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ineArt ] in KIDS 글 쓴 이(By): evian (파워터프걸) 날 짜 (Date): 2001년 12월 2일 일요일 오전 01시 05분 07초 제 목(Title): Re: 미술에 소질있는 아이 님..아이는 커녕 결혼한번 한적 없는제가 답글을 드려도 주제넘지 않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도 생각이 좀 복잡합니다만.. 먼저, 저는 '천재성'이라고 못밖아 화려하게 말하는 강사분...너무나이브하게 믿으실 필요는 없는것 같구요 (사실 역사적으로 볼때 천재는 아무도 알아주는이 없다가..블라블라 이렇게 펼쳐져야 그럴듯한 스토리지요^^) 하고싶은 얘기는 그것보다. 아이가 정말 소질이 있다면 일단 그림 그리는 것을 몹시 좋아할겁 니다. 그리고 아직 아이가 어려서 좀 확대해석 하시는 경향도 있으실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릴때 정말 엄청난 소질을 보이는 아동일지라도 그것이 바로 미대진학(그것도 소위 일류대라고 하는)->졸업->화가-_-생활-> 세계적 화가됨 으로 이어진다고 보는것은 정말...뭐랄까.. 음.. 너무 이른 판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의 미적 감각이라는 것은 그게 꼭 미술(그러니까 쉽게 얘기해서 지금 님께서 말씀하시는 뭐..대단한 작품활동 등?)로 발현된다고 보기도 너무 빠릅니다 미적 감각이라는것은 얼마든지 다른 방면으로 발현이 가능한 것이구요 뭐.. 요는.. 일단 입시 전까지는 아이가 스스로 원하는 것을 하게 하시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게 무엇인가 하는것은 대학교 들어오고 나서 (것도 많은 직간접 경험의 바탕으로)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담입니다만 저는 정말 5살때부터 미술학원 다니기 시작해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때까지 뭐 미술대회라면 다 나가서 상받고 상금받아서 선생님들한테 한방쏘고..-_-ㅣ;;뭐 그런식의 생활. 당연히 누가 물어도 내 꿈은 화가였고 그래서 당연히 미대를 가는걸로 아무런 고민없이 입시 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또 대학이라는 문을 통과하기위한 입시미술은 그런게 아니더군요 정말 말 그대로 재능싸움이 아니라 (물론 그것도 상당부분이죠) 울나라 입시미술은 기계식 암기와 테크닉의 숙달입니다. (아무리 빠가라도 홍대나 강남쪽에 한해에 서울대 홍대 수십명씩 때려넣는 학원가서 맞아가면서 (진짜 입시 닥치면 강사들한테 엄청 두들겨 맞습니다. 그리고 웃긴건 맞고나면 그림 늡니다-_-;;) 새벽까지 무식하게 데생 배우고 수채화 외우면 어지간한 학교 다 들어갑니다) 또한 반대로 아주 재능있는 학생이라도 이런 제도권의 입시가 맞지 않아 도태되는 경우도 많구요 암튼 저는 그래서 아무 고민없이 "난 제일가는 화가가 될테야 s-_-z"하면서 미대 들어갔는데(어릴때 나름대로 한다하던 저도 입시미술은 참 못그렸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미술 하지말고 그냥 공부해서 국문과나 철학과 사학과 뭐 그런데 갔으면 좋았을껄 하는 후회도 듭니다-_-)뭐 그래서 대학입학후 많은 방황과 회의 끝에 지금은 그림은 그리지 않고 있지만요.. (아 오해없길..제가 님이 아이처럼 천재적인 소질을 보였던 케이스라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어쨌든 따라서 아직 모든걸 속단하기는 이르고 중요한건 아이의 마음이니 일단 어릴때는 아이가 원하는걸 하게 해주시는게 좋을것 같네요 애가 태권도 보내달라면 태권도 보내고 미술 보내달라 하면 미술 보내주구요 아 그리고 화가로서의 미래? 장래? 이런거 물어보셨던가요 사실..인문, 예술분야가 다 똑같다고 생각하심 됩니다. 그런데 특히나 요즘의 미술은 자본이 따라주지 않으면 명함내밀기가 좀 힘들기 때문에 나오는것 없이 쏟아부어야 하는작업이구요 음악이랑 또 달라서 어디 렛슨해서 먹고 살기도 힘듭니다. 물론 예중 예고 몇탕씩 뛰어서 근근히 살아가는 잘나가는 선생님들도 가끔 있습니다만 글구 중요한건, 님이 말씀하시는 세계적 작가? 그런 것은.. 국가적, 그리고 국제적 로비(뭐 이런얘기 까지 하면 한국 현대미술, 화단의 상황과 과제..뭐 이렇게 거창하게 나가야 하니까 이렇게 -_-하게 말씀드립니다) 도 따라줘야 하고 .. 암튼 좀 복잡한 사항이 많습니다. 두서없이 얘기가 옆으로 새다가 뒤로도 갔다가 춤도 추다가-_- 장황하게 되었습니다만.. '여유있게 좀 더 지켜보면서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해주라'는 매우 도덕적이고-_- 교과서적인-_-얘기로 끝을 맺습니다. 아무리 부모가 '넌 미대가면 굶어죽어'해도 '굶어 죽어도 좋아요 그림 그릴래요'하면 말짱 황 아닙니까.. 긴글이라 죄송하구요 님께 도움을 드린다기보다는 그냥 제 생각을 말씀드린겁니다. 암튼..기특한 자녀 두셔서 행복하시겠어요^^; (방에 그림도 액자껴서 걸어주고 그러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