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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Luka (c) H. Son)
날 짜 (Date): 1996년02월28일(수) 05시36분32초 KST
제 목(Title): 맑았던 날의 이야기 [1]


매주 한번씩 교련복을 입고 등교하는 날이있다 화요일 이었는지 수요일이었는 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날 하늘이 무척 맑았었고 늦봄의 투박한 따사로움이 
드리우고 있었다고만 기억될 뿐이다. "전두환 장군을 위한 기도회"라는 제목의 
뉴스가 나왔던 때 였던것 같다. 아니면 기억속에서 그 순서가 뒤밖여 그 자그만 
기억으로 순번을 매기는 것은 불가능할른지도 모른다. 오전 10시경 우리 공학3반 
학생들은 교련 복으로 챙겨 입고 연병장이라 불리우던 곳에 모였다. M16을 
하나씩 들고 맘씨 좋게 생긴 교관님의 인솔하에 제식훈련을 하고 있을 때였다.
나른함으로 졸음도 제법 밀려올 듯 했던 맘씨좋은 봄날..
따앙~
하늘 높이 무엇인가가 궤적을 그리며 날아 올랐다.
따따따따땅~~
연이은 폭음이 교정을 뒤흔들었다.
그 요란한 최류탄 발사음들은 50명이 넘는 우리 학생들을 사방으로 흩어 놓았다. 
"백골단이다!"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교내 진입로에는 벌써 교내로 들어선 전경들과 새마을 
모자를 뒤집어 쓴 건장한 사나이들로 그리고 뒤쫓기며 쓰러져가는 학생들로 덮혀 
있었다. 그 모습들 조차 뿌연 연기사이로 사라지고 있을 때 우리는 달려내려가고 
있었다. 
"야!!! 총기 반납해라!!"
고함을 질러대는 교관의 목소리는 이미 들리지 않았다. 

우연이었는지 아니면 불안감에서 였는지 진입로 중간까지 도달했을때 우리 공학 3반 
학생들은 4열 또는 5열의 행대를 이루고 있었다. 최류탄 연기 사이 사이로 
도망치다 붙들린 학우들의 모습이 간간히 보이고 있었다. 열을 지어 진입하던 후속 
전경대의 행렬은 신기하게도 십미터쯤 앞에서 정지하였다. 곧이어 스피커에서 
방송이 흘러나왔다.
"폭도들은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 응하지 않으면 응사하겠다!"
그때서야 우리들은 꽉 붙잡고 있던 M16의 존재를 의식하였다. 
'폭도.. '
이말은 그후 오랜동안 나의 기억에 맴돌던 말이다.
"이 학생들은 교련 훈련중입니다. 총은 훈련용이요!"
뒤따라 달려 내려온 교관의 말에 전경대는 다시금 전진을 시작 하고 있었다.

우리들의 급작스런 대치상태로 인해 잠시 주춤한 시위진압대, 그리고 학생들은 그 
틈에 다시 전열을 정비하고 손에 손에 각목과 화염병들을 들고 있었다. 우리들은 
흩어졌다.  그리고 다시 치열한, 쫓고 쫓기는 모습들... 교련관쪽으로 뛰던 나의 
눈앞에 초록색 새마을 모자를 쓴 두명의 사나이와 질질 끌려가고 있는 한 여학생의 
모습이 있었다. 순간적이었지만 나의 머리속에는 수백가지 경우를 가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외로 그 결론은 나의 것이 아니었다. 그중 한 사내가 나를 
보고 소리쳤다.
"야 이새꺄.. 너 이리와 봐.."
"저요?"
일방적인 반말앞에 다소곳이 나온 그말...
"그래 너말이야 이짜식이 죽고 싶나.. 너 그총 안가져 올래?"
그때 다시금 묵직한 M16이 두손으로 느껴졌다.
그 때 끌려가던 그 여학생이 다른 사내의 손을 뿌리치고 도망하기 시작하였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무릅을 짚고 일어나 막 뛰기 시작했었다. 그때 번개같이 
날아올라간 그 사내의 발길질은 그녀를 짚단 던지듯 땅바닥에 눕히고 말았다. 
퍼억~
나의 M16은 한 사내의 턱을 강타했고 다른 사내의 가슴팍을 총구로 정확하게 
찔러대고 말았다. 그것은 쾌감이었다. 무기를 지닌 강자만이 누릴 수 있는 쾌감...
총구가 그 사내의 가슴팍을 찔를때 그 둔탁한 명�

눈을 떴을 때의 느낌... 그것은 어렸을 적 태권도장에서 맡았던 땀내음과 같은 
매케한 내음, 그리고 질식 상태에서 느낄 듯한 기분 그런 것이었다. 다시 정신을 
잃었다. 

살아있다는 생각이 나를 안도케 했을 때... 그곳은 ***경찰서 지하 유치장이었다. 
나와 비슷한 또래의 학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내가 왜 여기에 와 있을까? 내 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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