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isis (아이시스) 날 짜 (Date): 1995년04월07일(금) 03시55분06초 KST 제 목(Title): 네리 이야기 [*-6] 그날 따라 책방에 손님이 많았다. 자그마한 장소에 많은 사람들이 들어서 있으니 마치 무슨 세일이라도 하는 듯한 착각도 들었으니 말이다. 이것 저것 손에 잡았다 놓았다 하는 사람부터 서너권을 단번에 골라서 카운터로 가져오는 사람... 이래저래 신경 써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곧 네리가 올시간이니 오면 일손이 좀 덜겠거니 하고 기대하고 있었다. 어김없이 네리는 꼭 맞추듯이 제시간에 들어섰다. 그리고는 놀란 표정으로 잠시 서있다가 내게 다가왔다. "선배님 오늘 왠일이죠? " "글쎄 아마 네리가 여기서 일한다는 소문이 퍼진 모양이지?" "그런데요... 그거하고 손님 많은거 하고 무슨 상관이 있죠?" "네리가 예쁘고, 또 분위기가 있으니까 그렇지! 하하" 누가 들을까봐 자그만 소리로 말했지만 네리는 벌써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어 가고 있었다. 평소같으면 밖으로 나갔겠지만 바쁜 중에 네리만 혼자 버려두고 모르는척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한 손님이 책을 한권 들고 내게 왔다. "저 말입니다. 이책 새책은 없습니까?" "서가에 꽂힌 것은 전부 새책입니다. 어디가 파손된 건가요?" "책을 한두페이지 둘쳐보니 가늘게 밑줄이 쳐진 것 같아서요... 원래 나올때 부터 이런건지요? " \마음 가는 곳으로\ 오래전에 출간된 나의 수필집이었다. 그렇게 팔리지도 않고 기대도 안했었기에 그저 한권 꽂혀 있던 책이다. "네 그책이 하나 남은 것 같습니다." "그럼 이걸로 그냥 가져 가야죠 뭐... " "저기요... 그책은 예약이 되어 있는데요..." "......" "그래요? 책도 예약하는 겁니까?" 네리의 말에 손님은 어이없는 표정을 짓더니 돌아서서 다른 책을 고르러 가고 있었다. "네리야?!" "네..." 그날 저녁 네리와 나는 근처의 아담한 카페에 마주 앉았다. "선배님... 이제는 원래의 인생으로 돌아가실 때가 되지 않으셨어요?" "글쎄..." 네리는 어느덧 그 책의 어느 페이지에 적힌 글을 읽고 있었다. \사랑한다는 것은 말없는 기도이다. 그것은 인생을 두고 침묵해야 하는 고통일 수도 있다. 때로는 기쁨일 수도 있는 명백한 아픔... 잊혀져감이 두려움에 난 늘 사랑을 한다. 받아들여 지지 않는 기도를. 사랑은 선택일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의 기도는 운명처럼 계속되어야만 한다. 돌아올 그니를 위해.../ [다음] (C) 1995-1996 ISIS, Hyeon S Son. 이 글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고 있습니다만, 마음대로 복사 배포해도 상관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