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lukas (루 카) 날 짜 (Date): 1994년08월25일(목) 05시58분30초 KDT 제 목(Title): 그 날 ...[5] 민아의 음성이 너무나 반가왔습니다. 민아의 안녕하세요? 하는 음성은 은아의 안녕하세요 보다 한톤정도가 더 높습니다. 은아는 너무 어렸었기에 저하고 같이 했었던 시간이 거의 없었던 탓이었겠지요. 민아는 그날 저녁 피아노를 연주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기타를 치며 옛날 옛날에 불렀던 노래를 불렀고요. 드디어 그 공포의 날입니다. 11시 반까지 잠실 롯데 호텔에 있는 모 경양식집까지 가야 한답니다. 정신없이 채려 입고 반은 끌려가는 모습으로 그곳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11시 25분. 차라리 늦는게 더 속편할 것같았습니다. 양쪽 어머님들은 소개를 받으시고는 곧 자리를 피해 주셨고, 이 죄없는 어린 늑대와 역시 죄없는 어린 여우는 고개도 못들고 쥬스잔만 홀짝대고 있었습니다. 하루해는 너무나 길었습니다. 그녀의 모습이 맘에 들지 않았다거나 얼굴이 못생겼다거나 마음씨가 미웠다거나 그런 거하고는 전혀 상관없었습니다. 단지 제가 그녀에게 전화번호하나 물어 보지 않았던 것은 뭔가 그래서는 안될 거 같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어머님의 말씀이 기억 났었습니다. "얘! 탈랜트래도 맘씨도 곱고 참하고..." 그래도 탈랜트라니까 사인이라도 하나 받으리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얼굴을 보니 탈랜트라면 수년전의 스타들을 연상했던 저에게는 너무나 낯설은 얼굴이었습니다. 그럴 수 밖에요...전 외국에서도 한국 비디오나 그런거하고는 거리가 먼 한국인이 별로 없는 곳에서 살고 있었거든요. "저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그녀는 당황하고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자기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나올정도인데 이 총각이 실언을 했으니 얼마나 기분이 나빴을까요? 그녀는 그때 처음으로 제 눈을 빤히 쳐다 보더니 자기의 이름 석자를 또박 또박 말해 주었습니다. 본명이야 제가 여기서 말씀드릴 필요까지는 없겠지요. 사람들이 아는 이름으로는 신*라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의미없는 말로 보낸후 헤어져서 저는 이모님댁으로 돌아왔지요. 어머님의 질문공세에 그만 선본 일이 탄로가 났습니다.이모님께서야 미리 알고 계셨지만 민아나 은아에겐 뜻밖이었겠지요.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