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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Bshaft (거 봉)
날 짜 (Date): 1993년12월18일(토) 12시30분24초 KST
제 목(Title): 복수혈전 [3]


[3]

거봉은 구석에 놓여 있는 슈퍼껨보이로 다가갔다. 예전에 승교수가 물어준
보상금으로 구입한 마우스 패드가 돋보였다. 마우스를 움직이자 모니터엔 야한
포즈의 미녀 과부 사진이 나타났다. 혼자 보기엔 아깝고 같이 보기엔 쑥스러운...

거: 애구구... cshow 롬팩이 그대로 꽂혀 있었구만...

J: 소문대로 엄청 밝히는 놈이군.

거봉이 다시 이야기 롬팩을 꽂고 연결을 시도했다.

atdt 02-01410

CONNECT 1200

거봉이 J양의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하자 '잠시 기다리십시오' 하는 메세지와
함께 엄청난 시간을 기다리자 초기 화면이 나타났다.

거: 음 새 메일들이 와 있구만... 어디 볼까?
    애구구... 웬 욕들이냐?

엄청난 양의 항의성 메일들이 J양 앞으로 와 있었다. 주로 '짜르지 마!',
'난 어떻게 살라구' 등의 제목만 봐도 할망파의 악명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거봉은 능숙하게 이화동 게시판으로 들어가서 사과문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 국민 여러분 그리고 전거련 회원님들,

> 저는 지금까지 자행되 온 저와 할망파 자매들의 거세 만행들에 대해 
> 크게 뉘우치고 참회와 용서의 글을 올립니다.
> 그동안 언론의 자유를 위해 희생된 님들의 물건들에 대해 어떤 변명도
> 할 수 없는 이 소녀는 더 이상 운영진이라는 구실로 자유로운 통신에 대한
> 권력 남용을 그만 둘 것을 맹세합니다.
> 끝으로 저에게 새로운 삶의 길을 열어 주신 거봉 대사님께 깊은 존경의 뜻을
> 드립니다.
>
> 거봉님의 넓은 그늘밑에서 살고픈 J 무시기

J: 애구 저놈 저 사기꾼 놈! 저 뺀질이!

거: 얘야, 이제 너의 혈도를 풀어 줄테니 집으로 돌아 가거라. 그리고,
    다시 이화동에 들어가기 전에 내가 유명한 수의사를 소개시켜 줄 테니
    우선 치료를 받도록 하여라. 내가 전문가 입장에서 볼때 너의 병명은
    PENIS ENVY라고 보여진다. 그럼...

거봉이 J양의 혈도를 풀어주고 염소똥같이 생긴 환약을 먹이자 가까스로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그리고 퉁퉁 부은 얼굴로 뭐라고 투덜거리며 출구를 
향해 발을 옮기기 시작했으나 워낙 거봉의 똥침 위력이 가공할 만한 것이어서 
60갑자 내공의 J양도 어정쩡한 폼으로 힘겹게 걸어가는 것이었다.

거: 음... 심했었군. 너를 집까지 차로 모셔 주겠다. 휙~

거봉의 휘파람 소리와 함께 어디선가 쿨쿨 거리는 엔진음과 함께 포니2가
문앞에 스르르 멈춰 섰다. 엔진 후드 위엔 '제트'라고 크게 아로새겨 있어
말로만 듣던 Z-CAR 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었고, 뒤 유리창에는 '과태료 부과 차량'
이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어 주차 질서의 중요성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어둡게 산거미 진 오대산, 흙먼지를 날리며 멀어져 가는 Z-CAR, 이를 묵묵히
지켜보다가 조금 전 J양의 어정쩡한 걷는 모습에서 얻은 힌트로 새로운 스텝을 
연습하는 거봉.... 이 모든 것이 '전격 제로 작전'의 그 장면과 너무도 흡사했다.

NO CARR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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