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lukas (루 카) 날 짜 (Date): 1994년08월25일(목) 06시40분48초 KDT 제 목(Title): 그 날 ...[7] 단성사 영화관은 초만원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나요..아직 늦은 시각이 아닌데도 서편제의 인기는 대단했었습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그앞에 피카디리에서 상영하는 "Crying Game"이라는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오빠가 있는 나라에서 만든 영화라서 보고 싶다는 민아의 말에 차마 "나그거 봤어!"라는 말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내용이야 한번 본거니까 대충 대충 보았습니다. I know you're there just to know about the crying game.. 주제가의 가사만이 가슴에 와서 저를 눈물짓게 합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면서 "오빠"하고 부르는 민아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습니다. 민아는 저만큼 뒤에서 사람들 숲을 헤치고 오느라 자그마한 키에 발돋음을 하고 저를 찾고 있었습니다. 저는 참 무심한 사람인가 봐요. 명동쪽으로 향하는 우리들을 사람들은 연신 쳐다 봅니다. 저때문이 아니고 우리 민아 때문이지요. 민아는 너무도 깜찍하게 생긴 이제는 소녀가 아닌 아리따운 아가씨였거든요. 촛불이 밝혀진 탁자를 사이에 두고 우리는 그때 한창 유행하던 원두커피를 마시면서 영화 얘기를 했습니다. 그때서야 저는 그영화를 전에 보았다고 말했었습니다. 그리고 민아는 그때 마지막 부분에 다시 나오는 전갈과 개구리 이야기가 나오는 대사를 두고 물었습니다. "오빠 그 전갈이 개구리를 침으로 찌른것은 전갈의 본성이라고 했잖아요. 자기도 그러면 물에 빠져 죽는걸 알면서도 그랬던거는.." "응 그랬지" "그러면 사람에게도 타고난 성격이나 마음씨같은 거는 변할 수 없는 건가?" "글쎄..나도 잘 모르겠네..하지만 그런건 다 운명적인거라고 해석해야 되지 않을까?" "운명적? 그게 무슨 말인데?" "응 그러니까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되어지는 무엇 그런거..." 민아는 말이 없었습니다. 한참후에야... "오빠 오빠는 운명이란건 자신의 의지로 바꿀 수없는 거라고 생각해?" "글쎄..난 잘 몰라요.. 민아가 보기에 내가 완벽해 보일지 몰라도 난 아직 모르는거도 많고 그렇거든..." 그때 갑자기 민아가 내게 손을 내밀고는 나의 눈을 쳐다 보았습니다. 그랬습니다. 그 눈빛이 우리가 찾았던 오빠별 나의 별의 그것이었습니다. 저는 저도 모르게 민아의 손을 잡고 있는 저의 손을 보았습니다. 민아의 손은 어렸을때 붙잡아 주던 그 손이 아니었습니다. 따스한 체온이 전해지는 손길...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