스트 김도균도 같은 연배...

  - 위보다 약간 떨어져서 김경호(1971), 윤도현(1972), 박완규(1973)...

그러니까 김종서는 나가수급 락가수 김경호나 윤도현, 박완규를 넘어서,
슈스케나 위탄에서 무게 잡던 심사위원 이승철이나 김태원, 나가수에서
락대디라던 임재범과 같은 세대인 것이다.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그래서 오페라스타에서 멘토이자 심사위원인 테너 조영갑이
형님이라고 부를 정도...
이런 김종서가 오페라라는 거의 전혀 새로운 쟝르에 도전한다?!? 연배를
떠나서 김종서 목소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 목소리로 과연 오페라를
소화할 수 있을까?" 이런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한창 때라고 해도 과연하는 의구심이 들텐데, 이제는 기량도 녹슬었고,
자기 것을 털어버리기도 어려운 나이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더원보다
김종서를 조기탈락 우선순위에 올려놓는 사람들이 많았더랜다. 당연히 -_-;

그리고 첫방송... 김종서가 가장 어른이라고 가장 부담스럽다는 첫방송
첫출연을 했다는데... 역시 예상대로 별로 좋은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뭔가 한 것 같기는 한데 많이 보이지 않은 거다. "김종서 이제 한물
갔구나" 생각까지 들 정도로... 첫번째 방송에서 탈락 예정자 2명 중
하나로 섰다가, 심사위원의 선택으로 아슬아슬 기사회생한 것도 충분히
그럴 법하게 보였다.
근데 두번째를 지나 세번째가 되니까... 이제 뭔가 성악가 소리가 나는
거다. 노래도 훨씬 안정적으로 부르고... 이제는 "해내는구나. 한물
가지 않았구나 @.@" 생각이 들 정도...

뭔가 드라마틱하지 않나? 한물간 왕년의 락스타, 기량은 녹슬고, 기존의
자신을 털어내야 하는 새로운 쟝르 오페라에 도전하다, 초반에 지지부진
탈락할 뻔, 그러나 회를 거듭할수록 해내는 모습...

이런 드라마가 손호영 몰표 때문에 가려버리니 안타깝기도 하고, 입맛이
쓰기도 한 거지.
암튼 그래서, 김종서가 어디까지 해낼 수 있는지가 오페라스타에서 개인
적인 관심 포인트 중 하나...



♣ 이제 마지막으로 박기영에 대해서 살펴보자 ^^

내가 박기영 팬인만큼 인간적으로도 관심이 많았는데... 옛날 싸이할 때
싸이홈피도 왔다갔다 할 정도로... 누구 연예인 홈피에 왔다갔다 한다?
이게 흔한 사람도 있지만 나로서는 정말 드문 일...

박기영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면 실력은 좋은데 많이 뜨질 못한 그런
가수이다. 아이돌 시대에 이런 가수 류의 가수가 제법 많았지. 그렇다고
어렵게 살 정도는 아니고, 생활도 충분히 안정되고,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할 정도는 되었다. 신랑이 변호사라고?!? ^^

가창력 좋다고는 하지만, 알려지지 않아서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쉽게 이야기하면, 전에 나가수 듀엣 미션 때 조규찬과
같이 무대에 섰는데... 그 까다롭고 치밀한 조규찬이 나가수처럼
중요한 무대에 파트너로 선택했다는 것은 그만큼 기술적으로 탄탄한
내공을 가졌다는 방증이다.
기술적으로 그렇다면 박기영의 고음 구사력 같은 것은 어떻지?
팬이라지만 나도 잘 몰랐다. 박기영이 한창 활동할 할 당시는 아이돌이
음이탈하며 불러도 환호하며 꺼뻑 죽던 시절이다. 고음구사력이니
가창력이니 관심 갖는 가요팬이 사실상 없었어. (이런 사람들과 같은
가요팬한다는 게 어떤 때는 짜증 -_-)

내가 박기영의 팬이 된 것은 가창력도 가창력이지만, 그것보다도 노래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2집과 3집 앨범... 락과 발라드를
오가며 좋은 가창력으로 부르는 노래들 참 좋아했었다.
그런데, 4집부터는 발라드 가수로 완전 전향한 거다. 내가 포크가요를
좋아하지만 발라드는 또 좋아하지 않거든. 비슷해 보이지만 특성이
다르다. 특히 그시절 흔하던 대중성 지향의 뻔하디 뻔한 발라드들은
싫어할 정도임. 이런 발라드 부르는 가수들이 자기는 예를 들어 트로트
가수와 격이 다르다고 착각하는데, 노래 내용은 사실상 트로트와 다를
게 없다.
(어정쩡한 발라드보다는 차라리 락음악을 좋아함. 포크가요와 락음악은
상극일 것 같지만, 자연스럽게 표현하면서 음악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한다. 어정쩡한 발라드가 음악성보다는 대중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트롯트와 일맥상통하는 것처럼)
좋아하는 가수가 탐탁치 않게 생각하던 쟝르로 옮긴 것이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그래도 가수 본인의 선택인데 존중해야" 이러면서 4집
5집까지는 참고 계속 팬을 했더랜다.
그러다가 마침 싸이를 떠나면서 사실상 팬활동도 그만 두게 되었다.
하긴 팬활동이라 해도 별로 한 것도 없긴 하구나 -_-; 그래도 저런 팬이
있다고 인지할 정도는 되었다는 V-_-V

그러다가 이번에 제대로 본 것인데... 고음구사력이 생각보다 대단하던걸?
몇천만명 중에 몇 명 있다는 초절정 고수 수준은 아니라도, 최상급 수준
@.@
그리고 박기영이 1977년 생으로 적은 나이는 아닌데, 흡수력이 굉장히
좋네. 첫회분에는 참가 가수 중에서 돋보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진짜
성악가들과 비교할 수준과는 거리가 멀었거든.
그런데 두번째 방영분에서... 박기영이 처음에 계단 내려오면서 부르는
부분... 어릴 적 듣던 외국의 어느 소프라노가 부르던 아리아를 연상
시켜서 깜짝 놀람. 물론 전체적으로는 아직 여러가지로 멀다는 생각이
들던데...
그리고 우승한 이번 세번째 방영분... 1주일 사이에 또 불안정하던 부분을
많이 없앰. 거기에 상당히 안정적인 고음을 구사 =.=;
오랜 팬이었던 나조차도 박기영한테 이런 능력이 있는 줄 몰랐다 @.@

나는 팬이지만 몰지각하게 무조건 내가 좋아하는 가수만 잘했다고 하고
싶지 않다. 방송 등에서 박기영이 당장 오페라 가수해도 좋을 정도라고
하는데, 그렇게까지 말하지는 않겠다. 실제로 올해 오페라스타에 멘토겸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소프라노 한경미나 작년에 참여한 소프라노 김수연
교수가 직접 부르는 것을 보고 비교해 봐도 확실히 내공이나 기량에서
차이가 난다. 당연하지.
그런데... 박기영은 아름답고 깨끗한 고음을 낸다. 그리고 빠른 시간에
학습해서 차이와 부족한 점을 메꿀 능력을 갖췄다. 더 나을 수 있는
자질을 갖췄고, 남은 문제는 얼마나 거기에 투여할 수 있느냐 뿐일
거다.
나이만 아니라면 참...



♣ 가수들이 빠른 발전을 보이는 이유는 2가지 같다. 첫째는 쟝르는
다르지만 다들 프로가수라서 곡을 이해하고 노래로 부르고, 공연에서
노래를 하고 하는 등등의 기본기가 잘 닦여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번째는 실제 공연에 빨리 투입된 영향... 어느 정도 기본기가
닦인 상태에서는 좀 부족해도 실제 공연을 뛰어 보면 빨리 발전한다.
무엇이 실제로 필요한지, 자기가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빨리 파악하고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오페라스타 가수들이 전체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지만,
첫번째 방송 때는 진짜 오페라 무대에 오를 수준이 못됐다. 정상적인
과정이라면 최소한 몇달에서 몇년은 연습을 더 해야했겠지. 그런데도
무대에 올랐기 때문에 엄청나게 빠른 학습의 기회를 얻은 셈이다.
이건 참여가수들의 행운, 특전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암튼 그래서... 이번 오페라스타는 2가지 관심 포인트가 생겼다.
첫째는 김종서가 얼마나 자신을 극복해내고 자신을 찾느냐...
둘째는 박기영이 어디까지 발전하느냐...

그리고 개인적으로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가수들 눈빛이 초롱초롱
살아서 배우는 모습을 보여주던 표정... 숱한 예능 프로그램이 있지만
정말 보기 드문 표정이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노래가 있다. 사람이 진정 꽃보다 아름다운 때,
그 중 하나가 바로 이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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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drifter off to see the world
                                            there's such a lot of world to 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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