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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rbages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a drifter)
날 짜 (Date): 2011년 07월 04일 (월) 오전 07시 49분 38초
제 목(Title): Re: 월하정인 제작 시점?


아래처럼 APOD 사이트에 금성과 그믐달 사진이 올라서 일종의 잡설을
적어보면...

http://apod.nasa.gov/apod/ap110702.html

금성은 내행성이라 태양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해질녁이나 해뜰녁에
보인다. 따라서 금성이 달과 같이 보인다면 그것은 초승달 아니면
그믐달이다. 규칙적으로 보이는 자연천체 중에서 달과 금성은 지구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두번째와 세번째로 밝은 천체이다. 첫번째로
밝은 천체는 물론 태양이다. 불규칙적으로 보이는 자연천체 중에서
별똥별이나 혜성, 초신성이 금성이나 때로는 달보다 밝은 경우가
있었다는 역사기록이 있다.
달과 금성에 대한 이런 천문학적 의미를 이해한다면, 초승달을 신봉
하는 일부 이슬람권 국가 국기에 초승달이 금성과 함께 그려져 있는
것도 이해가 될 것이다.

고흐의 '사이프러스와 별이 있는 길' 그림과 '밤의 하얀집' 그림에
있는 별이 금성이라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 특히 '사이프
러스와...' 그림에 그려져 있던 달과 별이 바로 초승달과 금성이었던
것이다. 관련 고흐 그림은 여기 블로그 참조...

http://flux.egloos.com/4003127

천문에 관심이 많던 나는 정작 '사이프러스와 별이 있는 길' 그림을
보면서 이런 점에 주의하지 못했다. 이유는 글쎄... 물론 주의력
관찰력 부족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미술작품에 묘사된 천체가 왜곡
되고 과장되기 일쑤라 신경 쓰며 의미를 찾는 것이 무의미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래 링크에 있는 '바람이 분다' 노래로 유명한 이소라
6집 '눈썹달' 앨범의 자켓에 그려져 있는 달... 아마도 그믐달로
생각되는데, 그린 사람이 그믐달과 초승달을 구분하고 그렸을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그믐달이건 초승달이건 불문하고, 저런
달의 형태는 자연적으로 볼 수 없다. 예술적 상상력으로 과장된
것이다.

http://www.maniadb.com/album.asp?a=136508

위 앨범자켓보다 더 과장된, 마치 큰 원 내부를 작은 원으로 파낸
듯한 형태의 초승달이 그려진 이슬람국 국기의 상당수도 자연스러운
형태가 아니다. 심지어 월식 때에도 저런 달의 형태는 볼 수 없고,
인간이 자연적으로 이런 천체를 볼 수 있는 경우는 달에서가 아니라
태양에서, 그것도 관측하기 상당히 힘든 현상인 일식 중에서도
금환식 때 뿐이다.


고흐의 '사이프러스와 별이 있는 길' 그림에는 달의 오른편이 빛나게
그려져서 저녁 무렵 금성과 같이 보이는 초승달을 그린 것으로 볼
수 있긴 한데, 위와 비슷하게 달의 모양이 현실적이지 않다. 고흐는
비슷한 형태의 달을 '별이 빛나는 밤' 그림에도 그렸다. 또한,
'사이프러스와...' 그림에 그려진 초승달은 아래편보다는 위편이
빛나게 그려져 있는데, '월하정인'에 그려진 달의 형태에 대한 논의에서
얘기된 대로 이 역시 자연스럽지 않다.
미술 작품에서 이런 식으로 천체에 대한 묘사가 왜곡 되는 것이 보통
이니 '사이프러스와...' 그림을 보면서도 거기 달과 별이 초승달과
금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았던 것이다. 당시 관심은
달과 별을 볼 때 어두운 때일 것 같은데, 정작 그림은 굉장히 밝게
그려져있더라... (설명하는 사람도 그런 말을 함) 달 색깔도 참
묘하다... 이런 거였다.

고흐가 형태와 색을 과장하긴 했지만 실제 본 것을 바탕으로 그렸고,
그려진 천체를 통해 그림을 그린 날짜를 추정할 수 있을 정도로 나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는 것을 이번에 알고 나니 상당히 흥미롭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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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drifter off to see the world
                                            there's such a lot of world to 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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