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garbages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a drifter) 날 짜 (Date): 2011년 05월 02일 (월) 오전 12시 55분 18초 제 목(Title): 사랑보다 깊은 상처 - 박정현 임재범 이 노래를 부른 두 사람, 박정현 임재범이 모두 나가수 무대에 서면서 새삼 화제가 되는 노래이다. 노래 소개를 잠깐 하면, 원곡은 1997년 임재범 2집 앨범에 처음 실렸다가 1998년 박정현의 1집 앨범에 두 사람의 듀엣곡으로 다시 실렸다. 이 후 CF에 사용되는 등으로 인기 있는 듀엣곡이 되었다. 두 사람이 각각은 TV 방송무대에 가끔씩 섰었다. 나가수에서 방송 펑크를 걱정할 정도로 TV출연에 거부감 있다는 임재범도 몇 번 있더군. 방송 출연하기로 했다가 펑크 낸 적이 있나? ^^ 암튼 그럼에도, 두 사람이 이 노래를 TV무대에서 같이 부른 적은 별로 없단다. 1998년 MBC '일요예술무대'와 2002년 '수요예술무대' 정도가 전부라고... 아래가 바로 그 2002.12.25일 MBC '송년특집 수요예술무대'에서 박정현과 임재범이 이 노래를 같이 부른 영상이다.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영상을 올리기는 그래서, 괜찮은 거 있나 찾아봤더니 그나마 이게 웹에 오른 것 중에서는 화질이나 음질이 쪼금(-_-) 더 나은 것 같네.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FVEb&articleno=11743090&categoryId=426428®dt=20091012170329 http://tinyurl.com/3qjqo7h 여기 보면, 박정현이나 임재범이 지금 나가수에서보다 훨씬 상태가 낫다. 박정현 목소리는 다소 앵앵거리는 느낌 때문에 내 취향이 아닌데, 그럼에도 여기 영상에서 보면 대단한 가창력이다. 임재범도, 나가수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매너로 휘어 잡았지만 사실 목소리는 좀 그랬잖아. 여기 영상에서는 괜찮다. 근데, 여기 영상에서도 임재범이 고음을 가성 처리하는 게 눈에 뜨이네. 왜 이러나 하며 임재범의 시나위 시절 노래인 '크게 라디오를 켜고'를 다시 들어봤다. 1986년 시나위 1집에 실렸고, 최근에는 이준익 감독의 2006년 영화 '라디오스타'에 쓰이며 다시 이목을 끌었던 노래지. 근데 여기서도, 그러니까 초창기 임재범도 고음은 가성 처리하는군. 흠... 명성에 비해 조금 실망... ....... 어째건... 저 영상에서 박정현이나 임재범이나 나가수에서보다 훨씬 잘 부르는 걸 보니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보다 8년이나 젊을 때이니 당연히 기량이 더 낫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럼, 시계를 8년 전으로 돌려서 그 때 박정현과 임재범을 나가수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시켰다면 과연 저 영상보다 더 잘 불렀을까? 나가수 같은 프로그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상당히 혼란스러운 면이 있었다. 무슨 입문생도 아니고 벌써 자기 분야? 쟝르?에서 일가를 이룬 가수들을 경연을 통해 순위로 줄 세운다는 설정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는 것이 이해 되기도 한다. 한편으로, 요새 방송에는 출연이 어려운 저런 가수들한테 TV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만으로도 가수 자신이나 팬들이나 감지덕지해야 해야 한다는 말에도 동의가 됐다. 이리 보면 이게 옳고, 저리 보면 저게 옳고... 그러다가 저 영상을 보니까, 뭔가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확실히 드는 거다. 일단 제작진이 강변했던, 순위제를 도입함으로써 기성 가수들에게 긴장감을 주고 가수들의 능력을 높은 경지로 끌어낼 수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아니라는 걸 바로 저 영상이 보여주고 있잖나. 본격 경연대회인 위탄에서 보면, 모든 멘토들이 무대를 즐기라고 권하고, 가요계 입문을 지망하는 멘티들도 무대를 즐기면서 자신의 최고 기량을 끌어내겠다는 류의 말을 입에 붙이고 다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가수 프로그램에서 강조하는 것은 경연에 참여하는 가수들의 긴장감이다. 가수의 기량을 끌어내는 것과 별 상관이 없거나 오히려 장애가 될 수 있는 이런 긴장감이 왜 필요한가? 긴장감을 즐기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둘 목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애가 벌써 보인다. 두엇 가수는 감정 표현이 절제 되지 못하고 과도한 거다. 그 정도 가수들이 그래선 안 된다는 걸 모르진 않겠지. 그러나,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기 위해서 애를 쓰다보니 알면서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되는 거다. 의문이 든다. 가수들의 이런 모습이 좋은가? 노래를 이렇게 들어야 돼?!? 재도전 관련된 논란은 차치하고 음악에 대해서만 보면, 결국 나가수 프로그램의 본질은 가수가 노래하고 청중이 노래 듣는 게 아니라 '관객이 경연을 보고 즐기는' 데 있는 거다. 그런데, 여기에 진짜 노래하는 가수를 보고프게 만드는 가요계 현재 풍토와 그에 대한 대중들의 갈증이 예상 외로 크게 작용해서 제작진도 가수도 시청자 자신도 판단이 혼란스러웠졌던 것이다. 그렇다고 프로그램의 본질이 어디로 가거나 달라지진 않았다. 약간 희석되었을 수는 있으려나... 그러니 이런 프로그램이란 게, 벌써 일가를 이룬 가수들을 경마장의 경주마처럼 끌고와서 출발선에 세우고는, 열광하는 관중들 앞에서 채찍질해 기를 쓰고 달리도록 만드는 것과 뭐가 다른가? 이것도 말을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주장할 수 있으려나? 우수한 말을 선택해서 아끼고 기르는 데 얼마나 공을 들이냐면서... 그런 식으로 얘기하면, 소나 돼지를 아끼며 온갖 영양식을 제공해 공들여 키우고는 맛을 음미하며 잡아먹는 것도 소나 돼지를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거다. 그럼 왜 개 잡아먹는 것은 유난히 난리인데? 참여하는 가수들 자신부터 높은 순위를 바라면서 몰입하지 않냐고? 경주마를 출발선에 세워도 몰입해서 이길려고 한다. 가수들도 사람인데 그 상황에서 얼마나 다르겠나. 그렇다고 그게 가수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일까? 경마장에서 채찍 맞으며 1등으로 달리는 것이 말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겠냐고. 나가수와 같은 방법도 가수와 노래를 사랑하고 향유하는 방법의 하나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처럼 무리가 있는 거다. 이 즈음에서 되짚어 보고 싶은 것이 지난 번 경연에서 7위를 해서 탈락한 정엽이다. 나는 탈락할 때 정엽의 선곡 자체가 납득이 잘 안 됐다. 인상이 강한 곡이 아니라 평이한 곡이었거든. 개인앨범이나 단독공연 무대가 아니고 단 하나의 곡으로 관객들에게 인상을 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무래도 선택 폭이 좁아질 수 밖에 없다. 가수 개인이나 소수 취향보다는 많은 청중에게 appeal할 수 있고 인상이 뚜렷한 곡을 골라야 한다. 이번 나가수 2부에서 김범수의 선곡을 두고 얘기가 나왔던 것도, 위에서 김연아 프리 스케이팅 음악에 아쉬움을 표했던 것도 이런 의미이다. 음악이나 노래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정엽은 그냥 듣기 편안한 곡을 골랐다. 좀 더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는 곡을 소화할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결국 탈락...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알 듯 모를 듯... 어째건 탈락한 정엽의 노래도 경연이 아닌 다른 분위기, 예를 들어 차 한 잔 마시며 이것저것 둘러보는 사이 배경음악으로 틀어놓는 그런 편안한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것이었다. 나가수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았던 것 뿐이지, 나쁜 노래라거나 가수가 제대로 못부른 노래 혹은 어울리는 분위기를 찾을 수 없는 노래가 아니었던 거다. ....... 이렇게 이리저리 나가수 프로그램에 대해 흠을 잡아 보다가도 "저런 프로그램 덕분이 아니면 니가 무슨 재주로 저런 가수들을 TV무대에 세울 건데?" 이런 빤한 반론을 떠올리면 할 말이 없어진다. 다 필요 없어. 이거 하나면 요새 말로 All Kill이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어쩌다 우리의 TV방송은 좋은 음악을 편하게 즐기며 듣는 분위기와 이다지도 멀어진 걸까... 어쩌다 예술로서 듣고 느껴야 할 노래마저 줄 세우려고 집중해서 보는 대상이 되어 버렸을까... 짜증이나 아쉬움을 넘어 뭔가 서글프기까지 하다. @어쩌다 혼자 도배하는 분위기? -_-; 뭐... 이럴 때도 있는 거지 -_-;;; ............................................................................... a drifter off to see the world there's such a lot of world to s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