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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neArt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guest) <203.254.166.120>
날 짜 (Date): 2001년 12월  1일 토요일 오후 03시 23분 49초
제 목(Title): 미술에 소질있는 아이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딸아이를 둔 아빠입니다.
우리 아이가 미술에 소질이 있는 것 같은데 부모로서 어떻게 해 주는 것이 
좋을지 몰라서 혹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이곳에 띄웁니다.

사실 한 일년 전만 해도 우리 아이가 미술에 소질이 있는지 어떤지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저 공룡이니 로보트니 보이는 대로 따라 그리고 베껴 그리고 
하는 것을 무척 좋아하고, 그림을 그릴 때는 집중력이 대단하다는 것 정도를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한 일년 쯤 전에 대전 시립 미술관에서 어린이 미술 교실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무료이기도 했지만 전은X 선생님이라는 분이 지도를 하셨는데, 
소문으로 듣기에 어린이 미술교육에 일가견이 있는 너무 좋은 선생님 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추천을 하더군요.  아이도 친구들하고 같이 가서 그림 그리는 
것이라고 하니까 무척 좋아해서 일주일에 한번씩 한 일년정도 보낸 적이 
있습니다.  듣자하니 이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뭘 특별히 지도하는 것 같지는 않고
그냥 아이들이 생각이나 재료의 제한 없이 마음껏 나오는 대로 표출하도록 해주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선생님이 우리 아이의 그림을 보고는 뭔가 특별하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 미술 교실 프로그램이 끝나고나서 잠시
상담을 했습니다.  그 선생님 이야기의 요지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나는 미술에 있어서 천재성이나 신동 같은 것은 믿지 않는다.  왜냐면 미술은 
내면 세계의 표출이므로 결국 한 개인이 얼마나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고 깊이 
사고 하느냐가 그 미술 세계의 깊이를 정하게 되는데, 어릴 때 천재성을 가지고 
있더라도 크면서 없어지는 경우가 너무나 많기 때문에 천재성 같은 것을 믿지 
않는다. (다른 분야의 천재성도 마찬가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댁의 
아이는 지금으로 볼때는 분명히 천재성이 보인다. 어린아이의 작품으로 생각
하기에는 징그러울 정도로 잘 그린다. 어린이 미술 작품을 모아서 책을 
발간하려 하는데, 어린이 작품 같지 않아서 문제가 좀 있다. 하지만 이런 
재능은 없어지거나 정체될 수 있고, 이러한 재능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러니 아이에게 특별히 미술 교육을 따로 시킬 생각은 하지 말고 본인이 
그리고 싶을 때 마음 껏 그릴 수 있도록 심리적 혹은 재료적 제한을 없애도록 
노력해 주어라."

저도 전적으로 옳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과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만일 우리 아이가 수학에 천재성이 있다고 한다면 저는 그 재능을 꼭 살리도록
독려 하겠지만 미술의 경우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글로발하게 볼 때 왠지 
재능의 낭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따라서, 우리 아이가 미술에 재능이 있다고 해서 
그걸 꼭 살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만/일/에/ 우리 아이의 재능을 살려서 미술을 계속하도록 하는 경우에 
아이의 생애 전체를 놓고 볼 때 어떤 옵션들이 있는지를 제가 잘 알지 
못합니다.  일반적으로 미술을 전공해서 미술대학을 가고 거기를 졸업하면 어떤 
직업들을 선택하게 되는지,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가들은 어떻게 교육 
받아서 어디서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제가 전혀 아는 것이 
없습니다.

결국은 나중에 성장한 아이 본인의 선택이 되겠지만 부모된 입장에서 이러한 
다양한 것들을 고려해서 아이의 삶이 행복한 것이 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은 
제시해 주어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 질문을 드리는 것입니다. 
이 분야를 전공하(했)거나 잘 아는 분의 답변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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