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hyphen (&PasteL%) 날 짜 (Date): 1994년09월02일(금) 03시08분44초 KDT 제 목(Title): 기다림 ...[5] 다음날 점심을 먹고 다시 경복궁으로 향했습니다. 할일도 없었거니와, 여운을 남기던 그분이 무척이나 궁금했었습니다. 따스한 햇살에 젖어 전날의 눈은 간데가 없어지고 계절의 구분이 희미해진 그때... 그분은 전날의 그자리에서 같은 모습으로 스케치를 하고 계셨습니다. 전날보다는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선생님... 저 왔습니다." "..." "안녕하셨어요?" 흘깃 훔쳐본 그분의 그림... 어제보다는 조금더 선이 굵어진 똑같은 그림입니다. "어제는 눈이 심하게 오더구만... 첫눈치고는 말일세." "네 저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은 어디가서 커피나 한잔하세..."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커피는 맛보다는 멋으로 마십니다. 맛을 찾는 사람은 커피를 즐길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정말 즐길줄 아는 이는 어떤 종류던 고급이건 저급이든 가리지 않습니다. 아마 우리 전통 차도 같은 것일거라고 생각은 합니다만..저는 그쪽으로는 잘모르겠습니다. 서양에서 건너온 커피라는 것이 풍기는 멋은 동양의 차와는 좀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저 선생님... 반복되는 질문입니다만... 왜 그런곳에서 여자분을 그리고 계시죠?" "자네는 만남과 끝이 같은 점에 존재하는 그런 만남을 아는가?" "저 혹시 철학적인... 아니면 불교에서 ...선문답같은 그런 말씀....?" "아니야.. 바로 너와 내게 언제든지 일어날 수있는 현실속의 느낌을 말하는 것일세..."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궁금합니다..." 답을 재촉하는 저의 눈빛에 그는 깊은 한숨을 내어 쉽니다. "자네는 나에 대해서 모르네. 나도 자네에 대해서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고... 그래서 더 편할 수도 있는 거지..." "혹시 저에 대해 모르셔서 그렇게 망설이신다면 저는 이름은...." "아니야.. 됐네...다음에 소개하시게..." "옛날 옛적에 어떤 사람이 있었네..." [다음...] / // / / / / / / / / // in the rain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