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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Adrian ( 노 경태)
날 짜 (Date): 1996년01월31일(수) 01시44분38초 KST
제 목(Title): 자꾸 욕을 하다보면


 자신의 입이 더러워짐을 알 수 있다.

 습관은 참 무서운 것이다.

 내가 중학교 다닐 때 다른 애들이 '아~ 쪽팔려' 또는 '아~ 쪽실려' 등등

 이게 욕이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그냥 창피하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하는

 것인지는 짐작을 하겠는데 당시에는 좀 껄렁껄렁하고 깡패 비스므레한

 녀석들이 많이 쓰길래 그냥 나쁜 말이려니 생각을 해왔다.

 그래서 그런지 내 입으로 '쪽팔려~' 그래보면 너무 어색해서 마치

 뜻도 모르는 다른 나라 말을 하는 것같은 생소함이 나의 전신을 휘감았다.

 되려 소름이 끼친다고나 할까?

 그러다가 어느때부턴가 그 말을 사용해보니 창피하다보다는 아주 적절한 의미로

 사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워낙 내가 수줍음 내지는 창피함을

 많이 타서 그 효용도가 그냥 마구 내뱉는 남들보다는 높았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환경이 사람을 지배한다는 말은 진리나 다름이 없다.

 A가 B에게 온갖 욕을 퍼부으면 나는 그런 욕을 혐오하고 A가 미워지면서도

 어느덧 A가 사용하는 욕을 사용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면서

 내 자신이 미워지고 한마디로 쪽팔려진다.

 분노에 온몸이 치를 떨 때는 그 어떠한 욕도 나의 분노를 삭일 수는 없음을

 알게 된다. 그럴 때 알고 있는 욕중에서 아무거나 하나 생각해내서

 아무리 큰 소리로 고함을 쳐도 아무리 수백번 외쳐도

 제풀에 지쳐서 힘만 더 빠지고 화를 낼 힘조차 없어질 뿐 욕을 함으로 인해

 분노가 죽는 것은 아닌가보다. 

 더러운 녀석에게 더러운 녀석이라고 욕을 해도 더러운 녀석의 더러움은

 변하질 않는다. 변한 것이라고는 더러운 녀석이라는 욕을 한 내가

 남아 있고 욕을 했다는 기억이 내 기억속에 남는 것이며 욕을 통해

 더러운 기운이 내 입속으로 들어오고, 나의 입은 욕의 에너지를 소비한 덕에

 입이 가벼워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욕을 해도 내 입만 더러워짐을 난 많은 욕을 통해서 체험을 해봤다.

 욕의 축에도 못끼는 것을 내 뱉었을 때 어떤 이는 그런 말이

 내 입에서 나온 것조차 의아해 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있다.

 사람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을까?

 욕을 잘할려고 해도 욕을 많이 알고 있어야하고 적절한 욕을 사용할 줄

 알아야한다. 근데 욕 많이 알고 욕 잘하는 것이 자랑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

 욕하고 싶은 상황에 처한 사람이 욕을 몰라서 욕을 할 수 없는 때는

 스트레스가 될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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