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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Bshaft (거 봉)
날 짜 (Date): 1993년12월18일(토) 12시28분49초 KST
제 목(Title): 복수혈전 [2]


[2]

윙~ 윙~ 쌔- 액-
다시 바람을 가르면서 작두가 무섭게 날아 들었다. 자신의 아름다운 옛 추억에
젖어 무아경의 스텝을 밟고 있던 거봉은 앗차하면서 몸을 틀엇으나 작두의 날은
용서가 없었다. 

'아 자 작 ~'
다마가 심하게 부서지는 소리...
작두의 끝이 타게트를 살짝 비키면서 거봉의 바지 주머니에 들어 있던 당구알을
아작내는 소리였다.
(주: 사교계의 밤나비들이 왜 당구알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지는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딱딱한 두 물체가 부딪히는 반동으로 인해 둘은 동시에 나가 떨어졌다.

거: 아이고... 신이시여, 입에 담기 곤란한 신체 일부를 지켜 주셔서 고맙습니다.
    자칫했으면, 전거련 회장직까지 맡게 될 뻔 했습니다.

J: 애구구... 신이시여, 모 저런 잡놈이 다 있습니까?

거: 자, 이젠 더 이상 봐 주지 않겠다.  난 평생을 여성들을 위해
    봉사하며 살아 왔다마는... 할망파 이 망구들...

거봉은 상체를 낮추고 두 손을 합장하듯 모아가며 공격의 자세를 만들어 갔다.
J양은 다시 몸을 가누었지만 넘어지면서 입은 둔부의 타박상 때문인지, 아니면
거봉의 공세에 눌려서인지 주춤 주춤 방어의 자세만 만들고 있었다. 거봉이
합장한 두 손을 허공에 대고 휘둘러 대자 공기 가르는 소리가 긴장을 더하게
만들면서 그는 J양을 중심으로 천천히 원을 그리며 돌기 시작했다.
슛- 슛- 하면서 두손을 J양을 향해 재빨리 찔러 댔지만 다 위협하는 페인트 모션
이었다. 

J양이 거봉의 공격 목표가 어디인지를 불길한 예감으로 겨우 알아 차렸을 때는
이미 거봉의 손끝이 자신의 회음 혈도를 제압한 후 였다.
"끼 요 옷 -"

거: 음... 가능한 살살 하려고 했는데...
    잠깐만 기다려라. 손 좀 씻고 오겠다.

거봉은 근처 시냇가로 가서 손을 박박 씻고 돌아왔으나 혈이 막힌 J양은
꼼짝도 하지 못한채 입만 살아 있었다.

J: 으... 분하다. 니 놈이 그렇게 비열한 수를 구사할 줄은 몰랐다.

거: 그러게 미리 말하지 않았냐? 난 남녀차별이 없다고...

J: 이놈 어서 막힌 혈도를 풀지 못하느냐? 감히 내가 누군줄 알고!

거: 조금만 참아라. 넌 먼저 하이텔에 전거련 회원들에 대한 사과 성명을
    내야 한다. 어서 너의 패스워드를 밝혀라.

J: 미친눔, 차라리 날 죽여라.

거봉은 J양의 앙칼진 욕설에 아무 대꾸없이 천천히 합장 자세를 취해가기
시작했다.

J: 아..알았다. 정말 돌겠군. 다 말하겠다.
    뽕따러 가세.

거: 뽕? 갑자기 웬 뽕이냐?

J: 무식한 놈, 내 하이텔 패스워드가 뽕따러 가세다.

거: 언제부터 한글로 패스워드가 되었지???

J: 에이 무식한 놈, 그냥 'QhdEkfjrktp'를 눌러라.

거: 진작 그렇게 얘길 하지... 그래... 그럼 슬슬 시작해 볼까?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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