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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lukas (루 카)
날 짜 (Date): 1994년08월25일(목) 06시59분58초 KDT
제 목(Title): 그 날 ...[8]


우리 둘은 그날 밤이 깊도록 환한 서울의 밤거리를 걸어 다녔습니다.
집에 들어갔을때 가볍게 걱정하시는 이모님과 어머님 얼굴을 똑바로 볼 수가 
없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장 큰 죄를 진거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민아가 한 말을 밤새 잠못이루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저는요. 오빠와 내가 꼭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어있는 사람이란 생각을 했어요
 제가 어렸을때 오빠는 유학을 떠나시고.. 그리고 가끔 오셨었죠...
 저는 그 순간순간의 기쁨으로 오빠를 생각해 왔던 거에요...
 오빠도 저를 사랑하시죠? 전 알고 있어요. 제가 드린 편지들 읽고나 계신가요?
 아니겠지요. 전부 돌아 왔으니까요... 하지만 전 오빠를 포기하지 않을거에요.
 제가 어리다고 생각되시면 기다려 주세요... 전 오빠 나이같은건 상관 없어요."

사실 전 민아의 편지들을 읽고 무척 당황했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민아에게 
기울어져 가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얼마나 혼자 부끄러워 했는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봉투들을 봉하고.. 수취인 불명이라는 싸인을 하고는 여러통의 편지를 
돌려 보내왔던 겁니다. 때마침 잦았던 이사도 좋은 구실이 되었었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간사해지는 사람 마음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그날밤 저는 온갖 
구실로 우리둘의 관계를 자꾸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신*라양의 어머니로 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그쪽 따님이 저를 다시 보고 싶다고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민아를 생각했습니다. 어머님은 저를 억지로라도 
밀어붙이실 생각이셨나 봅니다. 마지못해 두번째로 그 아가씨를 만나고 온날 
민아는 공부방에 쳐박혀서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아마 울고 있었을 겝니다.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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