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Gentle (Single) 날 짜 (Date): 1995년02월08일(수) 23시47분54초 KST 제 목(Title): 끝없는 님의 노래 [2부] .....(1) 'J.. 그래.. 이젠 떠날때가 된것 같아..' 오후 4시쯤 지리산 장터목 산장에 도착해서 텐트를 치고, 일찍 저녁을 지어먹은 K는 텐트옆의 나즈막한 바위에 앉아 웅장한 지리산 위로 쏟아지는 눈송이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눈이 내리고 있는 산의 모습은 맑은 날씨에 보는 눈덮힌 산의 모습과는 또다른 아름다운 장관입니다. 시선이 다다르는 곳까지는 온통 하얀 눈송이가 날리듯 보드랍게 내려앉고 먼산들의 모습은 쏟아지는 눈발로 뿌옇게 흐려져 그 윤곽만이 어슴프레 보일 뿐입니다. K는 고개를 돌려 5년전에 J와 함께 왔던 곳, 둘이서 함께 앉아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 보았던 자그마한 바위를 보았습니다. 지금 그 바위에는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둘이 걸터앉아 즐겁게 웃으며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얘기할때마다, 웃을때마다 뿜어져 나오는 하얀 입김.. 그 입김에 부딪혀 이리저리 흔들리며 떨어지는 눈송이들.. 오래전에 꾸었던 꿈인가.. 그래요.. 깊은 잠속에서 꾸었던 하나의 꿈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가슴 설레이던 첫만남도.. 까페에서 마주앉아 바라보던 J의 하얀 얼굴도.. 낙엽 쌓인 교정.. 같이 노래부르던 강당.. J가 떠나가던날 병실을 밝게 비추던 따사로운 햇살도.. 보드랍고 뽀얀 손.. 부드러운 머리카락.. 그리고.... 흘러내리는.. 눈물도.. 이 모든것들이 긴 잠에서 깨어나 흐릿하게 떠오르는 먼 기억처럼 느껴집니다. - 'J.. 오늘은 너랑 작별인사 하러왔어..' 눈앞에 하늘거리는 하얀 눈송이들이.. 모두 제 슬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애처롭게 흔들리며 떨어지고 있습니다. 제 각기 짊어진 슬픔의 무게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가벼이 떨어지는구나.. J와 함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올라왔던 이곳은.. 그토록 정신없이 달려왔던 막다른 골목의 끝이었습니다. 앞에 절벽이 있는줄 알면서 달려왔던 그 길의 끝에서.. 이젠 긴 여행의 작별을 하려고 합니다. - '나.. 은영이를... 사랑하는것 같아.. 아냐... 그래... 사랑하려고 하는것 같아.... 난.. 다시는.. 사랑을 못할것 같았는데.... J... 나도 모르겠어.... .... 미안하구나...' [계속] 나의 시작속에 나의 끝이.. Gent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