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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garfield (곱 따 니 )
날 짜 (Date): 1995년09월08일(금) 03시37분50초 KDT
제 목(Title): 첫 눈에 반하기. 그리고...[3]


머리를 모으고 두 손을 모아 엄지 세우시를 시작했지 뭐...

벌칙은 숫자 나온대로 사랑하는 만큼의 강도로 팔뚝 때리기.

음냐..누가 날 그리 끔찍히도 사랑할 줄 알았단 말인가...

원래 그런 종류의 게임엔 운이 붙지 않는 나로서는 내 사랑을 보여 주는 것보다 

남들의 사랑을 흠뻑 맛 보아야만 했다.

사랑의 징표로 내 양 팔뚝은 그 날 이후로 일 주일간을 꼭 마약을 한 사람의 

그것처럼 푸리딩딩 했으니..나도 결국은 연약한 여자였구낭...

더 이상 그들의 사랑을 견디기 힘들었을때 누군가 그만하자고 제의했고 이젠 

전깃불도 끄고 드디어 공포의 촛불이 등장했다.

학교 한국인들 모임의 전례상 촛불이 켜지면 거짓말은 할 수 없고 짓궂은 

질문에까지 솔직히 다 불어야 한다.

일명 진실 게임에다가 촛불만 켜서 분위기 살리는 거지 뭐...

  "너 키스 해 봤니?"

  "너 처녀니?"

  ""너 첫 사랑 얘기 좀 해 봐라."

등등의 얘기서부터 시작해서 나중에 질문거리가 떨어질 즈음엔,

  "너 어디 사니?"

  "너 공부 젤 못 했을 때의 등수가 뭐니?"

  "너 나중에 버서 뭐 되고 싶니?"

등의 싱거운 질문들로 이어지고 있었다.

누군가 그에게 이 방에 있는 사람들의 첫 인상에 대해 물었다.

  "형은 소신이 있고 믿음직스럽고, 방 주인은 언제나 활발하며, 그 친구는 

   얌전하고 여성스러우며, 누나는..누나는 사랑이 참 많은 사람같다고 생각했어요.
 
   그 사랑때문에 마음 아픈 일도 많을 것 같다고..."

난 이 게임을 통해 방 주인이 그를 좋아하지만 그는 방 주인에게 연인이 될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친구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내게는 몇 퍼센트라도 희망이 있다는 얘기였다.

  '내가 나이 들어서 주책이네.  연하를 다 좋아하고...'

라면서도 그에게 자꾸만 끌리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의 날 보는 눈빛을 떠 올릴 때마다 그 몇 퍼센트의 희망이 현실로 이루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기뻐하다가도 또한 때이른 죄책감이 들기도 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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